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의 모습. ⓒUnsplash
전 세계 수백 명의 지도자들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반대하는 성명에 서명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홍콩에 마지막으로 주재했던 영국 총독 크리스 패튼 경과 전 외무장관 말콤 리프킨트 경이 주도하고 있는 이 성명에는, 36개국 출신 700여명의 국회의원들과 고위급 인사들이 동참했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벨기에 전 총리, 마르코 루비오 미국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미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전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주교 로완 윌리엄스 박사, 영국성공회 닉 베인 리즈 주교, 크리스토퍼 콕스워스 코벤트리 주교, 리버풀의 앨튼 경, 피오나 브루스 하원의원, 조나단 에이트켄 전 장관 등 기독교인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이 성명을 통해 중국의 일방적인 홍콩보안법 도입에 대한 중대한 우려를 표명하고자 한다”며 “이 법안은 홍콩의 자율성, 법치 및 기본적 자유에 대한 포괄적 공격이며, 일국양제의 완전성은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량한 홍콩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는 것은 이러한 진심 어린 위기 불만에서 나온 것이다. 엄격한 법안은 상황을 더욱 확대시키고, 열린 중국 국제 도시로서의 홍콩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중국이 홍콩과 관련된 약속을 지킨다고 믿을 수 없다면, 시민들은 다른 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도 주저할 것이다. 국제사회는 단결하여 홍콩반환협정의 중대한 위반이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튼 경은 “이 성명서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에 대한 국제적 분노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모든 정당과 4개 대륙에 걸친 광범위한 지지는 상황의 심각성과 일국양제 원칙에 대한 지속적이고 연합된 국제적인 지원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행동은 강력하고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캐나다와 호주도 “홍콩보안법은 일국양제 원칙을 훼손하는 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국가는 “홍콩이 자유의 보루로 번영했다”며 “국제사회가 홍콩의 번영과 안정에 ‘중대하면서 오래 지속된 이해 관계’를 갖고 있다. 전 세계가 전염병에 시달리는 가운데 중국이 보안법을 시행하려는 행위는 국제 협력과 각국 정부 간 신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홍콩보안법, 종교와 자유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어

지난 2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홍콩보안법은 중국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를 범죄화하는 법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사상 처음으로 중국이 자국의 공안 기관을 홍콩 내에 설치할 수 있게 된다. 홍콩을 중국으로부터 갈라놓는 행위(분열), 중앙정부의 권력과 권위를 해치는 행위(전복), 사람들에게 폭력과 위협을 사용하는 행위(파괴), 홍콩에 간섭하는 외세의 행위(침투) 등은 위법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중국을 비판하는 이들이 본토에서 처벌을 받는 일이 홍콩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종교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기독교 박해감시 단체인 미국 오픈도어즈 데이비드 커리 대표는 최근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의 종교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제한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박해의 청사진을 신속히 개발하여 실행하고 이를 수출하고 있으며, 홍콩과 전 세계에 걸쳐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추가적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서구 세계가 홍콩 시민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경우, 홍콩을 향한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기 위한 계획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중국이 통제하는 지역에서는 짧은 기간 안에 진정한 종교의 자유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