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의 결혼 생활
‘사랑’은 ‘결혼’과 이혼했는가?

크리스천의 결혼은 달라야 한다
‘결혼’은 하나님이 제정하신 것

크리스천의 결혼생활
조엘 비키, 제임스 라벨 | 정충하 역 CH북스 | 364쪽 | 14,000원

결혼생활을 주제로 글을 쓴 저자가 적지 않다. 존 맥아더, 존 파이퍼, 마틴 로이드 존스, 팀 켈러, 폴 트립, 크리스토퍼 애쉬 등 유명한 저자들이 성경의 가르침을 근거로 결혼에 관한 풍부한 지혜와 교훈을 이미 제시했다.

그러면 조엘 비키와 제임스 라벨이 쓴 <크리스천의 결혼생활>이 독자에게 줄 수 있는 특별하거나 새로운 유익은 무엇일까?

이 책의 추천사를 남긴 R. C. 스프로울은 이 책이 “청교도들이 가졌던 관점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도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명한 설교자 스티븐 로슨은 이 책이 “청교도들의 지혜를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결혼에 대한 성경적인 관점을 제공해 준다”고 평가했다.

휘튼대학교회 명예 담임목사 켄튼 휴즈 역시 이 책의 저자 조엘 비키와 제임스 라벨이 “29명의 위대한 청교도들의 저작물을 탐사하여 그들의 지혜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재배열하고 연구 문제를 덧붙임으로써 우리에게 풍성한 선물을 준다”고 칭찬했다. ‘청교도’가 키 포인트다.

조엘 비키는 <청교도 신학의 모든 것(부흥과개혁사, 2015)>, <개혁주의 청교도 영성(부흥과개혁사, 2009)> 등 청교도 관련 다수의 저서를 쓴 목사이자 교수이다(퓨리탄리폼드 신학교).

제임스 라벨은 2016년 청교도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이프코드 장로교회 목사로 일하면서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두 사람의 전문 분야가 ‘청교도’라는 말이다.

특별히 조엘 비키가 쓴 모든 책은 주제와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 청교도의 지혜를 축출하여 진액만 제공하겠다는 열정에 사로잡혀 쓴 것 같다.

그렇다고 청교도 신학을 성경보다 우위에 두지는 않는다. 이 책의 마지막에 밝힌 것처럼, 청교도의 가르침이 위대한 것은 성경의 가르침을 누구보다도 깊이 열정적으로 묵상하여 풍성한 성경의 진리를 가장 잘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현대인에게 ‘결혼’은 일종의 계약 관계와 같다. 조건에 맞춰 일생을 사회적 위치와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계약.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랑’은 결혼과 이혼한 개념이 되어버렸고, ‘책임’과 ‘헌신’은 거의 사별한 개념이 되었다. 물론 모든 결혼 관계가 이와 같은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미디어가 그려내는 결혼은 성적, 도덕적 정절과 함께 배우자에게 전인을 맡기고 헌신하는 관계에서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감정적인 사랑이 남녀 사이에 가장 중요한 가치로 묘사된다.

하지만 크리스천의 결혼생활도 그래야 하는가? 크리스천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결혼은 현실이다. 사랑만으론 살 수 없다’고 가장 먼저 조언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적어도 청교도인들은 결혼에 관하여 가장 먼저 ‘결혼은 존귀한 것’이라고 권면한다. 하나님을 가장 중요한 분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 결혼이 존귀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 결혼을 창조하셨기 때문이란 이유면 충분하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향한 신실한 사랑과 헌신을 약속하는 것이 결혼이라는 이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남편과 아내가 각각 하나님께 하나님이 주신 배우자에게 신실할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그 하나님께서 두 사람의 결혼을 제정하시고 주례하셨기 때문에 헌신적인 사랑을 신실하게 실천해야 하는 당위성이 생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최초로 제정하신 결혼인 아담과 하와의 관계가 죄로 인해 지금까지 결혼 안에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로 죄에서 놓임받고 하나님과 화목을 이룬 크리스천은 지금도 결혼을 통해 선하고 은혜로우신 하나님이 약속하시고 베푸시는 은택을 풍성히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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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는 결혼이 하나님이 제정하신 것으로 고유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믿고, 둘째론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제정하신 대로 결혼 관계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그분이 약속하신 은택을 누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청교도인들에게 결혼은 하나님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다. 결혼하기 전 남자와 여자가 합당한 배우자를 고르기 위해 어떤 기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에 있어서도 청교도인들은 간절히 외모나 재력 등 풍기는 매력보다는 하나님을 진실로 사랑하고 경건을 추구하는 성숙한 신앙과 삶을 보게 해달라고 구한다.

나아가 혹시 잘못된 매력에 빠져 감정적으로 끌리게 되더라도, 다시 빠져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구한다. 하나님이 제정하신 결혼 관계 속에서 은택을 풍성히 누리려면 같은 목적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영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교도인들에게 믿지 않는 자와의 결혼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단지 하지 말라고 한 일을 했다는 이유로 그런 것이 아니다. 철저히 하나님 중심의 결혼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그것에 전혀 관심도 없고 추구할 능력도 없는 이와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만큼 어리석고 소망 없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비키와 라벨은 이 책의 마지막에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심도 있게 다뤘다. 청교도인들이 성경을 중심으로 남편의 권위를 말할 때, 그것이 사랑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아내를 사랑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오직 그때만 발휘하는 권위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 또한 아내의 역할인 돕는 배필과 존경을 말할 때, 그것이 사랑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남편을 가장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고 도와주려는 사랑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역할이라는 것을 매우 흥미롭고 탁월하게 요약하고 정리하여 설명한다.

페미니즘의 잘못된 영향 아래 남편의 권위가 올바르게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권위 자체를 부정하려는 세상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청교도인들은 성경을 가지고 아내에게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권위 하나 없이 사랑만 남은 남편이 아니라, 당신을 위해 목숨까지 내어줄 만큼 사랑하기 위해 권위를 사용하는 남편입니다’라고 담대하게 말해준다.

결혼 생활은 부부의 개인적인 일로 취급하는, 그래서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사적 영역이라고 보는 세속적 시각을 거슬러, 청교도인들은 모든 크리스천 부부에게 ‘결혼은 하나님이 제정하시고, 그리스도와 교회의 아름다운 관계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사용하시는 고귀한 가치를 지녔습니다’라고 확실하게 선포한다.

결혼 관계 속에서 진실한 사랑은 권위, 책임, 헌신, 존경, 존중, 섬김이 어우러져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이 말하는 부부의 세계엔 소망이 없다. 세상이 말하는 ‘결혼의 현실’은 씁쓸하고 암울하다. 하지만 크리스천이 말하는 ‘결혼의 현실’은 달라야 한다.

크리스천의 결혼생활은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이 계획하신 부부의 세계가 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연약하고 모나고 흠 있는 모습이라도 그 안에서 강력하게 역사하는 하나님의 능력을 통해, 같은 연약함을 가지고도 결혼이 참으로 아름답고 고귀하다는 것을 믿고 그 결혼을 통해 하나님의 은택을 간절히 소망하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세상이 알기 원하도록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크리스천의 결혼생활만이 보여줄 수 있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교회를 자기를 내어주기까지 사랑한 그리스도와, 그래서 그리스도를 경외하고 깊이 사랑하는 교회의 관계를 바라보게 하고 갈망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청교도인들과 함께 이 아름답고 고귀한 결혼을 깊이 묵상하고 삶으로 살아내는 크리스천이 되자.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풍성한 은택이 약속되어 있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