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두레수도원
▲동두천 두레수도원.
“이에 헤롯이 박사들에게 속은 줄 알고 심히 노하여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지경 안에 있는 사내아이를 박사들에게 자세히 알아본 그 때를 기준하여 두 살부터 그 아래로 다 죽이니라(마태복음 2장 16절)”.

동방박사 세 사람이 헤롯 왕을 찾아가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서 나셨느냐고 물었을 때부터, 헤롯 왕은 자신의 정적이 등장한 줄로 생각하고 제거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동방 박사들에게 베들레헴으로 가서 아기를 찾아 경배하거든 돌아가는 길에 왕궁에 들려 달라, 자신도 찾아가서 경배하여야겠노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기 예수를 만나 황금, 유향, 몰약의 선물을 드린 후 그들에게 꿈에 천사가 나타나 다른 길로 귀국하라 일러 주었습니다.

이에 박사들은 헤롯 왕께 들르지 아니하고 귀국하였습니다. 이에 헤롯 왕은 자신이 박사들에게 속은 줄을 알고는 분노하여, 베들레헴 지역에서 사방 몇 키로 안에 태어난 두 살 아래 사내아이들을 모두 죽이라 명하였습니다.

어느 아이가 미래의 왕인지 알 수 없으니, 두 살 아래 모든 아이를 다 죽이면 화근을 제거하는 줄로 착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이 역사에 기록된 헤롯 왕의 유아 학살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워낙 끔찍하고 유명한 사건이었던지라, 성경에만 기록된 것이 아니고 유대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의문을 품었습니다.

인류를 구원하려 오신 예수께서 그들 죄 없는 아이들이 집단으로 학살당하는 일을 왜 방치하셨을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의리가 없으신 것이 아닌가 하는 불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나이 들어 나도 인생살이에서 산전수전을 거쳐 가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위대한 역사가 일어나는 데는 먼저 피 흘리는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어른들이 희생하면 그들의 죄 때문에 희생당한 것이 되지만, 순수한 어린 아기들이 희생당함이 참된 희생이거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무언가 값진 일이 이루어지려면 누군가 순수한 영혼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한 세대의 희생과 헌신으로 다음 세대가 복을 누리고 살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나의 헌신과 희생이 후손들의 복된 삶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다짐으로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