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인종차별 반대 시위,
▲영국성공회 교인들이 조지 플로이드의 부당한 죽음에 항의하고 있다. ⓒ벤 브래디 트위터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하면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영국까지 번지고 있다. 영국 교계 지도자들은 “인종차별은 영국의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우리를 돌아보자”고 권면했다.

4일(현지시각)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사라 멀랠리(Sarah Mullally) 런던 주교는 자신의 트위터에 “플로이드의 불의한 사망으로 인한 후폭풍이 영국까지 미치고 있다”며 “피부색을 가진 이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슬퍼하는 모든 이들, 피부색을 이유로 부당하게 생명을 잃어버린 남성과 여성들과 함께하길 원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멀랠리 주교는 “우리가 지켜본 불의는 영국의 문제이면서, 슬프지만 교회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으며, 피부색이 어떠하든지 존귀하며, 정의롭게 대우받을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내게 모든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내게) 해결책을 찾는 데 동참할 수 있는 특별한 권리를 주셨다고 생각하며, 나와 우리 모두는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We Need to Talk About Race’의 저자인 벤 린제이(Ben Lindsay) 목사는 “플로이드의 죽음에 교회가 기도하고 응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린제이 목사는 “지난 1993년 영국에서 발생한 스테판 로렌스의 인종차별적 죽음이 경찰의 제도적 인종차별 문제를 드러낸 것처럼,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도 영국 교회에 동일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영국교회가 매우 중요한 순간에 놓여 있다. 기도하며 이에 맞게 행동해 달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총회 의장인 마틴 페어(Martin Fair) 박사는 “신앙의 사람들은 평화주의자들로서 폭력의 악순환을 끝내기 위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영국 내 지역 사회에서도 공동체 사이에 다리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페어 박사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우리는 미국 전역에 걸쳐 도시에서 도시로 퍼진 혼란과 공포를 전 세계인들과 함께  떨면서 지켜봤다. 거리에서 ‘흑인의 생명도 귀하다’(Black lives matter)는 외침이 다시 들려오고, 생명을 잃어버린 한 흑인의 좌절감이 파탄과 폭력의 재앙으로 분출됐다”고 지적했다.

페어 박사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폭력은 전례가 없는 언어’(violence is the language of the unheard)라며 비폭력 대응 캠페인을 벌였지만, 애초에 이 같은 불안을 초래한 상황들에 대해서는 규탄을 했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은 기억할 것”이라며 “모든 지역 사회에서 올바른 이성과 선의를 가진 이들이 지금과 같은 폭력의 악순환을 종식시키기 위해 전면에 나서주기를 바란다. 또 많은 국가들은 계속 흉터를 남기는 분열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지역 사회를 통한 거대한 임무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신앙인들은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가 하나님의 자녀로 불릴 것임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드러내도록 하자”고 했다.

영국침례교연맹의 린 그린(Lynn Green) 사무총장은 “플로이드의 죽음은 끔찍하게 불의한 사건으로, 미국의 뿌리 깊은 제도적 인종차별주의의 추악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면서 “영국 기독교인들도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의와 의로움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을 섬기는 이들의 진실된 반응은 이러한 악에 맞서 연대하고 항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린 사무총장은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심각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스포트라이트가 단순히 ‘저쪽의 그들’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이곳의 우리 자신도 비추고 있다”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열망을 공유하고 악과 불의, 위선에 맞설 뿐 아니라 권력, 부, 지위 등에 대한 세속적 태도에 도전하며 더 깊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 또 이를 통해 우리 사회와 나라에 예언적 사명과 존재감을 불어넣어 주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박한 이야기들과 변명의 시대는 모두 끝났다. 우리가 지금의 때를 기회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청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하나님께서는 세계 교회와 인류 전체가 풍요로움 속에 아름답고 정의롭고 사랑하는 기뻐하는 세계로 향하길 원하신다”고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