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전도서 3장 1-11절

두레수도원
▲ⓒ크투 DB
인생을 사는 데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곳은 대구입니다. 대한민국 대구는 코로나19로 인해 반전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2월 18일 대구에서 31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대구 지역의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대구는 중국의 우한처럼 되었습니다. 심지어 우한처럼 대구를 봉쇄한다는 말까지 나돌기도 했습니다. 대구 사람을 바이러스 취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국에서 대구를 돕겠다고 온 의료진들, 구급대원들, 봉사자들 그리고 대구시민의 높은 시민의식으로 인해 이제 대구는 안정세를 찾았습니다.

대구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해 보셨습니까? 주일날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상상해 보셨습니까? 이런 일은 영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우리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가 겪는 모든 것은 우리 인생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우리 인생 가운데 또 어떤 바이러스가 공격해 올지 모릅니다. 어떤 파도가 밀려올지 모릅니다. 어떤 반전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천하 만사에는 때가 있다

전도서는 솔로몬이 노년에 쓴 책입니다. 솔로몬은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왕이었습니다. 누릴 것 다 누려보고 가질 것은 다 가져본 사람입니다. 이런 솔로몬이 인생을 살아본 이후 때에 대한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전 3:1)”.

여기서 ‘때’는 영어성경에 보면 ‘season’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season’은 시기라는 의미도 있고, 계절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솔로몬은 천하에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말하면서 때에 대한 말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때를 서로 대조적으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심을 때가 있으면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헐 때가 있으면 세울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킬 때가 있으면 버릴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찢을 때가 있고 꿰 멜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잠잠할 때가 있으면 말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를 아는 것, 시즌을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연의 사계절과 인생의 사계절의 차이

자연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이 있듯이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습니다. 자연의 사계절과 인생의 사계절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 자연의 사계절은 기간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만, 인생의 사계절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몇 월부터 몇 월 까지는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겨울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계절은 자연의 계절처럼 시기가 정해져 있지가 않습니다.

인생의 봄이 몇 개월이 될지, 인생의 여름이 몇 년 동안 지속될지 모릅니다. 인생의 가을과 겨울이 얼마동안 이어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둘째, 자연의 사계절은 차례대로 오지만 인생의 사계절은 차례대로 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자연의 사계절은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옵니다.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옵니다.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인생의 사계절은 차례대로 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인생의 봄이 지나면 인생의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인생의 여름이 지나면 인생의 가을이 아니라 겨울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인생의 사계절은 예측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또한 지나간다

자연의 사계절과 인생의 사계절은 차이점도 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자연의 사계절은 1년을 주기로 바뀝니다. 인생의 사계절도 특별한 주기는 없지만 반드시 바뀌게 됩니다. 지나가게 됩니다. 코로나19도 결국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인생의 좋은 계절이 오면 그 계절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나쁜 계절이 와도 그 계절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착각입니다. 어떤 계절이든 영원히 지속될 수 없습니다. 지나가게 됩니다. 바뀌게 됩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나쁜 계절이 왔을 때 절망하지 말아야 하고 인생의 좋은 계절이 왔을 때 교만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계절을 분별하라

우리의 삶은 어떤 계절을 맞이하느냐 따라 삶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이런 측면에서 내가 지금 인생의 어떤 계절을 보내고 있는지 분별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음악에서 음치보다 더 대책이 없는 것은 박치라고 합니다. 음이 나와야 할 때 안 나오고, 나오지 말아야 할 때 나오면 노래는 엉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치가 박치인 것은 음을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우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온전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해야 합니다. 선과 악도 분별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 인생이 어떤 계절을 맞이하고 있는 지도 분별해야 합니다. 분별했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분별했으면 인생의 계절에 충실해야 합니다.

인생의 봄에 해야 할 일

먼저 인생의 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준비하는 것입니다.

봄에 농부가 가을의 열매를 기대하면 씨를 뿌리듯이 인생의 봄날에 우리는 뿌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 126:5-6)”.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갈 6:7-8)”.

콩 심은데 콩이 납니다. 팥 심은데 팝이 납니다. 선한 씨를 심으면 선한 열매를 맺고 악한 씨를 심으면 악한 열매를 맺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 땅 가운데 심어놓으신 질서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뿌린 대로 거두게 됩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은 과거에 내가 뿌린 씨앗의 열매입니다. 나의 미래는 지금 내가 어떤 씨앗을 뿌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의 봄을 맞고 있다면 뿌리는 일을 충실히 감당해야 합니다. 준비하는 일을 충실히 감당해야 합니다.

프로야구에 갓 입문한 선수가 전성기를 지나고 은퇴를 앞두고 있는 선수의 여유를 따라 해서는 안 됩니다. 신인은 신인답게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부지런해야 합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부잣집 부모님들이 20대 초반 젊은 자녀들에게 고급 차를 사주고, 엄청난 용돈을 줍니다. 아이들을 위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아이들을 타락시키고 망칩니다. 그 나이 때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성실히 씨앗을 뿌려야 할 시기입니다.

그 과정을 부모의 재력으로 생략해 버리고 추수의 열매를 그냥 줘버리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그 아이가 홀로 설 수 있는 능력이 죽어버립니다.

현명한 CEO들을 보십시오. 이들은 자녀들이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게 한 후에 자리를 물려줍니다.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봄은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만 오는 계절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무엇이든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면 인생의 봄을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봄은 출발의 시기입니다.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열심히 뿌리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가을에 좋은 열매를 맺느냐 맺지 않느냐가 결정됩니다.

인생의 여름에 해야 할 일

둘째, 인생의 여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쉼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여름에 휴가를 갑니다. 무더운 여름에는 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최원현 씨의 《기다림의 꽃》에 보면 ‘쉼표 없는 악보’라는 글이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중에 갖는 적당한 쉼이야말로 축복이요 행복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 인생의 악보에는 쉼표가 없어서 연주자인 내가 직접 필요한 쉼표를 찍어가며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쉼표 없는 악보는 좋은 음악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쉼표 없는 인생 또한 참 인생일 수 없습니다.”

쉼표 없는 악보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쉼 없는 인생 역시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악보의 쉼표는 작곡가가 찍지만 인생의 쉼표는 내가 찍어야 합니다.

독일 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학 교수인 한병철 교수는 지금 현대 사회를 ‘피로 사회’라고 규정했습니다. 한병철 교수는 학벌이나 직장, 연봉이 현대인들의 삶의 목표가 되면서, 사람들은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잊어버렸다고 말합니다.

이는 현대인들이 시시각각 생존경쟁에 내몰려 진정한 여가의 의미, 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겉만 부산한 피곤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곤에 지친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하나님은 우리에게 헌신만을 요구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라고 명령만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쉼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쉼을 주시기 위해 수고하고 무거운 진 자들을 초청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아합의 아내인 이세벨이 무서워 로뎀나무 아래 까지 도망쳐서 죽여 달라고 하는 엘리야를 책망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쉼을 주셨습니다. 푹 자게 했고 천사를 통해 구운 떡과 물을 공급해주셨습니다.

인생의 여름을 맞이하고 계십니까? 쉼이 필요할 때입니다. 예수님께로 와서 진정한 쉼을 누리십시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쉼을 주시는 것은 다시 일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자동차는 달리고 싶어도 기름이 없으면 달릴 수 없습니다. 기름을 넣기 위해 잠시 멈춤이 필요합니다.

쉼은 다시 달리기 위한 멈춤입니다. 회사에서 휴가를 주는 것은 그동안 일한다고 수고했으니까 좀 쉬었다가 재충전해서 다시 열심히 일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쉼을 주시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냥 주님 안에서 쉬고만 있으라고 쉼을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쉼을 통해 재충전을 받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일하라고 주시는 것입니다.

인생의 가을에 해야 할 일

셋째, 인생의 가을에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인생의 가을은 열매 맺는 계절입니다.

열매를 거둔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입니다.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고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가을에 열매를 거둘 때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열매를 보는 순간, 그동안의 힘든 수고가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인생의 가을은 열매 맺는 계절이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첫째, 겸손해야 합니다. 인생의 열매가 없을 때는 내 세울 것이 없기 때문에 알아서 자신을 낮춥니다. 하지만 인생의 열매가 맺히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시작하면 교만이 들어옵니다.

바울은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고 말씀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인가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넘어질 수 있는 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울 왕은 왕이 되기 전에 얼마나 겸손한 사람이었는지 모릅니다. 미스바에서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제비 뽑혔을 때 자신은 왕이 될 만한 자격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행구 뒤에 숨었던 사람입니다.

이랬던 그가 왕이 되고 전쟁에서 몇 번 승리하자 교만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승리를 주셨는데 하나님께 승리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갈멜에 가서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하나님의 명령도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울은 하나님께 버림을 당합니다.

바둑의 고수인 조훈현 9단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수많은 바둑 고수들을 만나보았는데, 모두가 겸손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정상에 서기까지 다른 고수들에게 수없이 진 경험이 있었기에 결코 교만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 된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렵고 힘들었던 광야시절을 기억하면서 열매 맺게 하신 하나님께 겸손해야 합니다. 겸손하지 않고 교만하면 버림을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둘째,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허락하신 것은 나만 배불리 먹으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열매가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라고 주신 것입니다.

이스라엘에는 갈릴리 바다와 사해가 있습니다. 갈릴리 바다는 생명의 바다입니다. 갈릴리 바다는 헬몬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모이는 바다입니다.

갈릴리 바다는 이스라엘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 주고 요단강을 통해 사해로 흘러 들어갑니다. 물을 받아들이고 다시 내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어류가 갈릴리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사해는 죽음의 바다입니다. 사해는 갈릴리 바다에서 받은 물을 다른 곳으로 내보지 않습니다. 그대로 고여 있습니다. 고인 물은 썩게 됩니다. 그래서 사해는 죽은 바다입니다. 죽은 바다에는 물고기가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삶은 유통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았으면 나누어야 합니다. 받은 것을 움켜잡고만 있으면 안 됩니다. 나누면 더 부족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더 풍성해집니다.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잠 11:24)”.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축복해주시는 것은, 열매 맺게 하시는 것은 우리만 누리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함께 나누라고 주신 것입니다. 나눌 때 더 풍성해집니다.

셋째, 어려운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인생의 가을날 열매를 많이 맺었다고 기뻐하고만 있으면 안 됩니다. 거기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좋은 때도 언젠가는 지나가기 때문에 그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합니다.

불경기와 호경기는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호경기 때 다가올 불경기를 위해 어느 정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요셉은 7년 풍년을 맞이했을 때 7년 흉년을 대비했습니다. 풍년이 들었을 때 흉년을 준비하였기에 흉년을 이겨나갈 수 있었습니다.

인생에 열매 맺는 가을을 맞이할 때,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나눌 수 있어야 하고 어려운 때를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생의 겨울에 해야 할 일

마지막으로 우리는 인생의 겨울을 맞이할 때, 잘 견뎌야 합니다.

인생의 겨울도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인생의 겨울이 너무나 춥고 힘들더라도 그저 ‘지금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시간이구나’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인생의 겨울도 나의 인생에 한 부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생의 겨울은 너무나 춥기에 견뎌야 하는 시간입니다.

겨울이 되면 왜 나무가 나뭇잎을 떨어뜨리는지 아십니까? 날씨가 추워지면서 세포들의 활동이 약해져서, 식물의 뿌리에서 물을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합니다.

게다가 겨울에는 햇빛이 약해 광합성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식물에서 잎이 하는 가장 큰일이 광합성 작용인데, 겨울에는 광합성도 못하면서 잎이 물만 축내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겨울이 다가오면 나무는 나뭇잎을 떨어뜨려 버립니다. 인정사정 없이 아주 매정하게 버립니다. 이것이 나무의 겨울나기 지혜입니다.

경영학자인 윤석철 교수는 이렇게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이후에도 우뚝 서 살아가게 하는 나무의 벌거벗은 힘을 나력(裸力, naked strength)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나력은 견디는 힘입니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된 해에 남편을 병으로 잃고 넉 달 뒤에는 스물여섯 살 사랑하는 아들을 사고로 또 잃었습니다.

한 번은 잡지사 기자가 박완서 선생님에게 인터뷰 가운데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 그러한 고통을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고통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견디는 것입니다.”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지 않습니까? 인생의 겨울은 우리에게 고통입니다. 고통이기에 견뎌야 합니다.

인생의 겨울이라고 해서 우리에게 꼭 고통만 주는 것은 아닙니다. 박노해 시인의 《겨울 사랑》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하게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가지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인생의 겨울은 우리에게 고통도 주지만 따뜻함을 알게 해주는 계절입니다. 추위에 떠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계절입니다. 희망을 꿈꾸게 하는 계절입니다.

천국의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인생의 계절은 언젠가 끝나게 됩니다. 내가 이 땅에서 살아 숨 쉬는 동안은 끊임없이 인생의 계절이 반복해서 돌아가지만 나의 생명이 다하면 인생의 계절은 막을 내립니다.

이 땅에서 인생의 계절이 끝났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의 계절이 끝나면 우리는 또 다른 생의 출발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전 3:11)”.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기에 사람들은 죽음 너머를 생각합니다. 죽음 너머 세상에 대한 답을 얻은 사람도 있지만 답을 얻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죽음 너머 세상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자녀들을 위해 죽음 너머 천국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천국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천국은 인생의 사계절이 존재하지 않는 곳입니다. 천국은 눈물도 슬픔도 고통도 없는 곳입니다. 천국은 풍성함이 가득한 인생의 가을만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에서 인생의 시즌을 보내면 천국의 시즌을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인생의 계절 가운데 어느 계절을 보내고 계십니까? 인생의 봄을 보내고 계시다면 뿌리고 준비할 때입니다. 인생의 여름을 보내고 계시다면 쉼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인생의 가을을 보내고 계시다면 겸손해야 할 때입니다. 나누어야 할 때이고 어려운 때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인생의 겨울을 보내고 계시다면 견뎌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땅의 인생의 사계절을 통해 천국의 시즌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재영 대구 아름다운교회
▲이재영 목사. ⓒ크투 DB
이재영 목사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저서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 ‘희망도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