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시작
우주의 시작: 창세기 1-11장

드루 존슨 | 이여진 역 | 이레서원 | 168쪽 | 10,000원

좋은 책은 칭찬받아 마땅하고 몇 번씩 추천할 가치가 있다. 어떤 때는 그 칭찬이 과하게 비쳐져 마치 ‘사심 방송’처럼 보이더라도, 그 평가와 칭찬이 정당하다면 괜찮을 것이다. 게다가 그 책들이 생각보다 주목받지 못하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물론 나같이 아직도 지식이 부족하고 책을 읽는데 스펙트럼이 넓지 않은 이가 추천하는 책이어서 그런 유사 책이 더 많고 설사 내가 알지 못해 상대적으로 더 과하게 칭찬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나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균형 잡히고 깊이 있는 독서가들이 추천하면 될 일이고 나는 내 한도 내에서 내가 ‘양서다’라고 판단되는 책들을 추천하면 나로서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책이 그러하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이 속한 시리즈가 그러하다. 성경의 각 책을 주제와 신학적 이슈, 구조적 이해 및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고심하고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를 적절히 다루고 있다.

원서는 ‘Transformative Word’라고 되어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일상을 변화시키는 말씀’이라는 시리즈로 제목을 붙였다. 역서가 시리즈 제목에 ‘일상을’을 더한 것은, 아마 이 책이 추구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삶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말씀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그런 듯 싶다.

이 책들이 반가워서 아마존닷컴에서 살펴보니 열두어 권이 원서로는 출간된 듯 한데, 국내에서는 이레서원에서 아홉 권째 번역해 내어놓고 있다.

이미 나온 시리즈에 대해 리뷰할 때마다 이 시리즈에 대해 찬사를 했었기에,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혹시라도 내 리뷰를 읽는 분들에게는 동어반복이요 질리는 것이 될 것이기에 좀 자제하겠다.

200쪽에도 못 미치는 얇은 분량에(몇몇 책들은 200쪽이 넘었던 듯 싶긴 하다. 이번 책은 170쪽이 채 안 된다), 핵심적이면서도 이슈되는 것들을 잘 잡아낸다. 종종 이런 얇은 책 성경연구 책들이 그 분량의 한계로 피상적이거나 겉핣기식 성경 개관을 하다 보니 실제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 시리즈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아마 이 시리즈를 편집하고 실제 몇 권에는 집필에도 관여한 두 편집자(크레이그 바르톨료뮤와 데이비드 벨드먼)의 공이 클 듯 싶다.

이번에 나온 아홉 번째 책, <우주의 시작: 창세기 1-11장>도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창세기의 분량과 중요도상 다른 책들과는 달리 두 권으로 기획된 듯 싶다.

우주 지구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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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창세기 1-11장은 이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반면, 12-50장까지는 한 가족의 계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창세기는 두 권으로 나누는 것이 타당했을 것이다.

특히 그 첫 권인 이 책은 성경의 스타트 위치라는 측면에서 이전 책들보다 더 그 의미나 중요성이 더 특별한 듯 싶다. (이 시리즈는 제목에서 각 성경의 주제와 성격을 적절하게 나타내곤 한다.) 그래서 이 책의 2장에서 창세기 1-11장과 성경의 나머지 책들과의 연관성을 먼저 설명한다.

또한 창세기 1장에서 2장 4절까지에서 창조에 관한 중요한 이슈들을 적절히 설명한다. (이 책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다루는 것을 되도록 피하고자 하는데, 그것은 이 책에 대한 리뷰가 책 요약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어디까지나 책을 읽고자 하는 동기부여지, 책 읽는 것을 대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어지는 장들에서 인간의 창조가 하나님과의 관계의 의미와 하나님을 통해 창조된 인간들의 관계와 신뢰를 다룬다. 또한 그것이 타락 곧 하나님에 대한 바라봄이 어떻게 붕괴되었는지도 보여준다. 그 인간들의 모습과 하나님이 홍수를 통해 어떻게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시고자 하는지도 설명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풀어감에 있어, 저자는 그저 문자적인 해석을 넘어 창세기에 갖고 있는 현 시대의 여러 의문과 이슈, 논쟁들을 적절하게 풀어가는 시의성을 보여줌으로써, 얇은 분량에도 갖고 있는 무게감을 제대로 보여준다.

심지어는 창세기를 다룸에 있어 신학자들이 다루곤 하는 하나님과 악에 대한 문제도 적절하게 다룬다.

창세기는 청년 때 IVP에서 나온 성경공부 교재로 후배들과 6개월 가량 여러 번 공부했던 경험으로 인한 친밀함과, 기독교 세계관을 공부하기 위해 특별하게 더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관련 책들을 읽었기에 더더욱 이 책을 관심 있게 보게 되었다.

(창세기 12-50장은 성경적인 가정과 죄가 가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측면에서 흥미롭게 보아왔었기에, 이후에 나올 창세기 두 번째 책도 흥미를 갖는다.)

창조과학과 진화론이라는 분쟁적 측면에서 창세기를 지나치게 문자적으로 보거나 우화라는 식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기독교인들에게도 있는데, 이 책은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도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 이 책의 시리즈는 모든 책들이 다 유익하고 흥미롭다. 저자들이 서로 다름에도 일정한 수준과 퀄리티, 꽤 균일한 일관성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필히 읽어볼 만하다.

문양호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함께만들어가는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