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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예배당에서 기도하고 있는 무슬림들의 모습. ⓒBBC 보도화면 캡쳐

독일 베를린의 한 교회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때문에 모스크에 들어갈 수 없는 무슬림들을 위해 교회 문을 열어주었다고 BBC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독일은 5월 4일 종교단체들에 집회를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참석자들에게 1.5m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했다.

노이쾰른 지역에 있는 다르 아살람 모스크는 신자들 중 일부만 수용할 수 있었다. 그러자 크로이츠베르크에 있는 마르타 루터교회는 라마단이 끝나는 이날 무슬림들이 기도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교회 문을 열어준 것이다.

라마단 기간 내내 무슬림들은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금식하고 음주가무와 섹스 등을 삼간다. 저녁이 되면 가족과 식구들끼리 식사하고 기도회에 참석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에 많은 영향을 받아 제약이 따랐다.

모스크 이맘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르타 루터교회 측의 결정에 대해 “대단한 전조이며, 이 위기의 와중에 라마단에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다. 이 팬데믹이 우리를 이웃으로 만들어 줬다. 위기가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이게 했다”고 말했다.

이 교회의 모니카 마티아스 목사는 “독일어로 강론을 했는데, 기도하는 도중에는 우리가 같은 고민을 하고, 당신에게 배우길 원하는 마음 때문에 영어로 ‘예스, 예스, 예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서로를 이런 방식으로 느낄 수 있어 아름다웠다”고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아름답다”며 교회의 행동을 지지하는 의견부터, “하나님의 성전에서 이방신을 예배하도록 허락한 것은 과하다”는 비판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오직 구원은 예수의 이름 안에 있다”, “종교 통합의 한 단면”이라는 견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