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2장 40-41절의 430년과
갈라디아서 3장 16-17절의 430년,
해석 문제였을 뿐, 모순되지 않고 일치

엑소더스
▲성경 속 출애굽을 다룬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영화사 제공
1. 문제 제기

제임스 어셔는 창조 연대를 산출할 때, 갈라디아서 3장 16-17절을 근거로 사용함으로써,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에 체류한 기간을 215년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현상은 70인역에도 나타난다. 이는 출애굽기 12장 40-41절에서 이집트 체류 기간이 430년이라는 말씀과 마치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 거주한 지 430년이라 430년이 끝나는 그 날에 여호와의 군대가 다 애굽 땅에서 나왔은즉(출 12:40-41)”.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한 사람을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 내가 이것을 말하노니 하나님의 미리 정하신 언약을 430년 후에 생긴 율법이 폐기하지 못하여 그 약속을 헛되게 하지 못하리라(갈 3:16-17)”.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75세였더라(창 12:3-4)”.

제임스 어셔는 “하나님의 미리 정하신 언약”과 출애굽 후 시내산에 이르러 “율법”을 받을 때까의 시간을 430년으로 읽었다. 그리고 “하나님이 미리 정하신 언약”은 아브라함이 75세 때 주신 것으로 읽었다. 그래서 아브라함 75세로부터 출애굽까지 기간이 430년이라고 읽은 것이다.

아브라함의 75세 때로부터 25년 후 이삭을 낳고(창 21:5), 이삭은 60세에 야곱을 낳고(창 25:26), 야곱은 130세에 이집트로 내려갔으므로(창 47:9) 아브람이 약속을 받은 후 자손들이 이집트로 내려가기까지 215년(25+60+130)이 걸렸고, 따라서 이집트 체류 기간은 430년에서 215년을 뺀 215년이라고 추산했다.

이러한 연대 산정에 대해, 70인역 출애굽기 12장 40절 번역은 더욱 확신을 갖도록 만들어준 것 같다.

“(70인역) And the sojourning of the children of Israel, while they sojourned in the land of Egypt and the land of Chanaan, was four hundred and thirty years”.

70인역 출애굽기 12장 40절 말씀에서, 430년이라는 기간은 이집트뿐 아니라 ‘이집트와 가나안에 있었던 기간’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70인역은 창세기 12장 10절(그 땅에 기근이 들었으므로 아브람이 애굽에 거류하려고 그리로 내려갔으니 이는 그 땅에 기근이 심하였음이라)을 근거로, 아브라함이 75세 때 이집트로 내려간 때부터 출애굽까지를 430년으로 읽는다. 제임스 어셔 연대와 일치하는 셈이다.

2. 해석

갈라디아서 3장 17절의 “하나님의 미리 정하신 언약”에서 ‘언약’은 16절의 “약속들”에 해당한다. 그 내용은 동일한 하나의 내용으로서 “오직 한 사람 그리스도의 대속을 통한 구원의 복음”이며,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오신다는 것이다(창 12:3; 26:3-4; 28:13-14; 갈3:8). 그래서 17절의 ‘언약(디아데케)’은 단수명사다.

그런데 왜 16절에서는 ‘약속들(에팡겔리아이)’이라는 복수명사가 사용됐을까? 그것은 동일한 내용의 약속이 여러 번 주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아브라함에게, 이삭에게, 야곱에게도 주신 약속이기 때문이다.

(아브람에게)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 12:3)”.

(이삭에게도) “이 땅에 거류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내가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내가 네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것을 이루어 네 자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번성하게 하며 이 모든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단수)으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창 26:3-4)”.

(야곱에게도)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이르시되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단수)’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창 28:13-14)”.

여기서 ‘자손(단수)’은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자손으로 오실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히브리서 11장 9절에서도 “동일한 약속을 유업으로 받은 이삭 및 야곱과 더불어”라고 말씀한다.

따라서 갈라디아서 3장 17절의 “하나님의 정하신 언약”은 아브라함에게뿐 아니라 이삭과 야곱에게도 하신 언약이므로, 아브라함의 75세 때로부터 시작되는 430년으로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70인역의 출애굽기 12장 40절을 자세히 살펴보면, 430년의 여정의 주체는 “the sojourning of the children of Israel”, 즉 이스라엘 자손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누구인가? 야곱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자손들은 야곱의 자손들이다. 그러므로 이 430년 기간의 시작을 아브라함의 75세 때로 볼 수 없음이 명백하다.

창세기 15장 13-16절 말씀은 창세기 12장 10절 본문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며, 창세기 12장 10절의 상황 이후 아브라함은 다시 가나안으로 돌아오고 나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창세기 12장 10절을 창세기 15장 13-16절의 ‘사백년’의 시작으로 볼 수 없다. 참고로 여기서 ‘사백년’은 실제로 겪은 430년에 대한 어림수로 말씀하신 것이며, 그것이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실 당시 전략적 모호성을 포함하신 하나님의 의도이셨다.

아마 어림수로 100년을 1대로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된다(옥스포드 원어성경대전 006 출 12:40, 30쪽 참조).

반면, 맛소라 본문을 근거로 하는 개역개정 성경은 출애굽기 12장 40-41절에서 ‘430년’을 두 번 중복하여 강조하는 동시에, “끝나는 그 날에(베에쳄 하욤 핫쩨, even the selfsame day)”를 서술하여 명확한 시간을 거듭 강조한다.

아빕월 14일이 지난 아빕월 15일이 정확하게 430년이 차는 날이었다(옥스포드 원어성경대전 006 출 12:41, 31쪽 참조).

출애굽기 12장의 이 문맥은 하루, 아침, 저녁, 밤 등의 시간 단위가 매우 세밀하고 자세하게 서술되고 있는 문맥이며(출 12:2, 3, 5, 6, 10, 11, 15, 16, 18),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 되는 위중한 시간이 포함된 서술이다(출 12:5).

3. 결론

출애굽기 12장 40절의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 거주한지 430년”은 이스라엘(=야곱)이 130세에 이집트로 내려가 이스라엘의 아들 레위, 레위의 아들 고핫, 고핫의 아들 아므람, 아므람의 아들 모세에 이르는 4대에 걸쳐 거주하다가, 모세가 80세 때 이집트로부터 나오기까지의 기간이다.

출애굽기 12장 40-41절과 갈라디아서 3장 16-17절은 언뜻 모순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은 오해이다. 단지 해석의 문제였을 뿐이며, 전혀 모순되지 않고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김홍석(구약학 박사)
한국창조과학회 성경위원회, 군선교위원회 위원장
전 해군사관학교 교수
전 국방대학교 합참대 교수
전 KC대학교 구약학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