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중 해임 결정, 학생 300여명 학습권 침해
추가 전수조사 미실시 등, 사학법상 절차 하자
동성애 의학적 설명 성희롱 해당, 의대 교수는?

총신대 대자보 이상원
▲학생들이 해당 대자보를 읽고 있다.
총신대학교와 신학대학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이상원 교수 해임 사건을 지켜본 총신대학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질문’을 발표하고 대자보를 게시했다.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학번을 공개하면서 이날 대자보를 학교에 붙였다.

이들은 “신대원 내외에서 ‘이상원 교수 해임’이 부당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상원 교수 해임 취하’에 대한 신대원 재학생들의 청원이 300개 이상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고, 5월 24일 동료 교수들의 성명문까지 발표됐다”며 “이상원 교수 해임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움직임과 목소리는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대원 재학생들을 비롯한 졸업생, 학부 구성원 등은 “이번 이상원 교수 해임 사건에 대해 그동안 신중하고 조심스레 전개되는 상황을 지켜봐 왔다”며 “이 과정에 의문점들과 부당함이 있었음을 공감하고, 신대원 재학중인 전도사들이 모였다. 이에 대자보를 통해 이재서 총장과 징계위원회에게 문의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먼저 “이상원 교수는 신대원에서 ‘기독교 윤리’, ‘한국 개혁신학’, ‘Christian Ethics’, ‘Korean Reformed Theology’, ‘동성애 특별세미나’ 등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징계위원회의 갑작스러운 해임 결정으로 해당 수업 학생들은 큰 혼란을 겪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당한 수업료를 지불한 학생에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학교의 의무이다. 그러나 학교는 학기 중에 해임을 결정해 학생 300여명의 정당한 학습권을 침해했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이상원 교수 해임을 결정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둘째로 절차상 문제이다. 이에 대해 “징계위원회가 판단한 이상원 교수 해임의 결정적 이유는 ‘성희롱’이었다. 그러나 2019년 사건 초기 ‘성희롱·성폭력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원회)’에서는 이상원 교수의 발언에 대해 성희롱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관선이사들을 비롯한 학교 당국은 이러한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추가적인 전수조사 없이 ‘교원징계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 전수조사가 없었던 것과 총장의 제청 없이 징계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사학법상 명백한 절차상 문제”라며 “학교 당국은 이상원 교수 발언에 대한 대책위원회와 징계위원회의 입장이 상반됨에도 불구하고 해임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절차상 문제가 명백했음에도 무리하게 징계위원회를 구성한 의도는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셋째로, 징계위원회가 정의한 성희롱의 개념과 기준에 대해 “성희롱 발언이라는 이상원 교수의 수업 내용을 전체적 맥락에서 살펴보면, 이번 징계위원회가 정의하는 성희롱의 개념적 정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교수의 발언은 특정인을 겨냥한 발언도,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발언도 아니었다. 학문의 자유를 보장받는 대학이라는 공간과 수업이라는 시간에, 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그런데도 여전히 이상원 교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되는 죄목이라 여긴다면,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육적 목적으로 강의하는 모든 성교육 강사들도 성희롱자로 봐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의학적 관점에서 설명한 이상원 교수의 상세한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되는 것이라면, 인간의 신체를 다루고 가르치는 모든 의사와 의대 교수들도 성희롱자에 해당되는 것인가”라고도 했다.

끝으로 “이재서 총장을 비롯한 학교 당국은 ‘이번 징계에 대한 결정권이 관선이사들에게 있다’며 이상원 교수 해임 건에 관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총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본래 총장이라는 자리가 학교 문제를 처리하고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던가”라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그런데 이재서 총장은 어찌 징계 결정권이 관선이사들에게 있다는 말로 무책임하게 넘어가려 하는가”라며 “지금 관선이사는 2년 전 이재서 총장을 비롯한 현재 학교 당국자들의 요청으로 들어온 자들이다. 그런데 이재서 총장을 비롯한 학교 당국 관계자들은 이제 와서 모든 비판의 화살을 관선이사들에게만 돌리려 하는가”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재서 총장을 비롯한 교원징계위원회의 답변을 기대해 본다”고 입장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