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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한 가정에서 딸이 문맹인 어머니에게 성경을 읽어주고 있다. ⓒ오픈도어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문자를 보냈다는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파키스탄 기독교인 부부의 항소심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3일 보도했다. 지난 3일 라호르 고등법원에서 최종 심리가 예정돼 있었으나 연기됐고, 새로운 항소심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기독교인 여성 샤프가트 카우사르와 그녀의 남편 샤프가트 임마누엘은 지난 2013년 한 이맘에게 불쾌감을 주는 문자를 보내 신성을 모독했다는 혐의로 고소당했다.

펀자브주 고지라에 있는 모스크 지도자인 물비 무함마드 후세인은, 임마누엘이 아내의 휴대폰을 이용해 이슬람에 반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알 수 없는 번호로 이러한 메시지를 받았을 때 기도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무슬림 성직자인 그는 법적인 절차를 밟기 전 다른 두 명의 이맘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었고, 이후 그와 변호사 모두 신성모독적인 문자 메시지를 받았고 주장했다.

부부는 2013년 7월 21일 이맘의 신고로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된 후, 쿠란을 모욕하고 선지자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고, 2014년 별도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국제기독연대(ICC) 남아시아 담당자인 윌 스타크(Will Stark)는 “카우사르는 아시아 비비가 석방되기 전에 지냈던 교도소에 수감 중”이라며 “샤프가트는 투옥 기간 중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되었다. 욕창과 영양 부족은 특별히 알려진 문제”라고 전했다.

카우사르의 오빠인 조셉은 BBC와 인터뷰에서 “여동생과 남편은 결백할 뿐 아니라 문자 메시지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글을 쓰지 못한다”면서 “여동생이 고문을 당하고 거짓 고백을 강요받았다. 경찰관이 다리를 부러뜨릴 정도로 심하게 때렸다”고 고발했다.

체포되기 전 카우사르는 기독교 학교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었고, 임마누엘은 2004년 척추 골절로 허리가 마비된 상태다. 사고 당시 부부는 4명의 어린 자녀들과 교회 건물에서 살고 있었다. 스타크는 “아이들이 부모의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숨어 지냈다”며 “신성모독죄로 기소된 많은 기독교인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부모의 신성모독죄로 자신들도 극단주의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BBC에 의하면, 이들이 보낸 문자 메시지는 영어로 작성됐으나, 이들은 문맹일 뿐 아니라 영어에도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고등법원에서 부부를 대변했던 나딤 하산(Nadeem Hassan)은 “문제의 메시지가 분실된 전화에서 발송됐으며, 가짜 SIM 카드가 증거로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하산은 작년 ICC와의 인터뷰에서 “혐의는 종교적 증오에 근거하고 있으며, 개인의 원한을 해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 비비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사이프 말룩(Saiful Malook)은 이들 부부를 대신해 법적인 싸움을 하고 있다.

말룩 변호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카우사르와 임마누엘에 관한 혐의는 비비에게 제시됐던 혐의보다 약할 뿐 아니라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다”면서 “그들은 재판에서 카우사르의 이름으로 SIM 카드를 구입한 후 메시지를 보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룩 변호사는 “아시아 비비가 국제사회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기다렸던 것과 동일하게, 이들에게도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무죄 선고를 받게 된다면 망명 허가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성모독죄는 종종 개인의 원한을 해결하고 종교적 소수인들을 차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기된다. 현재까지 파키스탄 법원에서 신성모독죄로 처형된 이들은 없지만,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보복성 폭력으로 살해당했다고 CP는 전했다.

파키스탄 기독교 인구는 약 1.6%에 불과하다. 미국 오픈도어즈가 매년 발표하는 박해국가 목록에 따르면, 인구의 96%가 무슬림인 파키스탄은 기독교 박해 순위 5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2018년에는 미 국무부에서 지정한 종교자유침해 특별우려국 목록에 들어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