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 손양원 목사 순교 70주년 기념예배
▲6.25 한국전쟁과 손양원 목사 순교 70주년을 맞아 기념예배 및 특별강연이 한국교회총연합 주최, 예장 통합총회 주관으로 18일 오후 5시 서울 영락교회에서 진행됐다. ⓒ한교총 제공

6.25 한국전쟁과 손양원 목사 순교 70주년을 맞아 기념예배 및 특별강연이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목사) 주최, 예장통합 총회 주관으로 18일 오후 5시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에서 진행됐다.

‘휴전에서 평화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특히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일방적 폭파 등 남북관계가 또다시 급속도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소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1부 기념예배는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문수석 목사(예장 합신 총회장)의 사회로 김윤석 목사(한교총 상임회장/예성 총회장)의 대표기도, 김종은 대령(한국군종목사단장)의 성경봉독, 설교, 특별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이성희 목사 “반만년 중 가장 평화로운 기간, 역설적으로 지난 70년”
김명혁 박사 “목사님 통해 진리보다 긍휼·용서·사랑 귀히 여기게 돼”

‘승리자 그리스도’를 주제로 설교를 전한 한교총 명예회장 이성희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아직도 우리나라는 전시 상태다. 하지만 반만년의 한반도 역사 가운데 가장 전쟁이 적고 평화로운 기간이 역설적 사실로 지난 70년”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패배는 그리스도인의 단어가 아니다. 전시 상태이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교회가 성장했다”며 “순교는 분명 기독교 복음의 꽃이며, 승리다. 승리자 그리스도는 기독교의 희망이며 그리스도가 승리자가 아니면 우리의 믿음도 소망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한교총 공동회장 홍정자 목사(예장 진리 총회장)가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허락하소서’를 주제로, 한교총 공동회장 정동균 목사(기하성 총회장)가 ‘손양원 목사의 순교정신을 본받게 하소서’를 주제로 특별기도를 인도했다. 축사는 한교총 상임회장 신수인 목사(예장 고신 총회장)가 맡았다.

이어진 2부 기념식 및 특별강연은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김태영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의 사회,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의 환영인사, 권위영 목사(손양원 정신문화계승사업회 이사)의 손양원 목사 약사 및 경과보고, 특송, 기념사, 특별강연, 성명서 발표, 민족의 평화공존과 번영을 위한 기도로 진행됐다.

김운성 목사는 환영인사에서 “언젠가 이 자리에서 순교 기념예배보다는 복음 통일을 기념하는 예배를 드렸으면 좋겠다”며 “북한에 무너졌던 교회들을 복원해 예배를 드리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6.25 한국전쟁, 손양원 목사 순교 70주년 기념예배
▲영락교회 본관 앞 광장에서 진행된 ‘순교자 손양원 관련 사진전’에서 손 목사의 일대기를 회고하고 있는 목회자들. ⓒ한교총 제공

‘손양원 목사님을 기억합니다’를 주제로 특별강연한 강변교회 원로 김명혁 박사(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 때 어느 여름날 아침, 남대문 네거리에 있던 기독교 서점에서 ‘사랑의 원자탄’이란 책을 사서 남산의 어느 숲 속에 올라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그 책을 읽으면서 울고 또 울고 기도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 박사는 “손 목사님이 어린 나병환자들과 산으로 소풍을 갔을 때, 어린이 나환자들은 자기들을 너무 사랑하는 손 목사님께서 혹여 나병에 걸릴까 봐 목사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며 “손 목사님은 그것을 눈치 채고 가까이 다가가서 도시락을 빼앗아서 나누어 먹었다.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울고 또 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랑하던 두 아들을 쏘아 죽인 마귀 같은 공산당 청년을 불쌍히 여기며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또 울었다”며 “그 후부터 손 목사님은 제가 가장 사랑하고 본받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결국 저는 진리보다는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섬김을 더욱 더 귀중하게 여기게 되었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세속주의와 인본주의로 치우친 오늘의 부끄러운 한국교회가 무릎을 꿇고 바라보면서 배워야 할 일은 온갖 종류의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순수한 신앙의 절개를 지키면서 처절한 회개와 순수한 원수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살다가 죽은 순교적인 삶과 순교적인 죽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름답고 보배로운 신앙의 선배님들의 삶과 죽음 앞에 우리들은 무릎을 꿇고 감사와 회개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성명 발표하고 북한의 행보 우려 표명, 순교정신 강조

특별강연에 이어 한교총 대표회장 류정호 목사(기성 직전총회장)와 진희근 목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 이사장)가 6.25 및 손양원 목사 순교 70주년 기념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남북 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거친 언사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평화로 가는 길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순교의 면류관을 받아든 손양원 목사의 삶이 이 험난한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하는 우리에게 그 해답을 제시한다. 분단의 갈등을 넘어서는 화해의 문은 용서와 사랑, 순교정신으로만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에서는 이날 영락교회 본관 앞 광장에서 ‘순교자 손양원 관련 사진전’을 진행했으며 참가자들에게 손양원 목사님을 기억하도록 손양원 옥중서신과 만화 손양원 책자를 증정했다.

이날 행사는 사단법인 평화통일연대, 총회 군경교정선교부, 총회순교자기념관선교회, 총회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 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 전국노회장협의회, 이북노회협의회가 협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