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목사와 함께한 성경통독학교 수료생들.
▲최광 목사와 함께한 성경통독학교 수료생들.
4월 말의 어느 봄날, 남양주시 진접읍에 소재한 축복된교회(담임 이경신 목사)에 40여명의 성도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청년부터 중년까지 다양한 이들은, 북한 선교사인 최광 선교사(열방빛선교회 대표, 황금종교회 담임목사)가 20여년 동안 피땀 흘린 사역의 열매들이다.

최 선교사는 중국과 한국에서 ‘성경통독학교’를 통해 탈북민들과 24시간 숙식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그들을 기독교인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강한 용사로 양성해 왔다. 지금껏 그의 성경통독학교 수료생은 중국에서 80명, 한국에서 35명 정도다. 그 중 신학생은 10여명에 달하는데, 현재 총신대 내 탈북민 출신 신학생 중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의 제자라고 한다.

앞만 보며 내달리듯 사역해 온 최 선교사가 갑작스럽게 제자들을 불러 모은 것은 자신의 건강 때문이었다. 그는 “제가 20여년 동안 북한 사역을 했지만, 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인데 굳이 이런 모임을 할 필요가 있느냐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막상 건강이 악화되니, 천국 가기 전에 제자들 얼굴이 보고 싶더라”고 했다.

그는 “몸이 안 좋아서 진찰을 받아 보니 ‘신장이 6% 남았고, 투석하고 이식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요즘에는 이곳 남양주에서 요양하고 있다. 서울에선 숨도 잘 쉴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래도 이곳은 공기가 좋아서인지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영문도 모른 채 모임 통보만 받고 참석했던 제자들이 뜻밖의 비보에 충격을 받자, 오히려 최 선교사가 이들을 위로하고 다독였다. 그는 “오늘은 주님 안에서 완전히 자유한, 영적으로 회복되는 시간, 말씀을 통해 함께 하나님을 만났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서 교제하고 힘을 나누는 좋은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청소년·청년 시절 최 선교사를 만났던 초창기 멤버들은 벌써 중년이 돼 있었고, 청년들 중에서도 어느덧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과 함께 참석한 이들도 많았다. 이들은 각자의 파란만장했던 삶과, 방황하던 자신들을 붙들어 주고 이끌어 준 예수 그리스도와 최광 선교사에 대해 간증했다.

중국 성경 통독 2기생인 최원 목사는 “최광 목사님께 훈련받고 나서 사역하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감옥에서 고문받고 북송됐는데,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그 모든 과정들을 이기게 하셔서 다시 탈북해 한국으로 올 수 있게 하셨다”며 “지금은 남북 연합에 대한 마음을 주시고 그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모아주셔서,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1기생인 최금호 목사는 “성경 통독을 할 때 가장 아꼈던 김주복이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순교했다. 이 자리에 오니 그가 더욱 생각나 마음이 아프다”며 “저도 7번 붙잡혔는데 하나님께서 그때마다 피할 길을 내셨고, 최광 목사님을 만나 성경을 배운 뒤 여러 사정 때문에 갈라지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했지만 결국 예수를 믿게 됐다”고 했다.

김권능 목사는 “23살 때 최 목사님을 처음 만나 올해로 22년이 됐고, 8년 전 오늘 중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대한민국에 도착했다”며 “지금껏 순교한 이들도 많이 봤고, 하나님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든 때도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의 길을 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 은혜였다. 원래 시골에 들어가 세상과 동떨어져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보려 했는데, 최 목사님이 ‘그러면 불신자 된다’고 하셔서 신학교에 가게 됐고, 덕분에 이렇게 좋은 선배들과 동역자들을 얻는 복 중의 복을 받았다”고 했다.

이빌립 목사는 “성경통독반에서 배운 정신이 있다면 ‘(먹을 것이) 있으면 감사함으로 먹고, 없으면 주님이 기도하라고 하시는 줄 알고 금식하는 것’”이라며 “최 목사님은 후원해 주는 교회에서 선교 보고를 위해 우리를 촬영하려 하면 ‘탈북민들은 신변이 노출되면 안 된다’고 제지해 주고, 옷이나 신발 같은 물품들을 보내 주면 좋은 것들은 우리에게 다 양보한 뒤 본인은 가장 안 좋은 것을 가져가셨다. 왜 그러느냐 물었더니 ‘나는 중국 공안에게 붙잡혀 봐야 추방되면 끝이지만, 너희는 북한으로 끌려가니까 좋은 신발을 신어야 잘 도망갈 수 있지 않겠느냐’며 웃으셨다. 저만이 아니라 모두 그런 최 목사님의 사랑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목사는 “처음엔 최 목사님이 성경 100독을 하면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고 북한에 교회를 세울 수 있다고 하길래 저는 속으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고, 감옥에 잡혀 갔을 때 다른 팀장들은 다 기도하고 순교의 길을 갔지만 저는 신앙을 포기해서 살았고, 한국에 와서 최 목사님이 너무 가난하게 사는 것을 보고 왜 한국에서까지 가난하게 살아야 하느냐며 신학대를 안 갔고, 그러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신학대에 갔지만 그래도 안정되게 살고 싶어서 개척만은 안 한다고 버티다가 몇 년 전 개척했다”며 “20년을 돌아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넘어질 때마다 붙들어 주고 늘 그 자리에 흔들리지 않고 서 있어 줬던 최광 목사님 덕분”이라고 했다.

탈북민은 아니지만 북한 선교를 하고 싶어 성경통독학교 한국 1기를 수료했다는 김요한 목사는 “이들은 하나님께서 섭리 가운데 세우시고 성경 통독을 하게 하신 특별한 사람들”이라며 “주님 안에서 다 말씀으로 세워질 뿐 아니라 하나님의 일꾼으로 잘 준비돼서, 통일 후에 북한에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잘 세워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각자의 간증을 마친 뒤 최 목사의 건강과 북한 선교를 위해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최광 목사는 최근 신간 <내래 죽어도 전하겠습네다>(생명의말씀사)를 펴냈다. 탈북민 선교 실화 시리즈 <내래 죽어도 좋습네다>, <내래 죽어도 가겠습네다>, <내래 죽어도 순종합네다>에 이은 네 번째 책이다. 그 중 첫 번째인 <내래 죽어도 좋습네다>의 경우 무려 21쇄까지 인쇄됐다. 이전 책들 3권이 자신의 사역 간증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전략’ 쪽에 초점을 맞췄다. 출판사에선 “건강한 북한 선교 사역을 위한 최고의 길라잡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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