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하는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목사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담임목사가 18일 예장 합동 평양노회 임시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퇴장하고 있다. ⓒ양평=송경호 기자

예장 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 평양노회(노회장 황석산 목사)가 ‘인분 먹기 훈련’ 논란을 빚은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담임목사에 대해 5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면밀히 조사하기로 했다.

이 교회가 속한 평양노회는 빛과진리교회 치리를 주안건으로 18일 오후 경기도 양평 십자수기도원(왕성교회)에서 제186회기 제1차 임시회를 갖고 이 같이 결의했다.

이날 노회에는 교계 안팎에서 많은 언론들이 참석해 이번 사태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부노회장이기도 한 김명진 목사도 직접 참석했다.

일부 노회원은 사태의 당사자가 참석해 있는 점을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건의했으나, 단순히 노회만이 아닌 총회와 한국교회의 문제라는 의견이 많아 표결 끝에 공개로 진행됐다. 김 목사는 표결 과정에서 '비공개'에 손을 들었다.

황석산 노회장은 “이번 사태는 4월 30일 평화나무에서 제보에 의해 공개했다. 우리 총회에서는 지난주 총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노회에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 달라고 지시가 내려왔다. 임원회에서 접수하고 정치부에 1차로 넘겨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임시 노회를 속히 여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오늘 노회를) 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명진 목사가 자청해 공개 사과하며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많은 분들에게 깊은 염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면서도 “일부 언론에서 순수한 저의 행동을 왜곡하고 확대 재생산해, 교회를 마치 범죄 집단과 같이 보도했다”고 했다.

그는 “저희 교회는 철저하게 압수수색을 당했다. 더 이상 궁금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자제해 주시고, 사법기관에서 명명백백하게 밝힐 때까지 기다려 달라. 조금이라도 저희 교회의 목소리를 들어 주셔서 공정 보도해 달라”고 했다. 김 목사는 사과 표명과 함께 부노회장직을 사임했다.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목사
▲본격 회무처리에 앞서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목사(좌측)가 한 노회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양평=송경호 기자

이어진 회무에서 한 노회원은 “저는 김 목사와 30여년 전부터 함께했고, 그의 개척과 성장도 지켜봤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며 “그러나 지금은 빛과진리교회가 우리 노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감싼다고 감싸질 성질도 아니”라며 “그렇다고 여론에 떠밀려 어렵게 해서도 안 된다. 노회에서 신학적 문제나 목사로서 품위에 손상이 있지는 않았는지 조사위원을 선정해 조사하자”고 말했다.

교단 증경총회장인 왕성교회 길자연 원로목사는 “목회자와 교회의 모든 치리는 노회의 소관이기에 총회에서 직접 처리하지 않고 노회에 협조를 당부했다. 오늘 이 문제는 긴 시간 토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사위원회에서 철저하게 조사해 다음 노회에 보고함이 옳다. 이번 기회를 통해 빛과진리교회가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가 조사를 통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회는 5인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위원장 강재식 목사(광현교회) 외에 한혜관 목사, 박광원 목사, 이우희 장로, 김용환 장로로 구성됐다. 조사위는 2~3주간 조사 후 기자회견 혹은 임시노회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강재식 목사는 “언론이 아직 이야기하지 않은 신학적 부분을 비롯해 제자훈련 인권 문제도 살펴볼 것”이라며 “가능하면 피해자들도 만나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노회에 앞서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십자수기도원 입구에서 “평양노회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김명진 목사의 부노회장직을 박탈하라”고 피켓 시위를 펼쳤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빛과진리교회 피켓시위
▲교회개혁실천연대가 노회 장소 앞에서 “평양노회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김명진 목사의 부노회장직을 박탈하라”고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양평=송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