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고미숙의 글쓰기 특강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고미숙 | 북드라망 | 320쪽 | 15,000원

고난은 사람을 간절하게 만든다
바디매오의 절박함, 예수와 연결
연결은 생명으로, 구원까지 얻어

‘고난(苦難)도 유익’이라는 말이 있다. 왜 그런가? 고난을 통해 새로운 것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고난은 사람을 간절하게 만든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처럼, 고난에 빠진 사람도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린다.

디매오의 아들인 바디매오는 맹인이었다. 그의 고난은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예수가 지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간절히 외쳤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의 절박함은 예수님과 연결됐다. 연결은 생명을 낳았다. 그는 보게 된 것뿐 아니라 구원까지 얻고 집으로 돌아갔다.

교수 임용 좌절, 새로운 연결 가져와
전공 관계없이 공부 영역 무한 확장
비평가 활동으로 독설, 능력에 감탄

<고미숙의 글쓰기 특강>의 저자 고미숙은 강원도 정선군에 속한 작은 광산촌에서 자랐다. 가난했지만 공부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한 덕에 고전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그런 그녀에게 고난이 찾아온다. 교수가 되겠다는 꿈이 좌절된 것이다. 교수 임용에서 떨어졌다. 당장 살길이 막막했다. 공부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는데, 그것마저 할 수 없게 되었다. ‘박사 실업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고난은 새로운 연결을 가져왔다.

“교수가 되지 못했다는 건 전공을 중심으로 글쓰기를 생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때부터 내 공부의 영역은 무한 확장되었다. 서양철학, 포스트모더니즘, 뇌과학, 동양의학 등등”

교수가 되지 못했다는 고난이 새로운 공부의 세계로 연결시켜 주었다. 가장 큰 연결은 연암 박지원과 만남이다. 그녀는 비평가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독설을 쏟아놓는다.

그때 당시를 회상하며, 자신의 독설 능력에 감탄했다고 한다. “논쟁적 글쓰기를 할 때면 나도 모르게 정말 공격적이면서 독한 언어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논쟁적 글쓰기의 반응은 지독한 반발이었다. 독설은 독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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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연암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이런 식의 글쓰기를 그만하라는 메시지였다. 그는 말한다. 타인을 비판하는 것으로 명예를 얻는 것은 떳떳한 일이 못된다고. 그 말이 뇌리에 박히면서 비평이 재미없어졌다. 게다가 아무리 독설을 신랄하게 해도 상대방이 내 의견을 경청하거나 바뀔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독설은 독설로 돌아올 뿐, 효과 없어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글쓰기로 변화
글은 공격용 아닌 성장 위해 쓰는 것

그녀는 연암 박지원과 연결을 통해 새로운 글쓰기의 세계로 나간다. 그것은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글은 공격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성장을 위해 쓰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성장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글쓰기에 늦을 때란 없다.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루쉰은 마흔이 다 되어서 데뷔작을 썼다.

해적에게 붙잡혀 강제노동하고 비참한 생활을 하던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쓰려고 마음먹은 것이 쉰 일곱, 출판한 것이 쉰 여덟이다. 대니얼 디포는 <로빈스 크루소>를 쉰 아홉부터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 좋은 점, 늦은 때 없다는 것
글쓰기, 지금에도 나중에도 좋은 일
세상의 이치 터득, 노동이면서 활동

글쓰기가 좋은 점은 늦을 때란 없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글쓰기를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은, 청년에게 더 좋고 노년층한테도 좋은 그런 활동을 찾아 나서야 한다. 나에게는 이것이 바로 글쓰기다.

누구든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싶어한다. 나아가 지혜를 원하지 않는 이는 없다.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는 더더욱 없다. 그럼 그것을 가장 잘 훈련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글쓰기다. 글쓰기는 노동이면서 활동이고 놀이면서 사색이다.”

글쓰기는 언제나 할 수 있는 일. 늦은 때란 없는 일이란 뜻이다. 백수백세라는 말이 있다. 이제는 백수도 백 세를 사는 백세 시대다.

인생은 길다. 긴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길은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또한 좋은 글은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일이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좋은 일이 글쓰기다.

십자가 눈 산 눈보라 고난 영광 사랑 장엄 웅장
▲ⓒ언스플래시
백세 인생 지혜롭게 사는, 글쓰기
경쟁도, 특별한 재능도 필요 없어
죽을 때까지 가능한, 비전 있는 일

<고미숙의 글쓰기 특강>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이론편으로 글쓰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2부는 실전편으로 칼럼쓰기, 리뷰글 쓰기, 에세이, 여행기 글쓰기 강의가 이어진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그녀는 글쓰기 좋은 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누구와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지도 않다. 중년, 노년은 물론이고 죽음이 도래하는 그 순간까지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삶의 비전도 없지 않을까.”

고난은 새로운 연결을 만든다. 고미숙은 인생의 고난을 통해 글쓰기와 연결되었다. 글쓰기와 연결은 그녀에게 능력 있는 삶을 선물했다.

믿음은 연결, 연결할 때 생명 흘러
한 번의 실패, 인생 전체 실패 아냐
하나님과 연결될 때, 고난도 유익

믿음은 연결하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고난이 우리를 예수님과 연결시켰다. 고난은 하나님과 사람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연결할 때 생명이 흘러간다.

반대로 고난이 올 때 연결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세상과 문을 걸어 잠그고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한 번의 실패를 인생 전체의 실패로 여기며 모든 것을 포기한다.

고난이 누군가에겐 유익이 되고 누군가에게 비참한 실패로 끝나는 것은 연결의 유무에 있다. 연결되면 산다.

고난 중에 하나님과 연결되기를 바란다. 하나님과 연결될 때 고난도 유익이 된다. 하나님과 연결될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간절함을 갖고 하나님을 찾기 바란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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