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 지형도 진보 좌파들의 압도적 우세로 변화
기독교 정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끝내 극복 못 해

 기독자유통일당 선거 개표 상황
▲(앞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기독자유통일당 성창경 대변인, 고영일 대표, 비례대표 1번 이애란 후보, 김문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여의도 당사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애란TV 캡쳐
기독자유통일당의 다섯 번째 도전마저 좌절로 끝났다. 기독자유통일당은 4월 15일 총선에서 불과 50만여표로 1퍼센트 후반대의 지지를 받으며 개표 초반부터 일찌감치 꿈을 접어야 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직전 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이라는 이름으로 도전해 역대 최고인 2.64%를 득표, 비례대표 당선자 배출에 필요한 3%에 불과 0.36%가 모자랐었다. 당시 또 다른 기독당이 0.54%를 기록, 합당만 이뤄졌을 경우 한국 정당사 최초로 ‘기독교 정당 국회의원’이 탄생할 뻔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독당이 사고 정당으로 처리되면서 기독자유통일당이 유일한 기독교 정당이 됐고, 여기에 광화문 애국세력 흡수, 스타급 정치인들 영입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대를 높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이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기독자유통일당 기자회견
▲기독자유통일당은 이번 총선에서 전 법무부장관이자 전 국정원장인 김승규 장로(우측에서 세번째)까지 선거대책위원장 겸 비례 후보로 영입하는 등 기세를 올렸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첫째는 보수 세력들의 위기감이 극에 달한 것이다. 주지하듯 기독자유통일당은 정치적으로는 미래통합당보다도 더 선명한 보수 우파 정당을 지향해 왔었다. 그런데 최근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보수 정당들의 지지율이 저조하게 나옴에 따라, 결국 보수 세력들이 기독자유통일당에까지 표를 나눠 줄 여유를 갖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독자유통일당은 그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현 집권 세력들을 규탄하는 이들이 결집한 광화문 세력의 적자임을 자부해 왔다. 광화문 세력이 정치세력화하며 창당한 자유통일당이 우리공화당과 합당했다가 노선 차이로 갈라선 뒤 다시 기독자유당과 사실상 합당하며 탄생한 것이 기독자유통일당이기 때문이다. 기독자유당과 자유통일당 모두 전광훈 목사(한기총 대표회장)가 산파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러나 심정적으로는 기독자유통일당을 지지했던 광화문 세력들도, 현실적인 고려 끝에 결국 실제 투표는 ‘미워도 다시 한 번’ 미래한국당에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초에 광화문 집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해 온 이들 중에서도 정치세력화에는 반대하며 순수한 시민운동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들도 적지 않았던 만큼, 이들의 표 역시 기독자유통일당을 외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는 우리나라 정치 지형의 변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성향은 보수 우파 쪽이 근소하게 더 많은 정도였으나, 그 판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로 급격히 바뀌더니, 이번 총선에서는 가히 보수 우파가 철저하게 몰락하다시피 했다. 이 같이 보수 우파의 전체적 파이가 줄어든 것은, 앞서 언급했듯 미래통합당보다도 더 선명한 보수 우파 정당을 지향해 온 기독자유당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해묵은 과제이자 근본적 과제로, 기독교인들 중에서도 기독교 정당에 대해 부정적인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기독교의 정치 참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이들 중에서조차, 기독교 정당에 대해서는 고개를 젓는 경우가 많다.

우리 국민들 사이에선 정치는 부정한 영역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데, 거기에 교회가 직접적으로 참여한다는 데 대해서는 익숙하지도 않고 거부감이 강하다. 더욱이 기독교의 이름을 내건 정당이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교회 전체에까지 치명적 피해를 준다는 의견도 있다. 전광훈 목사가 그 동안 20년 가까이 기독교 정당 운동을 하면서 그 같은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그 벽을 넘지 못했다.

넷째는 이은재 전 의원의 소위 ‘개불천 논란’이다. 미래통합당을 탈당한 뒤 기독자유통일당에 입당한 이은재 의원이 기독(개신)교, 불교, 천주교 3대 종교에 모두 관련돼 있던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샀던 것이다. 기독자유통일당 측에서 이 의원을 결국 공천 취소하긴 했으나, 이 사건은 기독자유통일당을 지지하던 이들에게까지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 줬다.

다섯째는 전광훈 목사의 부재다. 대한민국 기독교 정당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로서 기독자유통일당 선거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왔던 전 목사는 최근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옥중서신 등을 통해 계속 영향력을 발휘하려 했으나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던 듯하다.

이 밖에 기독교인들에게 확실히 각인될 만한 차별화를 하지 못한 점, 막말 논란과 각종 잡음 등으로 인해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진 점, 매주 계속되던 광화문 집회의 기세가 코로나19로 인해 꺾인 점 등이 패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