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목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민들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환경 속에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었다.

선거 결과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조국(曺國)의 비도덕적 삶을 옹호하면서 사경을 헤매던 여당이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국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밤낮없이 고군분투하며 대처하는 모습은 결국 국민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은 정치를 잘해서 선택한 결과가 아니라는 민심을 바로 읽어야 하는 겸허함 앞에 서야 한다. 여당의 총선 승리는 제1야당이 집권 여당을 견제할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지역 감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치 편향의 한계가 재현된 미완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보수 재건’과 ‘경제 실정’을 심판하자고 소리친 제1야당은 온갖 잡음 속에서 정책적 비전 없이, 그저 저희들이 정권을 잡겠노라는 식의 무모한 야욕만 드러냈다.

국민들에게 비춰진 제1야당의 모습은, 외형적인 모양만 바꾼 채 헤쳐 모이는 식의 오랜 파벌 다툼과 식상한 정치꾼들의 이기주의적 대립의 반복이다.

이런 제1야당에게 국정을 맡기는 것보다 차라리 좌편향화가 우려되는 여당의 독주를 국민 스스로 견제하는 것이 나을성 싶은 민심이 드러난 선거 결과이다.

더구나 ‘하나님도 나한테 까불지 못 한다’는 식의 농지거리를 서슴없이 내뱉던 한기총 수장(전광훈)의 막말은 신실한 기독교인들이 등을 돌리는 결과를 초래했고,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급진보수 세력들의 태극기 흔들기는 오히려 중도 세력들마저 집권 여당을 선택케 하는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국민들은 친목회 만들듯 창당(創黨)을 거듭하며 정당(政黨)을 옮겨 다니는 철새 정치꾼들을 요절시켰다. 이름만 들어도 식상한 구태 정치꾼들을 정치판에서 끌어내렸다.

이제 집권 여당은 어떤 걸음을 걸을 것인가. 웬만한 정책이나 입법을 단독 처리할 수 있고, 정치적인 반대 세력들을 일거에 제거할 수 있는 권한까지 지녔으니, 혹시나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달음박질을 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이제 집권 여당은 스스로 옷깃을 여미어야 한다. 집권 여당에 쓴소리를 해대는 언론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북한 정권의 무호한 호기를 초경계하는 기조 위에 대북 정책을 고심해야 한다.

부정 입시의 온상인 수시 제도의 비중을 예체능계에 한정하고, 정시 입학을 원칙으로 하는 입시 제도의 과감한 개편과 시각지대 없는 복지 정책의 실현을 세심하게 추진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를 탕진하고 있는 유명무실한 각종 위원회를 철폐하고, 통상적으로 고착화된 각종 명목의 연구비와 보조금을 축소하고, 혈세가 지급된 곳은 반드시 철저하고 엄중한 사후관리가 따라야 한다.

어디 이뿐이랴. 집권 여당이 할 일은 태산처럼 쌓여 있다. 그러나 자칫 정책들을 실천하는 열정적인 행보들이 실정이 되고 독선이 될 수 있는 거대 여당의 환경이다.

지나온 정권을 돌아보면, 언제나 간신들의 편향적인 목소리가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아 왔다. 현 정권 역시 가장 가까운 세력들이 국익을 훼손하는 정책이나 개인적인 비리를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있는 권력은 없다. 국민들은 알고 있다. 수양대군을 보위에 오르게 한 인물인 한명회(韓明澮) 역할을 지금 누가 하고 있는지, 어떤 측근들이 경제 실정을 야기시켰는지, 어떤 측근들이 대통령의 기대를 저버리고 비도덕적인 과오를 저질렀는지,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집권 여당은 국민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귀를 항상 열어놓아야 한다. 어떤 정책이라도 관철시킬 수 있는 집권 여당이지만, 여당의 스승은 여당이 아니다. 여당의 실세는 그들의 스승이 아니다. 여당의 스승은 국민이다.

하민국 목사
웨민총회신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