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고집이 센 아이들이 있다. 부모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고, 교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모나 교사에게 골칫거리로 간주되는 편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문제는 아동이 아니라, 그런 아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나 교사에게 있는 것이다.

그런 아동도 어떤 경우 말을 듣기도 하고, 예상을 뛰어넘어 기대 이상으로 착한 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집 센 아동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아동, 욕구불만이 많은 아동, 통제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이라는 특징이 있다. 고집이 센 아동은 다음 원인에서 이해해야 한다.

1. 심리적 억압의 상태

고집이 센 아동은 심리적 억압의 상태에 있다. 심리적 억압의 상태에서 아동은 자신을 스스로 방어하려는 태도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고집이 세다는 것은 자기 방어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심리적 억압은 심리적으로 있는 힘에 의해 눌리는 현상이다. 억압(Re-pression)이나 억제는 스트레스나 불안을 일으키는 생각이나 충동을 의식화시키지 않으려는 무의식적인 노력이다. 이는 뚜렷한 동기가 없는 나태한 태도와는 구별되기에 충동적이 될 수 있다.

억압을 많이 사용할 경우,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싫은 사람과의 약속 날짜를 잊어버리는 것이나 기억상실증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다만 억압을 아주 많이 사용할 경우, 고무풍선처럼 억압이 쌓여 폭발할 수도 있다. 억압의 시각에서 아동이 어떤 있는 눌리게 되면 생각이나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못한 행동은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일정한 방향으로의 고집을 보이게 된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아동은 때로 어른들의 평판은 좋은 편이므로, 대개 착한 아동이라는 표찰이 붙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는 그대로 아동으로 하여금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면 만사가 꼼꼼해 시간이 걸리는데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정리하는 데 돌리게 돼, 친구와의 교제나 아동다운 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이들은 교우관계에 마음을 쓸 시간이 없으며, 친구들에게도 어쩐지 교사의 조수 같은 생각이 들어 거리감을 가질 때문이다. 이는 아동의 사회성에 문제를 보이는 측면이다.

더구나 이런 아동은 자신에 대해 착한 아동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어, 때로는 칠칠치 못한 아동, 더러운 아동, 거친 아동에 대해 비판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동답고 활기찬 생활이나 야성미 넘치는 활동, 유머를 구사하는 아동이나 장난꾼들로부터 멀어지고, ‘착한 애이긴 하지만 재미가 없다’는 평을 듣게 된다. 한 마디로 인간미가 부족한 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들의 인간미 부족은 사회생활에 가장 큰 문제점이 될 수도 있다.

2. 욕구불만의 상태

고집이 센 아동은 심리적 욕구불만의 상태에 있다. 아동이 욕구불만 상태가 되면 고집이 세다는 말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아동은 자기 나름대로의 욕구를 갖고 있다. 이런 욕구는 부모들에게 합당하게 생각되는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그러나 아동의 욕구가 어떤 것이든, 욕구 충족은 아동의 마음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동의 욕구는 내면의 깊은 동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런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채 쌓이게 되면 정서의 순환을 막게 된다. 그 결과 아동은 부정적인 정서를 표출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야단을 치면, 아동도 남에게 야단을 치게 된다.

아마 이 아동이 소꿉장난을 하면 부부간 문제들이 그대로 노출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치원 교사들이 아동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흉내를 내는데서 모두 드러날 것이다. 이는 아동이 모두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부정적인 것을 쉽게 학습하는 원리이면서도, 이런 식으로 아동은 자신의 욕구불만을 해소하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아동의 지도뿐 아니라, 부모들이 경계하여 생활 태도를 고치는 것도 생각해야 할 일이다.

3. 열등감이 심한 상태

고집이 센 아동은 열등감의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아동에게 열등감이 심해지면, 타인에 대한 배려를 삼가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피해의식에서 비롯되는 행동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열등감은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심리적 평가이다. 자신의 능력이 타인보다 낫지 않다고 생각하든지, 아니면 자신의 존재가 타인보다도 못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다.

이런 열등감은 객관적 사실이나 상황과 상관없이, 스스로 느끼는 매우 주관적 측면이 강하다. 그러니까 자신이 못하는데도 별 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반면, 객관적으로 잘하는 상황에서도 상대적 비교를 통하여 열등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만이, 그리고 교사의 관심을 끄는 것만이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이겼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마음이 편하지 못한 경우는 경쟁심리에서 오는 불안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모든 정신적인 구조들은 경쟁의 영역을 맴돌고 있다. 그래서 어떤 목표를 세우고는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으로 인한 신경 과민에 걸리게 만드는 경쟁심을 갖게 되기에, 목표를 세우는 일은 끔찍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서로를 비교하게 마련인데, 비교하여 거기 이르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열등감을 느낀다. 이런 열등감은 더 많은 재능, 더 많은 소유, 더 많은 명성을 가진 사람 앞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고집이 센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