BaM, 가정과 다음세대 사역 등 필요 다양해져
이주민 교회들, 영적·물적 필요를 충족 못 시켜
조폭도 제자화, 중독자들 성령 받게 할 영적 힘

제13회 국제이주자선교포럼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IFMM
제13회 국제이주자선교포럼(International Forum for Migrants Mission, IFMM)에서는 선교 총론을 다룬 박찬식 상임이사의 기조발제와 조샘 선교사(인터서브)의 주제발제 외에도 국내 이주민 사역자들이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국내 몽골인들을 대상으로 사역중인 MOSTA 사무총장 이해동 목사(다하나국제교회)는 ‘포스트 코로나와 이주자 사역: 포스트 코로나와 이주자 선교’를 제목으로 재한 이주자 선교와 목회·사역의 전 영역에서 코로나를 통해 보다 본질적인 것을 고찰했다.

이해동 목사는 “국내 다문화 교회와 다문화 선교사역 역사가 30년을 바라보고 있다. 초창기에는 외국인 노동자와 불법체류자라는 단어가 더 익숙했는데, 1992년 5월 서울 자양동 성당의 필리핀 노동자 사역으로 시작해 그해 12월 갈릴리교회, 1994년 온누리교회가 시작했다”며 “다문화 교회 유형은 교회 내 외국인 예배 부서, 100명 미만의 단일 언어권 외국인 교회, 다중 언어권 외국인 교회 등 3가지가 있다”고 회고했다.

이 목사는 “김해성, 유해근, 인명진, 서경석, 박천응 등 초창기 5인방을 보면 대부분 목회자들이었고, 1980년대에 노동운동을 했던 사회운동가들이었다”며 “그러나 한국 사회는 지금까지와 다른 형태의 다문화 교회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이 세 유형의 교회들은 외국인들이 한국인과 동등한 성도로서 존재하고 생활하며 동역함을 이루지 못했다는 약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한국 내 이주민 사역자들 사이에서 ‘이주민 사역이 실제적으로 끝났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먼저 외국인과 관련된 인권·사회적 역할이 교회나 시민단체에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등을 통해 국가로 넘어갔기 때문”이라며 “외국인들도 자체 역량이 증가해 교회의 도움 없이 자신들의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을 형성해 교회의 필요성이 감소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교회를 거쳐가던 문화가 2000년 초부터 소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13회 국제이주자선교포럼
▲이해동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IFMM
이 목사는 “이주민 사역의 성격과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체불임금 해결과 3D 노동을 중심으로 사역하다 유학생 사역이 추가됐고, 졸업한 친구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취직과 창업을 하게 돼 BaM 사역이 필요해졌으며, 가정과 다음세대 사역도 하게 됐다”며 “지금은 이주민 선교에서 이주민 목회로 변경됐고, 지금의 필요들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재한 이주민 교회들이 그 영적·물적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주민 교회들과 사역단체들의 문제점에 대해선 “사역자들은 고령화되고 젊은 사역자 유입이 급감하는데 외국인들은 젊기에 괴리가 발생하고, 기존 사역자들의 생각은 굳어져 버려 타성에 젖거나 생계형 사역자로 전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30여년 하다 보니 사역의 본질보다는 명예를 지나치게 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라는 쓰나미가 덮쳐왔는데, 외국인 사역은 각 교회들의 최우선 구조조정 대상이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출발점과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주민 사역의 미래에 관해선 “국내 외국인은 수십 년간 계속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한국교회와 재한 외국인 사역이다. ‘국제적 유목민’인 이들을 영적으로 목양할 힘이 부족하다”며 “이익을 쫓아 밀물처럼 밀려오는 디아스포라 이주민들을 만나서 이들을 변화시키는 자신의 사역 역량에 얼마나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 자문할 때”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하나님이 부르신 사역자로서의 첫사랑을 꼭 회복하고, 생명 살리는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얌전한 사역’이 아니라 영화 <범죄도시>의 장첸 같은 중국 조폭을 제자화할 수 있는 영성, 태국 레즈비언과 게이들에게 진리로 참된 자유를 얻게 하고, 마약 중독자들을 성령에 취하게 할 영적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삼위일체 하나님 상호간의 페리코레시스적 연합이 교회에서 중국인·몽골인 등 외국인들과 한국인 사이에서 코이노니아로 나타나야 한다. 초대교회는 하나님 나라 복음으로 유대인과 헬라인이 하나 된 공간이었다”며 “이러한 운동이 일어난다면 한국에 주신 5백만명의 외국인들은 진정한 축복이고, 가는 선교와 오는 선교가 서로 연합되며, 선교적 돌파(Breakthrough)가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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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득찌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IFMM
이후 보득찌 목사(새문안교회 베트남인 예배부)는 ‘대형교회 내 이주민 교회: 한국교회 대형교회와 이주민 선교’를 발표했다. 그는 “한국 대형교회는 해외 선교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 이주여성, 유학생들에게 선교 활동을 했다”며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강대국들의 이주민 선교·목회와 형식적으로 많이 달랐지만,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특히 같은 아시아 국가들 중 한국에서 가장 성장했다”고 말했다.

한국 대형교회 이주민 선교의 장점으로는 △구원의 복음을 통해 이신칭의 신앙을 올바로 세울 수 있다 △예배와 모임 장소가 바로 제공되고 사역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예산이 책정돼 있어 장기간 선교할 수 잇다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전문 사역자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사회복지 시스템 등을 통해 바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장·단기 선교 전략을 수립하고 잘 진행할 수 있다 등을 꼽았다.

단점으로는 △성도들 수에 비해 이주민에 대한 관심이 적고, 이주민들에게 무시당할 수 있다 △한 공동체 구성원이 아닌, 타자나 나그네처럼 대할 수 있다 △이주민들의 전통 문화를 무시한 채 한국 기독교 문화에 동화시키려 할 수 있다 등을 짚었다.

선교 전략 제안으로는 “이주민 선교를 대형교회 한 부서로 시작한 뒤 10-20년이 지나면 외국인 성도들이 증가해 반독립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이어 현지인 사역자가 한국 국적을 얻어 대형교회 지교회 형태로 전환할 수 있다”며 “모교회의 감독을 받는 교회, 그리고 완전한 독립 교회로까지 성장할 수 있다. 이처럼 대형교회가 이주민 선교를 직접 하거나 협력한다면 큰 보람이 있고 더욱 효과적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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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드미트리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IFMM
배 드미트리 목사(생명나무교회)는 ‘이주민 독립교회: 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자가격리 이후 러시아권 교회 사역’에 대해 발제했다.

배 드미트리 목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자가 격리의 부정적 영향은 일부 교인들이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지면서 현장 예배에 대한 마음이 식었다는 점”이라며 “긍정적 결과는 많은 이들이 현장 예배에 대해 감사하기 시작했고, 두 달 동안 서로 만나기를 간절히 기다렸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 오래 전 출국한 사람들도 온라인 예배에 참여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배 목사는 “4년 전 시작했던 소그룹 사역도 많은 도움이 됐다. 교회에 나오지 못했지만, 소그룹끼리 온라인 예배를 드리니 그나마 분위기가 괜찮았다고 한다”며 “온라인 예배 후 소그룹 식구들과 설교를 묵상하고 은혜를 나누며, 식탁에서 친교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셀 교회와 달리, 교회 내 셀그룹은 현재 한국 다문화 교회와 외국인 교회들을 발전시킬 수 있는 하나님의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각자 교회 안에서 셀을 만든다면 앞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로 온라인 예배를 드려야 할 때, 각자 모여 찬양과 말씀,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