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소강석 목사.
“거룩한 변종 목사가 되겠습니다.”

우리 교회가 유튜브 사역을 한지 7개월 남짓 된 것 같습니다. 박성호 영상팀 간사가 개인 계정으로 조금씩 사역을 했지만, 저는 거의 관심이 없었습니다.

물론 유튜브가 대세라는 것은 알았지만, 너무 자극적이고 분노를 일으키는 선정적인 영상들이 많아서 저까지 그런 대열에 끼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면에 저는 신문에 글을 쓰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글에는 유튜브가 줄 수 없는 고고함과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글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성인들, 즉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이 보고 관심을 갖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의 글을 읽고 많은 지성인들이 “아, 이 분이 시대 흐름을 간파하는 예리한 통찰력이 있고, 시대 지성을 가지고 있는 분이구나”라고 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러한 글쓰기로 인하여 저의 이미지 개선에 많은 득을 얻었습니다. 사실 저의 외모는 포효하는 야수 같고 광야에서 메아리치는 소리꾼 같은 모습인데, 시를 쓰고 글을 쓰면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사님 그래도 유튜브를 하십시오”라고 권면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TV방송이나 라디오를 포함해 최소한 일주일에 100만 명이 훨씬 넘게 저의 설교 방송을 시청하고 청취해 왔습니다.

어쩌면 온라인 사역을 해오고 있는 셈이었지요. 그런데 주변의 권유로 새에덴교회 공식 채널을 만들어 유튜브에 제 설교를 올리니 의외로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제가 무슨 정치 논평을 하는 것도 아니고 순수한 설교만을 내보내는 방송인데도 구독자 수가 몇 달 만에 2만 명이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 교인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7개월 만에 2만여 명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유튜브 설교 방송을 일주일에 13-14만명이 시청을 하고, 어떤 설교는 20만 건도 넘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릴 때, 우리 교회 예배 조회 수가 거의 1-2위를 다툴 정도가 되었습니다. 늦깎이 지각생이 1-2위를 선점한 것입니다.

그만큼 유튜브 조회수가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튜브를 잘 관리하는 윤동현 목사님과 새에덴교회 인터넷 선교팀의 성도들 덕분이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요즘 와서는 유튜브를 늦게 시작한 것을 후회합니다. 이유는 제가 저의 틀만 고집하며 변화와 혁신에 게을렀기 때문입니다. 시대 변화를 알면서도 그 흐름을 거부하며 막연한 저의 주장과 소신에만 머문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이렇게 변화하고 대응하기를 참 잘했지요. 사람은 끊임없이 시대 흐름을 간파하고 변화하며 앞장서야 합니다. 앞으로도 유튜브가 몇 년간은 대세를 이루겠지만, 또 다른 대세가 온다면 저는 그때도 민감하게 변화할 것입니다.

저는 보수주의를 추구하는 목사이지만, 자기 것만 옳다고 고집하며 변하지 않는 것이 보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는 확실히 붙잡으면서도 시대 흐름과 변화에는 발 빠르게 대응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혁신해야 진정한 보수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깨달았습니다. 미스터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이 이 사실을 더 방증해 주었지요.

요즘도 저는 시대가 어떻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에 따라 제 자신을 어떻게 혁신해야 할 것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지난주부터 예배 포맷도 새롭게 혁신을 한다고 했고, 앞으로의 목회도 더 많은 변화와 혁신을 할 것입니다.

생태계에서도 변종만이 살아남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제 자신부터 우리 교회를 새롭게 하고 한국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거룩한 변종 목사’가 되어야겠습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