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아냐, 파악 필요로 하는 상징 포함
예수님 믿는 믿음 있어야, 영적으로 보게 돼
하나님의 임재 전달, 특별한 광경 표현 의미

신현

신현

번 포이트레스 | 김귀탁 역 | 부흥과개혁사 | 549쪽 | 30,000원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불가시적인 분이다. 그러나 성경은 또한 인간에게 나타나심으로써 하나님이 자기 자신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사건들도 묘사한다. 우리는 상반되는 이 두 측면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가?”

하나님의 나타나심에 대한 성경신학, <신현>은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성경적으로 탐구하는 신학서적이다.

책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속 모든 ‘하나님의 나타나심(임재)’의 다양한 종류와 특징, 그리고 그에 대한 인간의 반응들을 신구약 성경을 통해 상세히 살펴보고 있다.

이를 통해 과학의 시대인 오늘날 하나님이 누구이시고, 우리와 어떻게 함께하시는지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단순한 신학 이론이나 주장을 넘어, 기독교인들에게 ‘지금 여기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신뢰하게 하는 것이다.

책의 제목 ‘신현(神現, theophany. 테오파니)’은 신학자들이 하나님이 인간에게 나타나신 사건을 묘사하기 위해 고안한 단어이다. 테오파니는 헬라어로 하나님(데오스)과 나타남(파이노)을 합성한 말로, ‘하나님이 나타나신 사건’을 가리킨다.

신구약 성경 속에서 하나님은 폭풍 한가운데, 불과 구름 속에, 때로는 사람의 모습으로 당신의 백성들에게 신현, 나타나셨다. 하나님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특정한 사람에게 임하셨다.

“현대인들은 신현을 겪는 인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자 애쓸 때, 신현 자체에 대한 묘사를 간과하기가 너무 쉽다. 신현은 수수께끼로 남겨져 있지 않고, 파악을 필요로 하는 상징을 포함한다. 더구나 좁은 의미의 신현은 구약 성경 전체에 걸쳐 흐르는 포괄적 주제인 하나님의 임재 주제와 관련돼 있다.”

물론 하나님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신 최고의 사례는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된다. “예수는 하나님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지적하신다(요 14:9). 예수를 본 자는 곧 하나님 아버지를 보았다.”

그러나 당시 예수님을 본 사람들이 다 믿은 것은 아니었다. “예수의 반대자는 육안으로 예수를 보았지만, 그들은 예수를 반대했고 예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예수를 육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예수님의 일 속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일을, 예수님의 말씀 속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을 보아야 한다.

결국 ‘보는 것’은 단순히 육적이 아니라, 영적으로 보는 것을 가리킨다.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 있어야, 영적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신현’의 중요성에 대해 △구약 시대의 한시적 신현을 통해 예견된 영속적 신현, 곧 그리스도의 인격을 중심에 둠 △요한계시록에 묘사된 하나님에 대한 마지막 환상에서 그 정점을 발견 △성경과 기독교 신앙의 하나님 중심 사상을 상기시키고 권장함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언약’이나 ‘구속사’, ‘하나님 나라’ 같은 대주제처럼, ‘하나님의 임재’라는 관점에서 성경 역사 전체를 바라볼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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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하나님은 성경의 모든 구절 속에 임하신다”며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31쪽)”이라고 말했다. ⓒ픽사베이

“하나님의 임재를 이해하게 되면, 역사의 포괄적 전개를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각자의 인생사와 이 인생사의 세부 사건들을 포함해 아주 작은 역사의 조각들까지 파악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세부 사건들에 하나님이 임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성경의 모든 구절 속에 임하신다.”

하나님의 임재는 신현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성경 모든 구절 속에 하나님이 임재하시기 때문이다. 신현이란, 하나님의 임재가 강렬한 형태로 일어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신현은 포괄적 주제인 하나님의 임재에 속해 있는 부주제와 같다. 동시에 강렬한 형태로 나타난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우리는 가장 넓은 의미에서 하나님의 임재의 의미도 많이 깨닫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주장을 통해 다소 신축성 있게 ‘신현’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신현은 하나님의 임재를 전달하는 특별한 광경이 동반된 하나님의 임재의 한 표현이다.”

이러한 현상에 함축된 의미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영속적 신현 자체인 그리스도의 사역을 통해 개인들에게 임하고 그 임재를 유지하신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그리스도를 믿는 각 사람의 거듭남을 일으키고 그들 속에 내주하도록 성령을 보내신다.”

‘하나님의 나타나심(신현)’이라는 주제 하나로 성경 전체를 엮어내는 저자의 뚝심이 돋보인다.

저자 번 포이트레스(Vern S. Poythress)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다시 시작,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남아공 스텔렌보스 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신약 해석학 교수로 40여년 봉직했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는 <하나님 중심의 성경 해석학(이레서원)>, <구속사적 관점에서 본 예수의 기적(새물결플러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