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 발성 아카데미 백성훈
▲백성훈 목사가 발성/발음 아카데미에서 ‘건강한 공동체와 건강한 리더십’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비교하고 경쟁하는 세상이기에, 시기와 질투가 많고 억울한 일도 많이 당합니다

시편 59편은 다윗이 아직 도망가기 전에 사울이 그를 미워하여 사람을 보내 죽이려 했던 사무엘상 19장 내용을 배경으로 합니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후 사울이 다윗을 군대 장관으로 임명했고, 이후에도 다윗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며 큰 공을 세우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울의 아들 요나단은 그런 다윗을 보며 다윗과 친해졌고 의형제까지 맺었습니다. 백성들은 사울보다 다윗이 더 전쟁에 능하다고 생각했고, 여인들은 다윗이 전쟁에 승리하고 들어올 때 “사울은 죽인자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하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다윗을 더 좋아한다고 느낀 사울은, 다윗을 시기하고 질투하게 됩니다. 그때 사울의 마음에 악한 영이 틈을 타고 들어가서, 다윗을 죽이려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 그래서 사울 앞에서 수금을 타던 다윗을 창으로 두 번이나 죽이려 했다 실패합니다.

사울은 마음이 더 악해져서 계략을 세웁니다. 다윗에게 자신의 딸 미갈을 주어 결혼하게 하여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올무로 삼고, 한편으로는 천부장의 자리를 주어서 블레셋과 계속 전쟁을 하게 만들어 결국 전쟁에서 죽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이 모든 계략에도 불구하고 전쟁에서 계속 승리하게 되고, 사울은 이제 악한 마음이 극에 달하여 자기 사람을 보내어 공개적으로 죽이려 합니다. 결국 이를 알고 도망간 다윗이 하나님께 자신의 무죄함을 고백하는 이 시편을 쓰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원수를 삼기보다 하나님 앞에 호소해야 합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고백하면서 사울과 사울이 보낸 자객들에 대해 자신을 치려는 자, 악을 행하려는 자, 피흘리기를 즐기는 자, 생명을 해하려고 엎드리고 기다리는 자라고 강한 어투로 표현하면서 고발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아무런 죄가 없음에도 이유없이 죽이려고 한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4절에서 “내가 허물이 없으나 그들이 달려와서 스스로 준비하오니 주여 나를 도우시기 위하여 깨어 살펴 주소서”라고 간구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의 시편처럼, 고난 가운데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요청하는 기도와 사뭇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6절부터 정말 신랄하고 구체적이며 실제적이고 정직한 고백이 터져나옵니다.

“그들이 저물어 돌아와서 개처럼 울며 성으로 두루 다니고 그들의 입으로는 악을 토하며 그들의 입술에는 칼이 있어 이르기를 누가 들으리요 하나이다 여호와여 주께서 그들을 비웃으시며 모든 나라들을 조롱하시리이다(6-8절)”.

여기서 개처럼 울며 성으로 두루 다니는 것은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보낸 사람들을 표현한 것인데, 정말 속이 시원할 정도로 직접적인 표현입니다.

그들은 입으로는 악을 토하고 입술에는 칼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칼은 가장 극악한 살인 도구였습니다. 즉 칼은 곧 생명을 해치는 자를 악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우리가 인내하며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이 일하십니다

오래 전 전도사 시절, 사역을 할 때마다 맡은 부서가 크게 부흥을 했습니다. 학생부를 맡았는데 12명으로 시작해 70명이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지하 기도실에서 시작했다가 교육관으로 옮겼는데, 나중에는 본당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같이 동역하던 부목사님이 저를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시기와 질투였던 것 같습니다. 저와는 얘기도 안 하려고 했고, 밥도 같이 안 먹으려 했습니다.

그런 일들은 괜찮았지만, 담임목사님에게 저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계속 했습니다. 심지어 제가 있는 앞에서도 그랬습니다. 너무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저보다 윗사람이라 한숨만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다윗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저는 어린 나이에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부목사님의 미움을 받는 것은 감당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거짓된 말들 때문에 담임목사님의 미움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것은, 담임목사님께서 한결같이 저를 잘 대해 주셨습니다. 분명히 미워하실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한결같이 저를 대해 주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3년이 지났습니다. 끊임없이 저를 미워했던 그 부목사님은 결국 교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쫒겨났습니다. 그분이 사임하시는 날, 담임목사님이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하지 않으셨던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말은 안 했지만 저분의 말이 다 거짓이고 거품이라 생각했어요. 사람은 3년 정도 겪어봐야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데, 우리가 딱 3년 되었네요. 제가 좋은 사람을 만난거 같아 참 감사하네요.”

그 말씀을 듣으면서 참 부끄러웠습니다. ‘다 알고 계셨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 했습니다.

그때 한 가지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억울한 일들이 생겼을 때, 이렇게 하나님이 다 아시고 계신다는 것을 묵상해야지 하고 말입니다.

저는 다윗이 그런 마음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의 무죄함을 하나님께서 모르시기 때문에 토로한 것이 아니라, 다 아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소연한 것입니다. 마지막 그의 고백을 봅시다.

“그들은 먹을 것을 찾아 유리하다가 배부름을 얻지 못하면 밤을 새우려니와 나는 주의 힘을 노래하며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을 높이 부르오리니 주는 나의 요새이시며 나의 환난 날에 피난처심이니이다(15-16절)”.

이처럼 악인들은 결국 자신을 죽이려 했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여전히 악한 마음을 품은 채 살아갈 것입니다.

그렇게 살다 배고픈 인생 즉 영적으로 심판받는 인생을 살겠지만, 자신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환난을 당하나 피난처 되시는 하나님 앞에 구원을 받을 것임을 노래합니다.

교회도 억울하게 욕을 들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수록 기도해야 합니다

요즘은 교회도 욕을 많이 듣습니다. 물론 사건 사고가 많은 교회들도 있겠지만, 건강한 교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긴 교회들에 대한 상처와 비난이 모든 교회에 일반화 되었기에, 교회라는 이유로 욕을 듣게 되었습니다.

기독교는 개독교라고 하고, 기독교인도 개독교인이라 하고, 목사도 먹사라고 하고, 집사도 잡사라고 합니다. 그래서 억울해 하는 성도들이 많습니다.

시편의 위로
▲시편의 위로 백성훈 | CLC | 280쪽 | 13,000원
그러나 우리는 우리에게 욕을 하는 세상의 사람들을 원수로 삼고 같이 욕을 하기보다, 다윗처럼 하나님 앞에 엎드려서 하소연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부족함을 돌아보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미움은 원수가 되게 인도합니다. 그러나 긍휼과 간구는 하나님의 손길로 인도합니다. 우리 교회가 세상의 사람들을 하나님께 인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에 실망하고 상처받고 억울해 하기보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그래서 엎드려 기도하는 교회는 분명히 하나님이 그 교회를 만지시고 세우실 것입니다. 우리 믿는 자의 인생도 하나 하나 살피실 것입니다.

그 간절한 기도를 놓치지 마십시오. 비록 보이는 우리의 환경은 실망과 좌절을 낳게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환경이 어떠하냐를 따지기 전에 어떤 환경에서도 하나님은 다 아신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오늘도 하나님 앞에 그 신뢰의 마음을 고백하는 하루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
<팀사역의 원리>, <시편의 위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