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요한복음 4장 28-30절

우물 한 방울 생수 구원 물줄기 청량
▲ⓒ픽사베이
주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생수를 전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물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영원한 생수를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수는 우리의 삶과 관련됩니다. 여기에 마시면 다시 목마르게 되는 욕망이라는 것과 삶의 진리를 대비시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는가장 중요한 삶의 의미와 관련됩니다. 이 배경을 중심으로 ‘여자가 물동이를 버려두고’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자신의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을 만났다

“여자가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에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이르되 나의 행한 모든 일을 내게 말한 사람을 와서 와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하니 저희가 동네에서 나와 예수께로 오더라(28-29절)”.

사마리아 여인은 물 길러 왔다가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로 달려갔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도록 행동하게 만든 요인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여인은 집에 불이라도 난 것처럼, 상상 밖의 돌출적인 행동을 했습니다. 예전에 춤바람이 한창이던 때에 장바구니를 팽개치고 춤추러 가는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의 행동은 그런 차원이 아닌 놀라운 변화의 모습이기에 주목되는 것입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요? 자신의 겉과 속을 환히 알고 있는 놀라운 분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여인의 눈에 비친 주님의 모습이 그녀를 그렇게 변화시킨 것입니다. 여인은 그런 주님을 처음에는 한낱 길 가던 유대인의 피곤한 나그네로만 알았습니다. 물 길을 그릇도 없는 주제에 생수를 이야기를 꺼낸 이상한 사람으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여인은 “당신이 야곱보다 크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리고 목 마르지 않는 생수에 대응해서 “그런 물을 내게도 달라”고 청탁까지 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과거의 남자 편력이 송두리째 드러나고 만 과정까지가 있었던 까닭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범상한 분을 만났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2. 나는 메시아를 만났다

28-29절에서, 사마리아 여인은 주제가 더욱 진전되며 자신의 존재가 점차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는 과거가 많다는 것이 탄로 나서, 그 곤경의 처지를 모면하고자 엉겹결에 예배 이야기를 꺼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주님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주면서, 신령과 진정의 예배라는 교훈을 하는 진지함을 보입니다. 그렇게 하다, 여인은 오시기로 약속한 메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주님은 이것을 의도하시고 대화를 이끌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인에게는 매우 자연스럽게 주제가 진전되기에, 유도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마 사마리아 여인은 모든 것에 범상한 것으로 보아서 어쩌면 지금 이 분이 혹시 메시아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메시아에 대한 주제를 꺼냈는지 모릅니다.

그러던 차에 메시아임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물 긷는 일보다도 더 급하고 우선할 일이 바로 메시야를 만났다는 것을 전해야 했습니다. 메시아를 만난 이 체험이 담대하고 활기가 넘치는 행동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여인의 행동하는 용기는 메시아 체험의 확신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는 체험의 확신이 사람을 변화시키게 된다는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3. 여러분도 메시아를 보러 오라

28-29절에서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습니다. 메시아를 진정으로 만난 벅찬 감격과 기쁨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이 여인의 행동은 소식을 단순히 전달해 주는 것으로 그치는 우편 배달부와는 다른 것입니다.

불가에서 마음을 닦아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견성(見性)에 이르는 과정을 소에 빗대어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검은 소가 하얀 소로 서서히 변해가는 열 단계의 심우도(尋牛圖)인데, 이 그림과도 다르다고 보아야 합니다. 오랜 시간이 아니라 메시아를 즉석에서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사마리아 여인이 메시아에 대해 막연하게 전해 들어서 알고 있던 차에, 실제로 경험했다는 뜻도 들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메시아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고, 그가 오시면 나의 형편이 나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오시면 자신의 문제만 아니라, 모든 민족의 문제가 말끔하게 정리되어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이 여인이 마을로 달려가서 전하는 것은 “내가 메시야, 즉 그리스도를 만났다”는 간증입니다.

이 여인이 전한 말은 “불이 났다”는 객관적 사건을 전하는 급보(急報)가 아닙니다. “네가 행한 모든 일을 내게 말한 사람, 바로 메시야가 맞다”는 경이로운 고백의 외침이었습니다.

메시아를 만난 이 여인의 속에서 솟아나는 영생하는 샘물을 야곱의 우물 물에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늘의 영광을 땅의 만족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가는 인생의 길에 채워도 채워도 다함 없는 욕망의 노예가 되지 마시고, 주님이 주시는 영원한 생수를 마시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영혼의 목마름을 해갈하는 우리가 되게 하소서, 삶의 의미를 충족하면서 살게 하소서, 더 나아가 영원한 생수를 마시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주님이 주시는 생수를 마시는 사람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