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 참여 기회 없이 ‘보는 예배’ 그칠 가능성
이것에 대한 좋은 해독제가 바로 ‘예전적 예배’
온라인 성찬? 다시 함께할 순간 위해 금식하면
예배 참여, 가정에서 미리 준비할 지침 필요해

문화랑 예배학 지도 그리기
▲문화랑 교수는 책에서 “각 교회가 드리는 예배 요소와 순서를 살펴보면, 그 교회가 예배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어떤 신학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크투 DB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 세계 창궐로, 교회는 ‘온라인 예배’라는 초유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위해 빠르게는 2월 말부터 시작된 ‘온라인 예배’는 사순절을 지나 4월 둘째 주 부활주일을 넘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비상상황’에 적실한 책이 마침 올해 3월 초 발간됐다. ‘한 권으로 예배학의 주요 주제들을 선명하게 설명하는 참고서’인 <예배학 지도 그리기>는 예배학이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예배 각 요소와 순서의 신학적 고찰과 이해, 예배의 역사, 예전과 신앙 형성, 세례와 성찬, 예배 기획, 세대 통합 예배 등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필요한 예배 관련 주제들을 망라하고 있다.

예배에 대해 성경은 ‘신령과 진정’이라는 큰 기준을 제시할 뿐, 그곳까지 나아가는 방법을 일일이 알려주진 않는다. 그래서 한국 모든 교회들이 각자 최선을 다해 예배드리지만, 그 모양이 제각각 조금씩 다른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 책은 예배학의 기본 토대를 닦아주면서, 예배를 잘 알고 준비해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하는 ‘목회자와 예배 사역자를 위한 예배 기획 지침서’이다.

책 출간을 맞아, 저자인 문화랑 교수(고신대)에게 코로나19 사태와 예배 관련 이슈들을 청취했다. 다음은 SNS 메신저로 진행된 문 교수와의 일문일답.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시작된 ‘온라인 예배’가 두 달째입니다. 예배학자로서 한 달간 지켜보신 소감과 함께, 잘 대처한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대다수는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입니다. 심각한 전염병이나 국가 비상사태를 경험하지 못한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세우는 지금, 한국교회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예배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를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성도일 뿐 아니라 이 세상 속에서 시민으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웃 사랑과 공공의 덕을 세우기 위해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부득이한 상황이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온라인 예배’에 대한 찬반 논쟁으로 교계가 시끄러웠고,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여기에 대한 논의들이 본격적으로 개진될 것 같습니다.

어떤 입장이든 신학적 대화의 자세가 성숙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비난의 수위가 지나치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차분하게 상호 간의 입장을 존중하며, 신학적 숙고를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안산꿈의교회 온라인예배
▲3월 15일 오프라인 공적 예배를 중단한 채 온라인 생중계를 위해 텅 빈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경기도 안산의 한 교회 ⓒ유튜브 캡처
-신앙 형성적 입장에서 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현재 온라인 예배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현장 목회자들로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습니다. IT 강국답게 개교회들은 빠른 시간 내에 온라인 예배 시스템을 구축하여 주일 예배뿐 아니라 주일학교, 수요 예배, 심지어 새벽 기도회까지 방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은 사회적으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당장 교회와 성도들에게 무슨 영향이 있을지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는 담임목사와 음악가, 소수 정예의 사람들이 준비한 콘텐츠를 성도들이 온라인을 통해 소비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능동적인 참여의 기회 없이 ‘보는 예배’로 그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청중의 수동성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공적 모임에 대한 중요성이 아무래도 이전보다 쇠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한국교회의 특유의 설교 중심적 예배 또한 성도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어오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현장성과 참여적 요소들이 존재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통해 참여자의 마음에는 콘텐츠의 비교를 통해 더 좋은 것을 찾게 되는 소비성이 심화될 것입니다. 더 좋은 음악, 더 좋은 설교를 찾게 되는 소비자 중심적인 영성이 자리잡게 되겠지요.

이것에 대한 좋은 해독제가 ‘예전적 예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면상 더 자세한 이야기는 저의 책 5장을 보시길 바랍니다(웃음).”

서울씨티교회 드라이브인 워십(드라이브인 처치) 예배
▲지난 3월 29일 ‘드라이브 인 워십(Drive In worship) 예배를 진행한 서울씨티교회에서 담임 조희서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서울씨티교회 제공
-‘온라인 성찬’에 대한 이야기까지 오가고 있습니다.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온라인 성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이미 2000년대 이후 온라인 예배에 대한 연구와 논쟁이, 2010년 전후로 온라인 성찬에 대한 논의가 개진되어 왔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공간적인 근접성은 없지만 시간적 동시성의 바탕 속에서 온라인 성찬의 가능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상황 속에서 과연 ‘온라인 성찬’ 문제를 논의할 자격이 있는 교단이나 교회가 몇이나 될까요?

1년에 주로 2회에서 4회 정도 성찬식을 하며, 설교 중심의 예배를 드리는 분위기가 지배적인데, 지금 ‘온라인 성찬’에 대한 논쟁을 제기하는 이유가 학자적 관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진정한 예배와 성숙에 대한 관심의 발로인지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 성찬’의 모습을 한 번 가정해 봅시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미리 준비한 떡과 잔을 컴퓨터 앞에 놓습니다. 그리고 집례자를 따라 떡을 먹고 잔을 마십니다. 굉장히 개인적입니다.

과학 기술이 더 발전하면 더 생생한 느낌을 강화하며 서로의 얼굴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린도전서 11장 말씀처럼 먹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함께 모이기 위해 서로를 기다려 주는 것(고전 11:33)’, 함께하는 그 순간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을 견디며 (성찬을) 금식하는 것이 교회 공동체에 더욱 덕이 되지 않을까요?”

사랑의교회 8일 온라인으로 주일예배 드리는 성도들
▲사랑의교회가 지난 주에 이어 8일도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렸다. 가정에서 온 식구가 함께 예배드리고 있는 모습. ⓒ사랑의교회 제공
-코로나19로 어떤 의미에서 가정 예배를 통한 ‘세대 통합 예배’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분위기를 예배당 예배 복귀 후에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말씀대로 코로나로 인해 가정에서 온 가족이 예배를 함께 드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린이 예배를 따로 준비하지 않은 교회에서는 전 세대가 온라인으로 성인을 위한 예배를 드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세대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물리적으로 여러 세대가 모여 있다 해서 자동적으로 세대가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세대가 진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예배의 언어, 예배의 요소들을 점검하고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담임목회자의 역량이 중요할 것입니다. 기도의 언어, 설교의 난이도, 어떻게 하면 들리는 설교를 할 수 있을까 등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성인 성도들도 함께 참여하는 아이들이 때때로 떠들거나 예배 분위기에 저해되는 일을 할 때가 있을텐데, 이것을 용납하고 환영하는 진정한 환대의 정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사랑의교회
▲성도들 사진을 붙인 채 온라인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사랑의교회
-예배를 ‘참석’만 하는 성도들이 훨씬 많은 실정입니다. 이들의 예배 ‘준비’는 어떠해야 할까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성도들의 능동적 참여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왔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예배에 참석하지만 수동적으로 앉아만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일방적인 예배, 듣기만 하는 예배가 아니라 쌍방향적 예배, 참여하는 예배가 되도록 진지하게 현재의 예배를 돌아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 다음에는 성도들 편에서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해외 교단 예배서(Book of Worship)들을 보면, 주일 예배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들이 첨부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어떻게 미리 예배를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이 필요합니다. 한 예로 세대 통합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다면, 교회에서 가정 예배와 주일 예배, 교회 교육을 통합적으로 연결시키는 자료를 매주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가정에서 지난 주에 들었던 말씀을 점검하고 찬양을 복습할 수 있습니다.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다가오는 주일의 본문을 미리 읽어보고, 부를 찬송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작은 준비가 주일 예배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지면상 한 가지 예만 말씀드렸지만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6장 ‘예배와 기독교 윤리’에서 민중신학으로 사회 개혁을 언급한 부분은 다소 올드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하하. 그 챕터의 핵심은 결론 부분에 있습니다. 정치적 예전 신학(Political liturgical theology)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한국 컨텍스트 속에서 민중신학과 정통 신학의 장단점을 비교한 것이지요.

하나님의 초월성과 내재성이 조화된 예배의 요소와 순서가 결국 성도들의 마음 속에 변화를 일으켜, 사회의 변혁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결론에서는 예전학계의 아주 최신 작품인 베른트 베네베치의 글을 인용하면서, 예배와 기독교 윤리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예배학 지도 그리기
-여러 면에서 열악한 작은 교회들의 ‘예배 기획’에 대한 꿀팁이 있으시다면.

“사실 한국교회 대부분은 규모가 크지 않고, 일반적으로 예배 기획을 위한 인적 자원과 역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어렵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저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고 봅니다. 첫째로 교단 차원에서 예배 기획을 위한 예배서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북미 많은 교단들은 예전예식서를 넘어선 예배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절기와 다양한 상황에 맞춘 기도 예문과 예배 형식에 대한 다양한 팁이 담겨 있습니다.

둘째로, 예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예전적 예배를 접목하는 것입니다. 물적·인적 자원이 풍성한 대형교회의 예배 스타일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바른 예배 신학의 바탕에서 성도들의 능동적 참여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예배가 가능합니다.

미국 루터교회의 경우 약 300만명 정도의 신자가 있다고 하지만, 각 개체 교회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교단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여기에 대해 연구를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각 교회 예배가 초대교회 예배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한 가지만 언급해 주세요.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모토는 범교단적 관심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초대교회의 예배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고, 당시 지역별로 예배의 형태가 달랐기 때문에 ‘초대교회 예배의 어떤 점을 배우자’고 말하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초대교회는 어떤 예배군(liturgical family)에 속하였든지, 모이기에 힘쓰는 예배 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환난과 핍박 속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을 사모하는 마음이 탁월했습니다.

물론 지금의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이것을 그대로 적용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코로나19가 멈춘 이후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분명 코로나가 교회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온라인 상황을 경험하다 보니 현장 예배가 갈급하게 느껴진다는 성도들도 있지만, 이 모든 상황이 종식되면 분명 신앙 습관에 미치는 악영향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회의 예배가 어떻게 하면 보다 초대교회같이 공동체성을 강화할 수 있을지, 온라인에서 누릴 수 없는 매력과 장점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인지 시급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교수님이 생각하고 추구하시는 ‘예배론’ 또는 ‘가장 바람직한 예배’란 어떤 것인가요.

“저는 성경에 충실한 삼위 하나님 중심적 예배가 가장 이상적인 예배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 예배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혁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균형이 중요합니다. 균형이 무너진다면 소비자 중심적인 예배의 형태가 되거나, 생명력과 활기를 상실한 예배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평생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입니다.”

문화랑 교수는 미국 칼빈 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에서 개혁주의 예배학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존 위트블리트(John Witvliet)에게 석사 수업을 받으며 예배학의 기초를 공부했고, 시카고 개릿 신학교(Garrett Evangelical Theological Seminary)에서 어니스트 바이런 앤더슨(E. Byron Anderson)에게 예전신학, 성례신학, 예전적 교리 교육, 예전과 윤리 등을, 잭 시모어(Jack Seymour)에게서 기독교 교육 역사와 신앙 발달 이론, 실천신학 방법론 등을 각각 배웠다.

<예배학 지도 그리기>는 문화랑 교수가 12년간 진행했던 예배학 연구의 성과물이다. 그는 저서로 ‘Engraved upon the Heart’와 <예배, 종교개혁가들에게 배우다(CLC) 등을 썼다. 현재 고려신학대학원 예배학 교수로 섬기고 있으며, 북미 예전학회(NAAL) 정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내 예배학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그 동안 Doxology, Christian Education Journal, Australian Journal of Liturgy 등 해외 유수 저널에 글을 기고했으며, 2015년에는 세계적 신학 저널인 Worship에 예배와 사회 윤리의 관계성에 대한 논문을 등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