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 인근 쿠빈카에 세워진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 한화로 약 1천억원의 건축비가 들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예배당이자 러시아 현대사의 교회 건축물 중 가장 많은 예산을 들여 최근 완공한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Resurrection of Christ Church)가 내부에 스탈린과 푸틴 등 정치가들을 기념하는 벽화와 모자이크화를 설치하려다 좌절됐다고 한국 순교자의 소리(한국 VOM)가 최근 밝혔다.

한국 VOM에 따르면, 이 교회는 당초 러시아 2차 대전 승전 75주년을 기념해 5월 9일 문을 열기로 돼 있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는데, 최근 러시아 정치가 이오시프 스탈린과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 다른 관리들을 묘사한 그림을 전시하려고 시도하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이 그림은 승리의 표어가 새겨진 배너와 전통 모자이크 성화로 대체됐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러시아정교회
▲스탈린의 얼굴이 나오는 이 성화는 원래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에 설치될 계획이었으나 논란으로 인해 취소됐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러시아정교회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부 고위 간부들이 나오는 이 그림은 원래 쿠빈카 교회에 설치될 계획이었으나 논란으로 인해 취소됐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인근 도시인 쿠빈카에 위치한 이 교회는 국군의 주교회로 설계됐으며, 6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60억 루블(약 1049억원)로 현대 러시아 교회 건축물 중 최대 예산이 들어간 이 건물은, 군대를 상징하는 국방색과 미사일처럼 생긴 첨탑을 갖고 있다. 교회미술전문가협회 회장이자 ‘러시아 정교회 건축과 복원’ 회장인 레오니드 칼리닌 수석 사제는 이 사안에 호의적으로 발언했으며, 러시아 국방부 부장관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장군은 “스탈린이 러시아의 종교를 회복시켰다”고 논평했다.

이에 대해 한국 VOM은 “지금부터 89년 전 1931년 12월 이 새 예배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워졌던 ‘그리스도 구세주 교회’(Cathedral of Christ the Savior)를 파괴하라고 지시한 장본인이 바로 스탈린”이라며 “기도회에 참석했던 관리자들의 논평은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러시아정교회
▲스탈린의 명령으로 파괴된, 모스크바의 그리스도 구세주 교회의 원래 모습(1931년 사진).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VOM은 “소련 정권에 희생된 기독교인이 1천2백만명에서 2천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국가는 종종 건물을 이용해 국민이 군사적 승리의 역사를 계속 이어가도록 한다. 기독교 순교자들이 스탈린과 공산주의를 누르고 승리했다는 사실을 새로운 세대가 배울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공산주의 치하 루마니아의 감옥에서 14년을 보낸 순교자의 소리 설립자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는, 소련의 공산주의가 무너지자 ‘우리는 사랑으로 공산주의를 이겼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기독교 순교자들의 승리는 교회의 선물이 아닌, 순교자들의 삶이 기록된 책을 통해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다”고 했다.

공산주의 치하에서 핍박받은 웜브란트 목사와 다른 기독교인의 이야기를 기록한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Tortured for Christ)은 6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이며, 공산주의와 사탄 숭배의 연관성을 문서 증거로 입증한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의 저서 ‘마르크스와 사탄’(Marx and Satan)은 한국 VOM의 베스트셀러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 인근 쿠빈카에 세워진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 내부.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VOM은 “웜브란트 목사님은 2001년 세상을 떠났지만, 오늘 살아계셨다면 스탈린을 높이려는 예배당의 노력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을 것이다. 칼리닌 수석 사제나 카르타폴로프 장군에게는 따뜻하고 우호적 편지와 앞서 언급한 두 저서를 보내며 ‘스탈린이 러시아의 종교를 회복시켰다’는 발언에 공개적으로 토론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웜브란트 목사님은 우리에게 공산주의를 사랑으로 이겨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며, 공산주의 체제에서 순교한 수백만 명의 기독교인을 기억하며 두 저서를 새 예배당에서 무료로 나눠 주라고 촉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