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독교 박해, 십자가 철거
▲루안시의 삼자교회 십자가가 철거되고 있는 모습. ⓒ비터윈터

중국 공산당의 교회 단속이 심해지면서 올해만 200개가 넘는 삼자교회 십자가가 철거됐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이탈리아 인권 매체 비터윈터(Bitter Winter)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 사이 중국 안후이성 루안시, 마안샨시, 화이베이시, 푸양시 등에서 250여 교회 십자가가 철거됐다.

여기에는 푸양시 중심에 위치한 100년이 넘은 개신교 교회 건물도 포함됐다. 지난 4월 2일 십자가 철거 당시, 교인 100여명이 철거를 멈추기 위해 나섰으나 결국 막을 수 없었다.

힌 교인은 비터윈터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공무원들이 ‘기독교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적 상징의 제거를 요구하는 국가 정책에 따라 십자가의 철거가 이뤄졌다’고 말했다”면서“우리는 국가를 지지하고 규정을 준수한다. 만약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면 정부와 대화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우리를 박해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공무원들은 사람들에게 어떤 공문도 보여주지 않은 채, 오직 말로만 명령을 전달하고 우리에게 복종을 강요했다”고 했다.

비터윈터는 올해 들어 4개월 동안 루안시에서 183개가 넘는 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됐다고 전했다. 또 3월 한 도시의 교회 지도자는, 십자가를 철거하지 않을 경우 투옥 및 교회 폐쇄를 당할 것이라는 협박을 받기도 했다고. 비터윈터는 지난 10일 한 지방의 공무원들이 십자가를 제거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삼자교회 한 장로는 비터윈터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까지 정부의 종교적 상징물 철거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2차례 회의를 가진 바 있다”면서 “당시 지방 정부 관리들은 십자가 제거에 충분한 속도를 내지 않는다며 만안샨시 공무원들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한 장로는 “십자가는 우리의 상징이기 때문에 교회에서 십자가를 떼는 것은 우리를 매우 슬프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중앙정부의 명령에 불복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터윈터는 또 지난해 11월과 12월, 4개의 다른 도시에서 22개의 삼자교회 십자가가 제거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 같은 소수종교에 대한 단속은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등 국제인권단체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USCIRF는 2020년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은 전국 교회에서 십자가를 제거했을 뿐 아니라, 18세 미만 청소년이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시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당국자들은 교회 건물 내에서 예수와 성모 마리아 그림을 제거하고 이를 시진핑 주석의 사진으로 대체하라고 요구했다. 과거의 보고서에 따르면, 어떤 교회는 찬송가를 공산 정권을 찬양하는 노래로 바꾸었다고.

USCIRF는 지난 4월 중국이 유엔 인권이사회협의체에 채택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USCIRF 게리 바우어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는 종교적 자유를 비롯한 인권의 최대 침해자”라면서 “중국 공산당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독립적 인권전문가 임명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고 밝혔다.

차이드에이드 설립자인 중국 인권운동가 밥 푸 목사는 지난 2018년 9월 미국 국회의원들을 만나 “중국 정부가 사회주의 사상을 신성시하기 위해 기독교를 사회주의와 융화시키는 5년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은 박해감시단체 오픈도어즈가 발표한 2020년 박해국가순위에서 23위를 기록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수년 동안 종교적 자유를 체계적이고 심각하게 침해하는 국가에 해당하는 ‘특별관심국’ 목록에 중국을 포함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