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좋아요’라고 한 것들, 닮고 싶게 돼
속도와 구성과 효율 사로잡히면, 목표 상실
스스로 균형 유지할 수 있는 비결, ‘경각심’

스마트폰, 일상이 예배가 되다
스마트폰, 일상이 예배가 되다

토니 라인키 | 오현미 역 | CH북스 | 304쪽 | 13,000원

“스마트폰을 올바로 사용하면, 그 반짝이는 화면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의 보화로 빛이 나며, 그 반짝이는 영광 가운데서 다가올 더 큰 영광을 살짝 엿보게 된다(274쪽).”

스마트폰은 대중화된지 10여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단순 가전제품을 넘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은 이 사회, 그리고 우리 주변 사람들과 접촉하는 가장 강력한 ‘통로’, ‘창문’이 됐다.

스마트폰 없는 생활은 이제 상상하기 힘들다. 교회에서도 ‘스마트하게’ 성경을 펼쳐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복음 전파 등을 위해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비대면 접촉’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되는가?’ 류의 질문은 별 의미가 없다. 대신 최대한 부정적 영향을 줄인 상태에서,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이 책이 제기하는 질문도 그와 같다. “내 삶을 건강하게 영위해 나가고자 할 때 내 스마트폰의 가장 바람직한 용도는 무엇인가?” 책은 스마트폰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면서도,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에 대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비판하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스마트폰
▲문명의 이기가 나라 발전과 더불어 삶도 유익을 주는가 하면 반면,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것도 적지 않다. ⓒGilles Lambert on Unsplash
저자는 병적인 테크놀로지 애호가의 유토피아적 낙관주의와 병적으로 테크놀로지 혐오자의 디스토피아적 비관주의라는 두 극단을 피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새로 정비하는 데서 시작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 생명의 자유를 통해 힘을 얻는, ‘새로운 삶을 엮어 나가는 훈련’을 위한 관점에 서 있다.

저자는 책에서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주는 변화가 우리의 영적 건강을 어떻게 좀먹는지 12가지 갈래로 고찰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것들에 대한 우리의 중독 증세를 확장시키며(1장), 그럼으로써 시간 속에서 우리의 위치에 대한 인식을 산산조각 낸다(12장).

스마트폰은 실체를 지닌 존재의 한계를 벗어나라고 우리를 밀어붙이며(2장), 그럼으로써 서로를 가혹하게 대하게 만든다(11장). 또 즉석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우리의 갈망을 조장하고(3장), 놓치는 게 없을까 하는 우리의 두려움에 울타리를 둘러 주겠다고 약속한다(10장).

스마트폰은 읽기라는 핵심 기능을 손상시키며(4장), 읽기 훈련이 결핍된 탓에 궁극적 의미를 규명하기 어려워진다(9장). 이와 함께 생산된 미디어라는 뷔페식 식사를 제공하고(5장), 우리를 유혹해 시각적 악에 탐닉하게 만든다(8장). 우리 정체성의 허를 찔러 왜곡시키며(6장), 건전치 못한 고립과 고독 쪽으로 우리를 유혹한다(7장).

제목에서 나타나듯, 저자는 ‘예배’라는 관점으로 스마트폰을 바라본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들, 예배하는 것처럼 되어간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용어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좋아요’라고 한 것을 닮아간다.” 스마트폰이 하나의 도구를 넘어서서, 즉 그것만 바라보고 그것에 매여 살아간다면 우리는 우상을 숭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영적 목표에 도달하는데 스마트폰이 도움이 되는지 혹은 해로운지 의문을 품을 능력을 잃어버릴 때, 우리는 스마트폰을 우상으로 삼게 된다. 그 속도와 구성과 효율의 포로가 되어, 수단에 불과한 것이 만족감을 주는 목표가 되고 만다. 그러한 우상숭배 충동은 우리가 쉽게 그 세속성의 덫에 걸려, 목적을 상실하게 만든다.

스마트 미디어
▲사순절을 맞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들에 ‘로그아웃데이’ 스티커가 붙어있는 모습. ⓒ크투 DB
저자는 ‘우상숭배’의 폐해를 직접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섬기는 우상이 우리를 안아줄 손도 없고 우리를 볼 눈도 없고 우리를 안심시켜 줄 입도 없고 우리의 말을 들어줄 귀도 없다면, 그 우상을 예배하는 우리도 그 우상처럼 될 것이다. 영적으로 무력하고, 앞을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자 말이다. 우리가 섬기는 우상은 우리에게서 인간성을 빼앗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카카오톡 같은 소셜 미디어가 대표적이다. “바람직한 대화에는 경청과 타이밍이 수반되는데,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그런 특성이 상당 부분 제거된다. 인격체와 직접 대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온라인에서의 상호 작용 습관은 현실에서의 관계 패턴도 단순하고 피상적으로 만들며, 상대방 앞에서도 쉽게 정신이 산만해지고 참을성이 없어지게 한다. 소셜 미디어에서 인정받고 지지받는데 한눈을 팔다 보면, ‘하나님의 형상’ 된 우리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

“우리의 정체성은 창조주에 의해 정해지고, 그분 안에서 우리는 성령께서 주신 능력, 곧 우리에게 투사된 다른 모든 정체성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리스도를 반영하지 못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실 때 의도하신 존재가 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존재 목적을 잃는 것이다.”

참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게 되면, 디지털 세상에서도 거리낌 없이 자신에 대해 솔직해질 것이다. “우리에게 은혜와 담대함을 주사 반짝거리는 폰 화면에 비치는 우리의 디지털 이미지를 정직하게 볼 수 있게 해주시기를, 우리가 어느 부분에서 그리스도를 나타내지 못하는지를 깨닫고 겸손히 이를 인정하고 회개하며 때로 사납고 거친 모습이 화면에 비치는 것을 볼 때, 이를 바꿀 수 있게 해주시기를 우리는 기도한다.”

결론에서 저자는 “스마트폰에서 유익을 얻으려면,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노상 이용해선 안 된다”며 “스마트폰은 열린 플랫폼으로, 개발자들이 생산성이나 재미를 약속하는 ‘반짝이는 앱’으로 그 열린 공간을 늘 채워 넣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성경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요즘, 스마트폰 성경이 성경책을 대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크투 DB
또 “스마트폰 시대에 우리 스스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경각심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그 테크놀로지가 우리 삶의 어느 부분까지 들어올 수 있는지 우리 스스로 제한을 둘 때 가장 유익하다”며 “‘테크놀로지에 의한 구원’이라는 오도된 갈망이 우리 삶을 과도하게 침범해 들어오는 것을 피하려면, 테크놀로지를 수용하되 원래 용도대로 즉 우리 삶의 정당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유익하고 기능적인 도구로만 받아들이면 된다”고 제안했다.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스마트폰은 인간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계 장치로 기념된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은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시대에 뒤진 고물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슬기로운 스마트폰 생활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희미한 기억 속에 묻어 버릴 영광과 혁신으로 충만한 눈부신 도성을 향해 나아가라고 부름 받았다.”

책에는 몇몇 체크리스트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등에 대한 자신의 일상을 점검할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존 파이퍼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려, 스마트폰이 우리 삶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이고 통찰력 있게 드러내면서도, 언론인 출신답게 이를 지루하지 않게 녹여냈다.

존 파이퍼는 책의 서문에서 “예수를 통해 내 죄가 사함받았다는 사실로 하나님의 영광의 소망 가운데 기뻐하는 경우, 스마트폰은 짐을 나르는 일종의 노새처럼 천국 가는 길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며 “우리가 노새를 키우는 건 예쁘게 생겨서가 아니라, 일을 시키기 위해서다. 노새를 치장하고 다듬는 일에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노새에게 사랑이라는 수많은 일의 짐을 지우고 예배라는 높은 산을 나와 함께 오르게 만들라”고 썼다.

저자 토니 라인키(Tony Reinke)는 존 파이퍼 목사의 사이트 디자이어링갓(desiringGod.org)에서 활동하고 있다. 부제는 ‘스마트폰이 나를 바꾸는 12가지 방식(12 Ways Your Phone Is Changing You(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