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배, 인터넷 예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전반적으로 도입된 온라인 예배에 대해 임성모 목사(웨슬리안 조직신학연구소장)가 “신앙 공동체를 떠난 사적 예배는 가능하지만 성서적이지 않다”며 주일 공중예배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 목사는 감신대학교 M.Div 총동문회 주최로 26일 응암교회(이기철 목사)에서 진행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목회와 신학 세미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한국교회 예배 : 온라인 예배는 주일 공중예배의 확장인가 변질인가’를 주제로 발제했다.

임 목사는 “주일 예배 중단에 큰 충격을 받았다. 대부분 신학자 목회자에게 예배 신학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알고 나서 더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며 “대부분 교회가 명쾌한 신학적 근거를 제공하지 않은 채 교회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목사는 “목회자는 주일 공중 예배를 드릴 때나 중단할 때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신학적 근거와 정당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신자들이 혼란스러워할 뿐 아니라 예배는 결국 종교적 관습이나 사회적 모임에 불과할 뿐이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며 “이번 경우처럼 공중 예배가 상대화되면, 앞으로 평신도들은 한국 교회가 강조하던 ‘주일 성수’나 ‘성전 건축’에 대해 시큰둥하게 반응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그는 “성막과 성전은 이스라엘 영성의 핵심이었다. 그것은 이스라엘 종교성의 발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였다. 하나님이 지시하신 대로 성막이 수축되고 제사 양식이 규정되었다(출 25-30).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기 위해 진 중앙에 세워지고(민 2:17), 하나님께 제물을 바쳤다(출 29; 레 1:1-17: 16)”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성전인가? 당연히 그렇다. 예수가 성전이기에 교회도 성전이다. 분명히 교회는 성전 전통 가운데 있다”며 “그렇다면 예배당(church building)이 성전인가? 예배당은 성전이 아니다. 예수와 교회가 성전이지 예배당은 성전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배당은 교회 공동체이라는 내용을 담는 그릇과 같다. 음식과 그릇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했다.

임 목사는 “개신교 예배당은 가톨릭이나 동방 정교회 예배당과 다르게 단순한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단을 가지고 있는 점에서 구약 성전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그리고 회당은 성전과 달리 제사 장소가 아니지만 성전을 본따 지성소 휘장을 설치했고 모세 오경 두루마리를 보관했으며 등불을 켜놓았다. 예배당이 성전을 모방했든 회당을 모방했든 결국 성전 전통에 서 있다”고 전했다.

임 목사는 “교회의 가장 숭고한 목적이자 활동은 곧 예배다(참고 Van Dyk 2005, xv). 예배를 통해 신자는 그들이 계약 백성이요 하나님의 자녀임을 거듭거듭 확인한다. 관계의 확인이다(vander Kooi & van der den Brink 2017, 324). 관계적 삼위일체 하나님을 매번 찬양하고 배우고 순종하는 가운데 자아를 벗어나서 관계적 인간 즉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된다(Witvliet 2005: 25)”고 말했다.

최근 예배에 대한 치명적 오해, 사사로이 생각하는 것
교회 공동체 떠난 개인주의적 예배 옹호는 반기독교적
초대교회 이후 예배의 공동체성은 몸과 몸이 만나는 것
주님은 우주적이지만 특히 신앙 공동체 가운데 임재해

임성모 교수(웨슬리안 조직신학연구소장)
▲온라인 예배에 대해 임성모 목사(웨슬리안 조직신학연구소장)가 “신앙 공동체를 떠난 사적 예배는 가능하지만 성서적이지 않다”며 주일 공중예배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본헤럴드 제공
임 목사는 “최근 드러난 예배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오해는 사사로이 예배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초대교회 이후 확립된 정의는 ‘corportate worship’이다. 한국어로는 공중 예배라고 번역한다. 사사로운 예배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공동체에 개인이 매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공동체가 예배드리면서 개인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온 맘과 몸을 다해서 경배한다”며 “그러나 개인을 강조하는 것이 지나쳐 교회 공동체를 떠난 개인주의적 예배 옹호는 전혀 반기독교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개인 신자는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 공동체에 연합하여 더불어 예배한다. 이 점에서 예배학자 Evelyn Underhill은 ‘기독교인의 예배하는 삶은 심오하게 개인적일 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공동체적의 일원으로서다’라고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적절하게 표현했다. 존 웨슬리도 고독한 개인주의적 종교는 기독교가 아니라고 단언했다”고 전했다.

임 목사는 “그렇다면 온라인 예배를 통해서도 여전히 연합한다는 감을 느끼면 되지 않을까?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초대교회 이후 예배에서 공동체성이란 감이 아니”라며 “생각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몸과 몸이 만나는 실제적 구체성이다. 교회의 몸 성(구체성, 현실성, 실제성, corporeality)은 구체적 개개인이 공동체를 이룬다는 점에도 있지만, 성찬식에서 절정을 이룬다”고 말했다.

그는 “주일 예배를 생각해 보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공중 예배와 주일 예배, 즉 주일 공중 예배에 대한 해체주의적 생각이 스며들고 있다”며 “예배는 아무 때나 드릴 수 있나? 물론 그렇다. 그러나 감리교 운동 당시 즉흥적 예배에 대한 존 웨슬리 입장은 확고했다. 그는 모든 신자는 영국 국교회(성공회) 주일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했다. 물론 웨슬리는 감리교 운동에서 일어나는 예배를 경시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영국 성공회 주일예배를 대체한다고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숫자의 많음과 적음과 상관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요 주님으로 모신 신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신앙 공동체다. 예루살렘 성전은 아니지만, 성전인 주님과 연합했다는 점에서 교회는 성전”이라며 “주님은 우주적이지만 특히 신앙 공동체 가운데 임재하신다. 교회, 곧 신앙 공동체를 떠난 사적 예배는 가능하지만 성서적이지 않다. 권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배는 더불어서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비본질적 사안에는 유연성 발휘, 그러나 본질은 지키자

그러면서 임 목사는 “온라인 예배가 주일 공중예배를 보조할 수는 있으나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첫째로 “영지주의적이다”라고 했다. 그는 “영지주의는 몸을 거부한다. 성육신과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을 반대한다 (Hall 2009: 51, 52). 같은 논리로, 온 몸으로 드리는 예배를 거부하는 것이 영지주의다. 몸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온 성도가 지체로서 연합하여 하나님께 영광 드리는 것이 예배라고 한다면, 온라인 예배는 그렇지 못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예배드린다 하더라도 온라인 예배는 여전히 관념의 세계”라고 했다.

둘째로는 “개인주의와 가족주의를 조장한다”며 “교회는 모든 담을 허문다. 인종 남녀 빈부 계급 정당 선호 등을 뛰어넘어 함께 예배드린다. 온라인 예배는 개인주의와 가족주의 담 안에 머물게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는 “영적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설교나 예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기저기 채널을 바꾼다. 기독교를 소비한다. 결국 설교가 약한 교회는 신자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목사는 코로나 사태 이후 각 교회가 예배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것과 행사를 줄이고 예배에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본질과 비본질을 잘 이해해야 한다”며 “젊은 세대가 인터넷 다루는 데 익숙하다고 해서, 그리고 점점 개인주의 풍조가 강해진다고 해서 그것에 영합만 할 수는 없다. 비본질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발휘하자. 그러나 본질은 지키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진두 목사(감심대 석좌교수)가 ‘코로나 바이러스 환란 시대에 예배 어떻게?’를 주제로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