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하라
위드하라

김병원 | 쌤앤파커스 | 276쪽 | 15,000원

기러기도 서로 도우며 한 몸처럼 날아
인간도 공동체 떠나 혼자서 살 수 없어
혼자 가면 빨리, 함께 가면 멀리 간다

기러기들은 먹이와 따뜻한 땅을 찾아 4만 킬로미터를 날아간다. 혼자만 살기 위해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기 위해서 날아간다.

이들은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기 위하여 서로 돕고,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감당한다. 기러기의 편대 비행에서는 앞에 선 새가 가장 중요하다. 기러기들은 ‘홍크’, ‘홍크’ 라는 소리로 의사소통을 한다.

앞장 선 기러기가 ‘홍크’라고 외치면, 뒤에 있는 기러기들도 ‘홍크’라고 외치며 서로 격려한다. 앞장선 기러기가 지치면 다른 기러기가 앞으로 자리를 바꾼다. 뒤에 있는 기러기들은 힘을 비축했다 다시 앞으로 나선다. 기러기들은 따로 따로 날고 있지만 한 몸인 것처럼 날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보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다 연결이 되어 있다. 자연과 자연이 연결되어 있고, 자연과 동물이 연결되어 있다. 자연과 인간이 연결되어 있다. 동물과 동물이 연결되어 있고, 동물과 인간이 연결되어 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있다. 연결된 고리가 끊어지면 문제가 생긴다.

인간은 공동체를 떠나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사람 인(人) 자를 보라. 사람은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드셨다.

옛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계산적으로는 1+1=2이지만, 1+1=5가 될 수 있고 10이 될 수도 있고 100이 될 수도 있다.

인디언 속담에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다. 함께 가면 늦게 도착할 수 있지만 끝까지 갈 수 있다. 혼자 가면 외롭지만 함께 하면 외롭지 않다.

<위드하라>, 함께 가는 중요성 설파
왜곡된 자본주의, 해법은 협동조합식
함께만큼 강한 힘 없다, 리드보다 위드

<위드하라>는 함께 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는 책이다. 저자 김병원은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나주 남평농협 13대, 14대, 15대 조합장을 역임하고, NH무역 대표, 농협양곡 대표를 거쳐, 제23대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 책에서 협동조합의 경영 원리를 통해 협동조합과 기업 운영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을 제시한다.

각종 비리와 갑질 형태, 비윤리적 영업 관행 등 왜곡된 자본주의로 인한 고질적인 사회 병폐가 기업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지금, 자본이 아닌 ‘사람’ 중심의 ‘공동’가치를 실현해가는 ‘협동조합적 경영원리’를 해법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현 시대를 이렇게 분석한다. “똑똑한 한 사람이 지식을 독점하고 지배하던 시대는 끝났다.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 시대로 상징되는 오늘날은 필요하다면 누구나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그 정보를 토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과거 지배적 위치에서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기업도 같은 상황에 직면했다. 외부에서는 고객이 기업의 모든 행위를 주시하고 있고, 내부에 있는 직원들은 더 이상 윗사람들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현실에 마주한 것이다.”

함께 협동 with 위드 손 주먹 같이 협력 업무 비즈니스
▲ⓒ픽사베이
그는 이런 시대에 “함께 하는 것만큼 강한 힘은 없다”고 강조한다. 뛰어난 한 명의 ‘리드’보다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두의 ‘위드(With)’가 더욱 강력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 시대에는 협동조합이 가진 상생과 협동이 핵심 가치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공정함과 민주적 가치에서 탄생한 협동조합이 위기에 봉착한 기업과 개인에게 새로운 성장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통찰의 위드: ‘통찰’ 없이 ‘내일’ 없다

세상 일이 대체로 그렇지만, 계획대로 되는 일보다 되지 않는 일이 많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생각해 본다. 어떤 사람은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어떤 사람은 그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다.

원인을 찾는 이 상반된 태도는 꽤 큰 차이를 낳는다. 외부에서 찾는 이는 원인이 밖에 있으므로, 다시 똑같은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자기 의지로 원인을 통제하지 못해 실패를 반복한다.

반면 내부에서 그 원인을 찾는 이들은 그 과정에서 의지를 가다듬고, 가장 적합하고 엄격한 원칙들을 세워 개선해 나간다.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인류 최초로 남극점 정복에 성공한 로얄 아문센은 이렇게 말했다. “승리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지만, 사람들은 이를 행운이라고 부른다. 패배는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오지만, 사람들은 이를 불행이라 부른다.”

2장, 실행의 위드: ‘더딘 함께’가 빠른 길이다

러시아 출신 지리학자이자 철학자인 크로포트킨은 말했다. “자연의 거친 생존 투쟁에서 살아남은 종은 공격성이 가장 강한 부류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 돕고 힘을 합칠 줄 아는 종(種) 들이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상호적이고, 협동은 진화의 산물이다. 개체로서는 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 협동을 실천함으로써 거대한 집단을 이루고 문명을 만들며 진보를 이루어 왔다. 그리고 그 협동의 과정에서 새로운 시너지가 창출되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시너지’를 개인에게 득이 되는 것이 사람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문화라고 정의한 바 있다. 협동조합을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이다.

3장, 혁신의 위드: 타고 온 ‘말’은 버려라

단순히 망원경으로 달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달에 우주선을 쏘는 방법을 상상하듯, 한계를 월등히 뛰어넘는 발상을 가리켜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이라고 한다. ‘문샷 싱킹’은 ‘현대판 상상의 질서’이다. 인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한 모든 활동에 상상의 질서가 작용한다.

대담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기업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그들은 도전적이며 대담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방법에 얽매이지 않고, 점진적인 개선보다는 과감한 목표를 택한다. 문제를 공개하고 다양한 구성원들과 협업을 통해 해결을 시도한다.

멀리 보면 길을 잃지 않는다. 크게 보면 목표를 잃지 않는다. 먼 길을 향해 일단 발부터 내딛어야 한다. 무엇을 하든 그 가능성은 51대 49인 셈이다.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를 상상하지 말아야 한다.

4장, 가치의 위드: ‘당연한 것’이 위대한 것이다

공자는 제자 자로가 진정한 앎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앎이다. 진정한 앎이란 자기 자신이 얼마나 모르는지를 아는 것이다.”

진정 알고 있다는 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도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른다는 것을 알고 부족한 것을 채워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아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옮겨질 때 ‘아는 것’에 의미가 깃든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협동조합이든, 성공을 위한 비결은 ‘당연한 것을 잘하는 것’이다. 당연한 것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결국 망하게 된다.

인적 자본으로 결합된 협동조합 조합원이 조합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조합이 조합원과 조합의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다면, 협동조합의 가치는 상실되고 협동조합의 존재 가치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모든 경영체는 본질적 가치를 버리면 존재 가치도 함께 사라진다.

코로나19, 전쟁보다 더한 고통 가운데
그리스도인, 함께 아파하고 울어줘야
상대방 공감했으면, 배려하고 희생을


우리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전쟁보다 더한 고통 가운데 놓여 있다. 이 어려운 시기를 혼자 이겨나갈 수 없다. 함께 이겨나가야 한다.

바울은 이렇게 말씀했다.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고전 12:26)”,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

그리스도인들은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해야 한다. 아파하는 자들과 함께 아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주어야 한다. 함께 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함께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함께 하기 위해서는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공감해야 주어야 한다.

공감은 동정이 아니다.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대로 이해해 주는 것이다. 공감했으면 배려하고 희생해야 한다. 이런 말이 있다. “혼자 하면 영웅이 되지만 함께 하면 신화가 된다.”

그리스도인들은 위드(With)함으로, 영웅이 되기보다 신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이재영 목사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저서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 ‘희망도 습관이다’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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