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작년 6월 거리에 나선 홍콩 시위대들의 모습. ⓒVox 보도화면 캡쳐
중국의 입법 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제출한 홍콩 국가보안처 신설법안이 인권과 자유를 더욱 잠식할 뿐 아니라,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해 온 교계 지도자들의 법적인 처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8일 심의를 위해 제출된 이 법안은 국가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분리독립, 체제전복, 테러행위, 외세결탁 등 4가지 범주의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국가안보처를 신설해 홍콩 내 국가 분열 세력을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홍콩 안보리스크를 분석하고, 홍콩 정부에 안보 전력과 정책 수립을 위한 의견을 제안, 감독, 지도, 협력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홍콩의 첩보 활동도 가능하다.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는 21일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조셉 젠 추기경이나 조셉 하치싱 부주교 등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 온 성직자들이 중국 본토로 송환돼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홍콩에서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대규모 시위를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테러 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에, 홍콩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 온 수백 명의 개신교 지도자들이나 기독교 단체들 역시 같은 운명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ICC는 또 “중국의 악명 높은 사법체계와 투명성 결여는 누구라도 쉽게 형사 입건할 수 있고, 감옥에 갇힐 수 있게 할 수 있다”며 “(지금도) 왕이 목사, 진더푸 장로, 존 카오 목사 등 많은 중국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은 ‘국가 권력의 전복’, ‘불법적 국경 횡단’, ‘불법적 사업 운영’과 같이 날조된 혐의로 수감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은 이 법이 통과될 경우, 홍콩이 ‘일국양제’의 지위를 영원히 잃고, 중국의 평범한 해안 도시로 변모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시민사회와 범민주 진영에서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범민주 진여인 공민당의 앨빈 영 주석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법은) 홍콩의 사법기관과 집법기관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칼”이라고 비판했다.

인권 운동가인 조슈아 웡은 이날 자신의 SNS에 “이 법은 홍콩의 사법적 독립성을 훼손한다”며 “인권 기록이 가장 열악한 국가인 중국에 국가안보 침해 여부를 해석할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포크타임즈는 “국가안보처가 홍콩의 사법기관, 집법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이는 사실상 기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의 릭 스콧 공화당 의원도 자신의 SNS에 “홍콩의 인권과 자치권이 파괴되려 한다. (이는) 기본권을 위해 싸우는 이들을 질식시키고 협박하려는 계획이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은 계속 홍콩인들과 함께 연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