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NGO보다 중소형 NGO들 환경 더 어려워
인적·물적 자원들에 대한 효율성 제고 필요성
작은 NGO들 위한 참여와 홍보 배려도 필요해

휴먼앤휴먼 임진기
▲임진기 사무총장. ⓒ휴먼앤휴먼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는 모든 영역에서의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교회만 해도 비대면·비접촉의 ‘온라인 예배’가 대중화됐고, 드라이브 인 워십을 비롯해 드라이브스루 심방·상담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교회의 사명 중 하나인 ‘이웃 사랑’과 ‘선교’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거나 측면 지원하는 NGO들도 큰 변화를 겪고 있고, 앞으로도 더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장 직접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자구책 마련에 열심을 내고 있다. 오랫동안 NGO 사역을 진행해 온 (사)휴먼앤휴먼인터내셔널 임진기 사무총장에게 관련 입장과 전망을 들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지구적으로 총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한 국가의 사회 전반에 공통적인 점도 있지만 사회 각 영역별로 조금씩 다른 부분들도 있습니다. 각 영역별로도 외부적·내부적 구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포괄적인 영역에서만 찾고자 한다면, 그 대응과 준비를 하는 부분에 있어 잘못된 선택과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측면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의 한 구성적 요소인 NGO 영역에서도 전체 NGO들이 받은 공통의 영향이 있는가 하면, 영역별, 외부·내부적 구분에 따라 변화의 방향이 다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이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태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생각한다면, 각 NGO 기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드시 적절한 대응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첫째로 NGO 전반적인 부분에서 공통된 영향은 전반적으로 활동이 위축 되고, 재정적으로도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물론 일시적인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둘째로 각 NGO들의 영역별 혹은 규모별 영향입니다. 대형 NGO와 중견 NGO, 그리고 작은 규모의 NGO 등에 따라, 영향과 대응이 달라질 것입니다.

사실 인적·물적 자원이 풍부한 대형 NGO들보다는 중소형 NGO들의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NGO 활동은 수혜자 혹은 후원자와의 직접적 대면이 필요한데, 그러한 부분에서 온라인 시스템을 갖추고 모금 활동을 했던 대형 NGO들에게 더 좋은 환경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중소 NGO들은 4차 산업혁명, AI 기술 접목 등은커녕 기본적인 온라인 도구에도 적응이 안 되어 있는 상황이라, 더 어려운 환경이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러한 변화를 맞이한 NGO들의 대처 방안은 어떠해야 할까요.

“이러한 영향에 대해 외부적·내부적 영향과 그에 따른 변화와 대응을 찾아본다면, 우선 NGO 기관이 유지되고 움직이게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축이 있습니다. 첫째는 경영 관리 측면, 둘째는 모금 측면, 셋째는 사업 측면입니다.

먼저 경영관리적 측면에서는 대형 NGO들의 경우 인적·물적 자원들에 대한 효율성 제고를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모금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고 사태가 끝나면 모금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보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기업, 정부, 교회까지 강제 재택근무를 경험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고 머지 않아 적용하려 했던 온라인 경영관리에 대한 부분들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경험해 보니 회사를 운영하고 관리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말들도 나오고, 오히려 장점이 더 많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기업보다 경영관리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이러한 제도들을 앞당겨 도입하여, 기존에 갖고 있던 건물과 공간, 인력들에 대한 효율적 재배치와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중견 NGO들의 경우에는 대형 NGO들보다 규모가 크지 않기에, 더 빠른 대응과 적용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봅니다.”

고후나비
▲휴먼앤휴먼인터내셔널 활동 모습. 맨 오른쪽이 임진기 사무총장. ⓒ휴먼앤휴먼
-모금도 중요할텐데요.

“모금 영역에서의 변화는 온라인 모금으로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입니다. 물론 그 동안에도 온라인 모금이나 활동을 전개해 왔지만, 더 빠른 속도와 함께 더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인 형태로 발전될 것이라 봅니다.

길거리 모금 등의 기존 방식들도 온라인과 결합하는 구조가 나올 것입니다. 문제는 자원과 저변이 부족한 소규모 NGO 단체들입니다. 자금과 인력적 한계 때문에, 작은 NGO들은 모금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은 NGO들이 코로나19 이후에도 활동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우선 이미 만들어진 온라인 도구들을 더욱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배우고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사회적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사실 모금 시장은 제한돼 있습니다. 제한된 파이를 가지고 NGO들이 경쟁하며 서로 나눠 가지는 환경입니다.

문제는 인력과 자원이 풍부한 NGO들로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금이 이뤄지려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홍보를 통한 후원자와의 접촉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홍보를 하려면 우수한 인력과 돈과 조직이 필요하므로, 온·오프라인 홍보 채널이 있는 일부 대형 NGO들로 모금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은 NGO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대형 NGO들이 할 수 있는 역할도 있지만,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건강한 작은 NGO들도 각 지역마다 필요합니다. 이러한 작은 NGO 단체들의 안정적인 모금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기존의 방송과 온라인 채널, 거리모금 등에서 참여와 홍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방송국에서 모금 캠페인이 진행될 때, 1년에 한 번 정도는 작은 NGO 단체들을 몇 곳 선정해 사업도 소개하고 모금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입니다. 또 매년 작은 단체들을 선정해 새로운 단체들을 소개한다면 국민들의 후원 선택권도 넓어지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이 관심을 받고 해결되는 시너지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사업 영역은 어떤가요.

“사업 영역에서는 크게 사업 방식 변화와 사업 영역 변화 혹은 집중 현상이 발생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사업 방식의 변화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NGO들은 현장 중심, 수혜자 중심이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반드시 면대면 접촉과 활동이 진행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사업이 NGO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발생으로 지역 내, 국가 간 이동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NGO 기관 사업들의 대부분이 중단된 것입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앞으로도 일시적 또는 반복적, 그리고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대응 메뉴얼과 시스템을 준비해 나가야 할 시점이 된 것입니다.

사업 방식의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면대면 접촉 횟수는 줄고, AI나 빅데이터, 온라인 시스템 등 언택트 방식으로의 전환입니다. 즉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된다고 보면 좋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수혜자들을 일주일에 3회 정도 방문해 관리하고 돕는 사업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방문 전에 수혜자의 상태, 환경 등에 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무엇이 핵심적으로 필요하고, 언제 적절히 방문하는 것이 좋은지 사전에 세밀하게 준비한 다음, 한 번을 방문하더라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면서, 일시적이지만 의료 관련 쪽으로 모금이 집중된 바 있습니다. 물론 일시적일 수 있지만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보건 또는 환경 영역으로 변화와 자원 집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연한 변화일 것입니다.

그래서 기존 NGO들은 이러한 쪽으로 변화할 것이고, 주목받지 못했던 의료보건 또는 환경 NGO들에 대한 관심 및 자원 집중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끝으로 NGO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금 걱정되는 부분은 NGO 조직들의 특징이 의외로 보수적이고 때로는 관료적인 특성이 있다 보니, 변화에 대한 민감성이 다소 약하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이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각 NGO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선택과 긍정적 변화를 맞이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