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페니는 화상으로 피부가 연약해졌기 때문에 딸을 더 이상 안을 수 없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한국 VOM, Voice of the Martyrs Korea)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최근 교회에서 발생한 테러로 심각한 화상을 입은 인도네시아 여성의 신앙을 소개했다.

지난 2018년 5월 13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중앙 오순절 교회(Surabaya Central Pentecostal Church)’에서 발생한 테러로 교인 10명이 사망했고, 페니 수리야와티(Fenny Suryawati)는 신체 85% 이상에 화상을 입었다. 그녀는 현재 계속 회복 중에 있으며, 화상 흉터를 이용해 무슬림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한다.

테러가 발생한 날 아침, 페니 수리야와티는 ‘수라바야 중앙 오순절 교회’ 본당 옆에 있는 계단 아래 서 있었다. 그때 검은색 승합차가 교회 대문을 부수고 들어와 주차 안내원 두 명을 들이받았다. 이후 승합차 안에 있던 폭탄 다섯 발이 터지면서 불기둥이 치솟았고, 근처에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 5대와 오토바이 30대의 연료 탱크에 불이 붙었다.

페니는 “제 몸 전체에 후끈한 열기가 전해졌고, 사람들한테 도움을 요청했다. 그 때 교인 한 사람이 몸에 붙은 불을 꺼주려고 물을 부었다. 그을린 살갗을 타고 물이 흐르던 느낌을 절대 잊을 수가 없다. 찬물을 부은 게 효과기 있었다. 냉기가 느껴졌다. 저는 입에도 물을 머금고 있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 사고로 페니는 얼굴 대부분을 포함해 신체 85%에 화상을 입게 됐다. 그녀의 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단단해졌다. 4시간 간격으로 마취 주사를 맞았고, 의사들은 그녀의 죽은 피부를 조심스레 벗겨냈다. 페니는 그런 시술을 21번이나 받았다. 페니에게 건강한 피부가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피부 이식 수술은 할 수 없었다. 입원한 3개월 동안, 요나단 목사와 교인들이 정기적으로 중환자실을 심방하여 격려하고 기도해주었다.

퇴원한 후, 페니는 손에 힘을 되찾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수 개월 동안 물리치료를 받았고, 치료 과정은 더디고 고통스러웠다고.

페니의 발등에는 그날 아침에 신고 있던 샌들의 무늬가 흉터로 남아, 끔찍했던 그 날과 그로 인해 잃어버린 모든 것들을 계속 상기시켜준다.

현숙 폴리 대표는 “화상으로 갈라진 자줏빛 피부가 너무 약하기 때문에 페니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페니의 발등에는 폭탄 공격 당일 신고 있던 샌들의 무늬가 흉터로 남아 있다.

페니는 오랜 시간에 걸쳐, 거울에 비친 화상 흉터 가득한 자신의 얼굴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처음에 받은 충격과 흉한 외모에 대한 수치심을 극복하기가 어려웠다고. 지금도 페니는 외출할 때마다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을 용서하기로 했다고.

그녀는 “분노를 안고 살지 않는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모든 일이 나에게 유익이 되게 하나님이 일하신다고 믿는다”고 차분하지만 당당하게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18년 5월 13일, 폭탄 테러로 부상당한 페니는 그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녀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인생의 모든 영역에 대한 주도권을 포기해야 했다. 그녀는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 특히 남편을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 매일 목욕하고 옷을 입으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연약한 피부에 들러붙지 않는 헐렁한 옷을 입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페니의 새로운 삶 속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신체 접촉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딸과 포옹하면 견딜 수 없이 피부가 아프기 때문이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올해 5학년인 딸 클라리사는 통증에서 거의 해방되었고, 지금은 엄마를 위해 매일 기도한다. 장차 의사가 되어 엄마처럼 고통당하는 이들을 돕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현재 폭탄 공격에 훼손된 예배당의 건물 일부는 수리되었고, 예배당 입구에는 더 크고 튼튼한 문과 보호벽이 설치되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교인들은 계속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무슬림 이웃을 예전처럼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다. 요나단 목사는 2차 공격이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면서 “요즈음에는 페니가 전보다 더 용기를 내서 대중 앞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화상 흉터를 빤히 바라보는 사람들 시선이 느껴질 때면 그녀는 조용히 하나님께 ‘하나님,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제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사람들이 화상에 관해 물으면 그녀는 그리스도를 열정적으로 전한다. 그녀는 하나님이 자신의 이야기와 고통을 사용하여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시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순교자의 소리는 페니의 병원비는 물론이고 그 폭탄 공격에 다친 다른 사람들의 병원비도 계속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