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다산 신도시
▲남양주 다산 신도시 아파트촌과 다산중앙공원 속 다산중앙교회 모습.
경기도 남양주시에 신도시가 형성되었다. ‘다산(茶山)’ 신도시다. 구리 갈매를 지나면 남양주 별내, 진건, 가운, 다산 등으로 이어지는 ‘다산(茶山)’ 신도시는 그 이름에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2022년까지 총 3만 5천세대 가까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이 몰려드는 신도시는 분명 황금어장이다. 신도시에서 사역하는 수많은 교회들이 부흥을 위해 어떻게 지역과 소통하고 주민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신도시는 90% 이상이 아파트 문화이다. 이를 이해하고 교회 ‘문턱’을 낮추고 ‘소통(疏通)’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체로 새로운 교회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동네를 교회 공동체로, 주민들 전체를 교인으로, 지역사회 전체를 목회 현장으로 생각하고 소통하면 할 일이 생기고 문이 열린다.

신도시 아파트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을까. 소통의 길을 찾아 나선다면, 길은 언제나 열려 있다. 남양주 ‘다산’ 신도시에서 부흥하고 있는 교회들의 소통법은 남다르다.

가람초등학교 옆 벧엘교회(담임 양승만 목사, 예장 통합)는 신도시 초기 지역 민원실이 좁은 공간과 민원 처리 인력, 주차장 부족 등의 문제로 대규모 전입 민원 처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지역과 소통하기 위해 기꺼이 교회 강당을 현장 민원실로 제공해 입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원활한 전입 민원 처리를 도왔다.

이렇게 주민의 만족도를 높인 동시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좋은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도농역 도농도서관 앞의 평화교회(담임 김상권 목사, 예장 합동)는 지하철 도농역 앞에서 토요일 무료급식으로 지역 노인들을 섬기고 있다. 평균 150여명 정도가 참여하며, 많을 때에는 300여명이 식사를 하기도 한다. 지역 주민의 칭찬과 입소문이 자자하다.

가운동 하늘누리교회(담임 윤호용 목사, 예장 통합)는 지난해 10월 소외 계층을 위한 라면 50박스를 서부희망케어센터에 전달했다. 다산2동 주민센터를 통해 관내 홀몸 어르신과 비정형 가구 등에 전해졌다.

저소득층 급식지원 및 후원물품 지원을 통해 이웃사랑 나눔의 실천은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이렇게 매년 후원으로 이웃사랑 실천에 앞장서며 나눔의 온기를 살리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보라아파트 정문 앞 예정교회(담임 설동욱 목사, 예장 합동)는 5월 어린이날을 맞아 ‘다산 어린이 축제’를 열어 다산 신도시 어린이 3천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지역 아동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출석하는 아동들이 300-400명에 이르고 있다.

예스프라자 상가의 다산 따스한교회(담임 손진원 목사, 예장 합동)는 지난해 3월 개척하여 교회 장소를 ‘다산 주민들을 위한 따스한 공간’이라는 이름 아래 평일에도 개방하고 있다.

공방, 강연, 주민모임 등 커피숍과 강의실로도 활용 가능하며, 차나 음료도 무료 제공한다. 그래서인지 각종 모임을 위해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개척 2년만에 건축하여 올해 4월 말 입당한 새봄초등학교 옆 다산중앙교회(담임 최식 목사, 예장 고신)는 다산중앙공원 2만평을 정원으로 갖춘 아름다운 교회이다.

지역 아동들을 위한 영어교실과 케이크 만들기 등 다양한 창의력 문화교실을 열어 학부모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6월 13일에는 국제기아대책과 함께 지역주민 바자회를 열어 그 수익금으로 굶주린 아이들에게 도와주는가 하면,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초청 연주회를 개최해 지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이렇듯 교회가 지역과 소통하면 매력있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다. 교회의 참된 역할이 무엇일까. 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일까. 교회다운 교회를 지향하며 건강한 교회로 든든히 서가기 위해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목회 패러다임을 바꿔, 세상을 목회하면 어떨까. 교인들을 삶의 현장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내보내고 소통하는 일이 아닐까.

단회적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 소통으로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교회도 자전거의 두 바퀴와 같다. 앞바퀴가 ‘모이는 교회’라면, 뒷바퀴는 ‘흩어지는 교회’이다. 이 두 바퀴가 앞으로 이끌고 나간다. 이렇게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앞으로 계속 전진해 갈 수 있다.

‘모이는 교회’란 성도들이 모여서 예배드리고 말씀을 나누고 서로 교제하는, 하나님을 향한 기능이다. 반면 ‘흩어지는 교회’란 성도들이 세상에 나아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나아가든 어쩔 수 없이 나아가든, 사회와 소통하며 섬기는 선교적 기능을 말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모이기를 힘쓰는 교회였다. 많은 교회들이 ‘모이는 교회’라는 바퀴는 크고 튼튼한 데 비해, ‘흩어지는 교회’라는 바퀴는 상대적으로 작고 부실하다.

교회는 지역과 소통하려고 몸부림쳐야 한다. 어떤 식이든 한걸음이라도 더 지역으로 다가가는 소통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들은 소통으로 삶의 방향성을 제공받길 원하면서 교회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때 ‘사역’보다는 관계성, ‘탁월성’보다는 진실, ‘해답’보다는 신비, ‘획일성’보다는 다양성 등의 가치를 귀담아 들어주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

이효상
▲이효상 교회건강연구원장.
교회나 목회자가 소통하지 못하고 건물 안에 갇히면 설 자리가 없다. 그런데도 거의 존재감이 제로(0)라면, 다시 소통을 생각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오늘의 교회는 두 바퀴의 균형과 조화가 무너져 있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우리끼리 모여 즐기고 좋아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때면, ‘독 안에 갇힌 쥐’의 형국이다.

독을 깨고 나가고자 하는 모습이 바로 ‘흩어지는 교회’이다. 이제라도 관심을 지역사회에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요즘 성도들은 건물 큰 교회를 찾기 보다, 건강한 교회와 다음세대를 먼저 생각한다. ‘건강한 교회’란 어떤 교회일까. 지역사회와 세상·사람들과 소통하는 교회이다.

좋은 교회, 건강한 교회, 교인들이 가보고 싶어 찾아가는 교회, 새신자가 교회를 방문하면 다니고 싶은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이런 질문에 응답하며 소통해야 한다.

이효상 원장
한국교회건강연구원/ 근대문화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