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3억원 모금해 구호 지원금과 900교회 3개월 월세 집행
국내외 개미군단들이 적극 나서고 비기독교인들까지 동참
제비뽑기로 피지원 교회 선정… 교단·인맥 초월한 ‘통큰기부’

이찬수
▲이찬수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자립교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자, 주요 교단과 교회들이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이 바로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다.

분당우리교회의 ‘월세 대납 운동’이 특별한 이유 첫 번째는 그야말로 엄청난 규모다. 분당우리교회는 지난 3월 초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구호 특별헌금’ 모금을 시작하고 3월 15일부터 이것을 ‘미자립교회 월세 대납운동’을 위한 헌금으로 전환하기로 했는데, 마감된 4월 8일 금요일까지 무려 총 32억 8천만여원이 모금됐다. 교회 측에선 당초 3억원에서 5억원 정도를 예상했었다고 한다. 모금액 중 약 9억원은 이미 코로나19 구호 지원금으로 집행됐고, 나머지를 미자립교회들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자격 기준은 당초 월세 70만원 이하의 교회에서 100만원 이하의 교회로까지 확대했는데, 총 5천여 교회가 신청했다. 이찬수 목사는 종려주일 설교에서 약 770 교회에 70만원씩 3개월간의 월세를 대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예상보다도 늘어난 모금액에 따라 총 900곳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기로 했다. 월세 지원을 신청했으나 제비뽑기에서 뽑히지 못한 나머지 4,100여 교회에도 20만원씩 상품권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금액만 해도 8억 2천만여원에 달한다.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 통합과 합동이 교단 차원에서 모금한 미자립교회 월세 지원금이 총 수억원대인 것과 비교해 보면 그 규모가 더욱 두드러진다.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가 속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의 지원 규모도 약 12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는 소위 개미군단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누군가 거액을 헌금했다기보다, 수많은 이들의 소액 헌금이 모여서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찬수 목사는 이에 대해 “사실 이 헌금이 우리가 자랑할 내용이 아니”라며 “이것은 1만 6천여 건이 모인 개미 군단의 것이다. 전국 교회에서, 그리고 해외에서도 동참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는 비기독교인들까지 동참했다고 한다. 이 목사는 “한 초신자와 대화하다가, 예수 안 믿는 사람들도 이 헌금에 동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안 믿는 지인이 ‘나도 어려운 교회 돕는다길래 동참했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보고했다.

셋째는 특정 교단이나 인맥에 얽매이지 않는, 그야말로 ‘통 큰 기부’라는 것이다. 분당우리교회는 예장 합동 교단에 속해 있지만, 이번 월세 대납 운동에는 이를 초월해 모든 교단 소속의 교회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을 확대했다. 단, 제출서류에 소속 교단과 노회의 증명서와 추천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분당우리교회 측은 900곳의 피지원 교회를 ‘제비뽑기’로 선정했으며, 이번 주까지 지원금 전달을 완료할 계획이다. 인맥에 얽매이지 않고, 심지어 이 목사 자신도 선정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없었던 셈이다.

분당우리교회와 이찬수 목사는 이번 월세 대납 운동을 이례적이다 싶을 정도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이 목사는 그 이유에 대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에게도 알려서 독려하는 것이 그 이상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많은 수의 교회들이 지원한 데 대해 “이렇게 어려운 상황의 교회들이 많다는 것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는 교인들에게 “작은 교회들이 불쌍하기 때문에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하면 큰일난다고 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는 그 분들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겨야 한다”며 “많이 지친 상황인데, 처음 주신 그 꿈을 마음 벅차게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하면서 섬겨야 한다. 이것이 사명자의 자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