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민해방전선 최정훈 사령관
▲북한인민해방전선 최정훈 사령관이 북한 주민들을 위해 특별 제작한 노트텔을 소개하고 있다. 북한에 약 1만대가 반입되어 외부 정보 유입에 큰 역할을 했다.
북한인민해방전선 최정훈 사령관
▲북한인민해방전선이 북한에 한국의 드라마와 찬송가, 탈북민의 증언 등의 외부 정보를 담은 SD카드, USB 등 각종 기기들을 북한에 반입하는 과정.
북한인민해방전선(자유수호연합, 이하 북민전) 최정훈 사령관이 그간의 북한 자유화를 위한 활동 내역을 공개했다.

최 사령관은 제17차 북한자유주간 일정 중 30일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주제로 인터넷 방송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때 북한의 외부 정보 유입에 큰 역할을 했던 노트텔과 핸드폰 라디오 등의 반입 사실을 공개했다. 또한 반북(反北) 활동으로 인한 북한의 직접적인 협박과 테러 위협 사실도 알렸다.

北 내부 정보 능통… 코로나로 267명 사망 세계에 알려
외부 정보 유입에 큰 역할 ‘노트텔’, 북민전이 최초 공급

북민전은 2010년 설립 이후 대한민국의 안보와 북한의 자유화를 위해 자료를 구축해 왔다. 북한 내부 정보에 능통하며, 최근 북한의 코로나19 현황을 정리한 간부 대상 보고서를 입수, 4만8천528명의 격리자와 26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도 국제사회에 알린 바 있다.

최 사령관은 북한 양강도 출신으로 양강도 도당학교와 김일성 정치대학을 졸업하고 2006년 12월 탈북했다. 현 자유북한방송 국장이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북민전의 활동은 그간 업무의 특성상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다.

최 사령관은 “북·중 국경지대를 직접 다니며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깨우치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다”며 “장마당 세대의 등장으로 외부 정보 유입 효과가 커지고 있다. 북한 주민이 김일성 삼대 세습에서 벗어나고 70년간의 세뇌교육을 깨려면 외부 정보 유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중 큰 역할을 감당한 것이 중국산 EVD 플레이어 형태인 ‘노트텔’로, 한때 북한 주민에게 비밀리에 큰 인기를 끌었다. 오직 북한 주민들을 위해 특별 제작됐으며, CD 플레이어와 SD카드 슬롯, USB 포트가 포함된 형태로 북한에 약 1만대가 반입되었다.

전기가 부족한 북한 주민을 위해 단 9V 전압으로도 작동하며, TV 단자가 있어 중국 TV 채널도 시청이 가능하다. 러시아 월드컵 당시 많은 북한 주민이 이를 통해 월드컵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령관은 “노트텔을 북한에 최초 반입한 게 북민전”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은 CD와 USB를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담은 영상, 한국의 드라마, 음악들을 접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했다.

USB에는 찬송가를 넣는데, 일반 찬송가와 다르게 김일성 찬양 노래에 가사만 찬송으로 바꾸어, 북한 주민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고 상당한 파급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외부 정보를 접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북한 당국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 현재는 반입이 중단됐다.

북한인민해방전선 최정훈 사령관
▲북한인민해방전선이 보낸 USB를 통해 복음을 접하고 감사의 편지를 보내온 소식을 소개했다.
정보 유입용 핸드폰 라디오도 북민전이 자체 개발해 반입했다. 최 사령관은 “북한에서 라디오를 구입하면 27국에서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주파수를 납땜으로 고정해 조선중앙방송만 들을 수 있다. 고정 후 도장을 찍어 종이로 봉인한 뒤 구매자의 주소를 기록해, 불시에 검열해서 봉인이 떼어졌거나 주파수가 변경되었을 시 처벌한다”고 말했다.

북민전이 제작한 핸드폰 라디오는 전자식 주파수에 안테나와 이어폰 단자를 추가해, 비밀리에 외부 정보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SD 카드도 추가해 대한민국의 노래와 자유북한방송 등을 통한 탈북자들의 증언도 청취가 가능하다. 최 사령관은 “북한 당국의 제재에도 주민들은 외부 정보에 목말라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기나 USB, SD카드 등은 사탕이나 초콜릿, 초코파이 등과 같이 포장되어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반입된다. 중국에서 전달 상태를 점검하고 북·중 접경지역에서 직접 북한에 전달된다. 마지막에는 제품을 받은 북 주민들로 하여금 안전하게 받았는지 여부를 사진을 통해 전달받기도 한다. 최 사령관은 “검열을 담당하는 보안원이 몰래 집에 가져가 가족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 사령관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외부의 정보를 받아 북한 주민에 전파하는 일을 하는 북한 주민들은, 대한민국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들고 싸운 애국 국민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애국자 위의 애국자들”이라고 격려했다.

반입된 정보들을 통해 복음을 접한 주민들이 편지를 보내오기도 한다. 2015년 한 주민은 편지에서 “보내 준 성경의 말씀을 한 자 한 자 메모했더니 기적이 일어났다. 딸이 병에 걸려, 보내 주신 성경 말씀대로 잘은 모르지만 절박하게 기도했더니, 다른 아이들이 죽어갈 때 우리 아이만 유일하게 살아났다”고 소식을 보내오기도 했다.

협박 메일 IP, 北 최고사령부 속한 평양 룡성구역
2016년 정찰총국이 테러 지시… “신변 유의” 전달
문재인 정부 들어 탈북단체 인권 활동 모두 막혀
통일 주역 탈북민이 반탈북민 정책으로 온갖 수모

북한인민해방전선 최정훈 사령관
▲반북 활동으로 북한의 각종 위협을 받았다고 소개하는 최정훈 사령관. 2016년에는 북한정찰총국이 자신을 비롯한 주요 탈북 인사에게 테러를 지시했다며 신변에 유의하라는 서신도 전달받았다. 명지병원 모 교수의 카톡을 해킹해 접근한 사례도 소개했다.
이 같은 활동으로 북한으로부터 해킹과 각종 위협도 이어졌다. 그는 “한때 위협 메일을 받았는데 발신자 IP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나와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했더니, (최고사령부 등이 있는) 평양 룡성구역이었다”고 말했다. 2016년에는 남북하나재단으로부터 북한정찰총국이 자신을 비롯한 주요 탈북 인사에게 테러를 지시했다며, 신변에 유의하라는 서신도 전달받았다.

하지만 현 정권에서 대북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저희들의 인권 활동을 모조리 막았다.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 모아 준 돈으로 활동해 왔는데, 현 정부가 이런 기회를 막아 버렸다”고 말했다.

영상 말미에는 지난해 굶주림으로 사망한 탈북민 故 한성옥 모자를 소개했다. 탈북민들은 지난해 한 씨의 비참한 죽음을 알리고자 청와대 담장을 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현 정부는 북한 주민들과 대한민국의 3만4천 탈북민에는 관심이 없고 김정은에게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한 해는 탈북민들이 현 문재인 정권에 분노하며 울부짖었던 해였다”라며 “김정은 정권에서도 죽지 않고 잘 살아보려 사선을 헤쳐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한 탈북민들이, 현 정부의 반 탈북민 정책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굶어죽고 많은 수모를 받았다.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먼저 온 통일의 주역으로 살아야 하는데, 김정은 정권에 아부하는 문재인 때문에 투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