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성 세바스티안 교회
▲성세바스티안 교회의 고난주간 행사 모습. ⓒ페이스북
스리랑카 성세바스티안 교회 말콤 란지스(Malcolm Ranjith) 추기경은 TV로 전한 부활주일 설교를 통해, 작년 부활절에 교회를 상대로 자살테러를 일으킨 자들을 용서한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각)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의하면, 란지스 추기경은 “우리는 우리를 파괴하려고 했던 원수들에게 사랑을 주었다. 그들을 용서했다”고 말했다.

란지스 추기경은 “그들 안에 예수님을 향한 분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테러 공격으로 가톨릭 교인들만 죽은 것이 아니라 불교인, 힌두교인, 무슬림, 기독교인들도 많이 죽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4월 21일 부활주일을 맞아, 소수 스리랑카 기독교인과 외국인을 겨냥한 연쇄 테러가 8차례 발생해 약 290명이 희생됐다. 부상자는 450여명이었다.

당시 부활절 행사가 진행 중이던 콜롬보의 성안토니오 가톨릭교회를 시작으로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성세바스티안 가톨릭교회, 동부 바티칼로아 지역 시온 복음주의 교회, 콜롬보의 5성급 호텔인 상그릴라 호텔, 시나몬그랜드 호텔, 킹스버리 호텔, 콜롬보 남부 데히왈라 동물원 인근 게스트하우스, 가정집 등 4개 도시에서 거의 6시간에 걸쳐 8차례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테러가 발생한 이후 스리랑카 경찰은 13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극단주의 단체 내셔널 토우히드 자마트(National Thowheed Jamath)에 충성을 맹세한 자들로,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서 훈련받은 자가 최소한 1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IS는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었다.

미국과 인도 정보기관은 작년 4월 초 스리랑카 정부에 교회를 상대로 한 대규모 테러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스리랑카 기독교인들은 지역의 이슬람 공동체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데, 두 소수 민족 모두 변방의 불교 극단주의 단체들로부터 공격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유엔 종교자유특별보고관 아흐메드 샤히드(Ahmed Shaheed)는 테러가 발생한 이후 스리랑카를 방문했다.

아흐메드 특별보고관은 중간 보고서에서 “이슬람 공동체와 새로운 기독교 교회들은 특히 다양한 학대와 폭행 등에 직면했다”면서 “예배 중단, 예배당 훼손, 성직자에 대한 물리적 폭행, 협박, 지역 사회나 성직자에 대한 집단 폭력, 교회나 모스크의 등록 요구, 예배당 사용 제한, 장례와 관련도니 종교 의식 방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밝혔다.

아흐메드 특별보고관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최근 보고서를 발표하며, 정부는 이 같은 종교 관련 폭력의 발생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