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이우 목사
▲한복협 회장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담임). ⓒ김신의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이하 한복협)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두 달 만에 재개됐다. 10일 개최된 이 모임에서는 참석자들이 출입 시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손소독 후 입장해 각 장의자에 1명씩만 착석하도록 했다.

한복협 회장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담임)는 “두 달간 모임을 갖지 모했다. 이제 다시 모임을 시작하면서 방역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코로나가 빨리 끝나는 것과 고통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더 순결해지고 간절해지고 진실하게 되면 새로운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될 줄 믿는다. 부활절에도 교회마다 방역을 잘해서 예배를 드리면 좋겠다”고 했다.

교만을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 꿇어야

발표에 앞서 진행된 기도회에서는 유관지 목사(한복협 감사, 북녘교회연구원장, 용산감리교회 원로)가 ‘끌어내려지다’(오바댜 1:3~4)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세계는 그동안 교만에 스스로 속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의 교만을 깊이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유 목사는 “오늘은 그리스도의 고난일(성금요일)이다. 코로나 사태로 예배당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여러 활동이 중단되는 고난을 겪고 있다”며 “설교는 본문과 상황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라는 상황을 크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이 사태에 담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 때문에 타격을 심하게 받은 것이 바로 교회”라며 “앞서 말한 예배당 예배 제약과 활동 중단뿐만 아니라, 정통 교회가 이단과 한 묶음이 되어 비난받고 인식이 나빠졌다. 행정당국은 ‘교회당 폐쇄’, ‘잠정 폐쇄’도 아니고 ‘교회 폐쇄’ 같은 극단적 말을 거침없이 한다. 교회의 대응도 무기력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했다.

한복협
▲한국복음주의협의회 4월 기도회 및 발표회 현장. ⓒ김신의 기자

유 목사는 “이 사태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지 못해 답답한 가운데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았다. 중국, 한국, 일본, 미국,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너무 교만했다는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 사태는 교만을 여지없이 깨뜨려주고 있다”고 했다.

유 목사는 “1960년대에 오바댜서를 가지고 설교하는 일이 많았다. 소련의 우주선 발사 때문이었다. 이 일은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소련은 이를 무신론 교육에 활용했다”며 “오바댜서에서 하나님은 ‘네가 독수리처럼 높이 오르며 별 사이에 깃들일지라도 내가 거기에서 너를 끌어내리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라고 하신다. 세계와 교회는 교만하고 안일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땅에 끌려내려졌다. 진지한 겸허와 성찰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 무릎 꿇어야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이 사태의 교훈을 찾기를 겸손의 모범을 보이신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고 했다.

이어 이윤희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전 한국군종목사단장)와 원성웅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기감 서울연회 감독)가 한국교회와 나라, 고난받는 선교지, 코로나 사태 극복과 4.15 총선을 위해 기도했다.

4월 발표회 주제는 ‘21세기 고난받는 선교지 실태와 대책’으로, 한정국 목사(한복협 선교위원장, 전세계한인선교기구연대)가 사회를 맡고, 김성태 교수(총신대 선교학,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이사장), 김충만 선교사(합신 세계선교회 총무)가 각각 ‘21세기 고난받는 교회의 실상과 한국 교회의 선교 사명’, ‘신종교조례 시행 이후 중국 교회의 박해 상황과 기도제목’을 발표했다.

고난 속에 성장한 기독교, 전화위복하실 하나님

김성태 교수는 “신앙적 활동이 위축됐지만, 고난받는 교회에 대해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며 “다시 초심을 회복하고 하나님 앞에 영적으로 새로워지고 준비되고 전화위복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김성태 교수
▲김성태 교수(총신대 선교학,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이사장)가 ‘21세기 고난받는 교회의 실상과 한국 교회의 선교 사명’을 제목으로 발표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김 교수는 “중국 우한은 특별히 교회가 고통당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가정교회를 무너뜨린 일을 주도한 공산당의 서기가 먼저 코로나에 전염돼 죽었다. 중동에서 제일 많이 코로나가 퍼진 이란도 기독교를 심하게 핍박하는 곳이었다. 이곳에 예수 믿는다는 이유로 감옥에 들어간 교인이 많았는데, 인권 기구들이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코로나에 취약하다’고 해서 수천 명의 기독교인이 풀려났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제일 고통받는 곳은 교회다. 독재정부, 종교주의, 민족주의, 특정 이데올로기에 광분하는 등 여러 이유로 기독교가 핍박당하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또 기독교인이 고난받고 있다”며 “특히 북한 선교가 타격을 받고 있다. 북한이 완전히 봉쇄됐다”고 했다.

그는 “메르스와 사스 때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며 “그러나 그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다. 고난의 행군 때에도 추방된 기독교인을 도울 통로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열렸다.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인이시기에, 이번에도 하나님의 심판을 경험하고, 동시에 복음이 막히지 않고 그분의 백성을 돌보시고 보호하실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또 “72년간 김일성보다는 김정일이, 김정일보다는 김정은이 기독교에 대해 더 핍박했다. 북한 내부에서는 구소련 공산당이 무너진 이유를 분석한 문서에 기독교인의 침투에 대한 경계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탈북했고, 그 중 한국에 정착한 수가 3만 4천, 중국에는 10만이 넘는다. 지금도 목숨을 걸고 탈북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 중 신앙을 가지게 된 북한 주민들이 신앙을 갖고 북한으로 들어간 수가 적어도 7만이다. 탈북자 출신의 교회가 수많은 소그룹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의 기독교인이 지상에서 거의 사라질 뻔했는데 지금 9천만이 있고,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 모토를 부르짖고 있다”며 “이슬람 신정 정치 가운데 교회 핍박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고, 장로교 총회장, 감리교 총회장, 세계적으로 알려진 목사님들이 순교하고 암살당했으나, 이란은 20만에 불과했던 개신교인의 수가 비공식적 수효지만 현재 최소 90만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무슬림 배경 기독신자(Moslem-Background Believer) 운동’이 일어나, 90만 중 50만 정도가 무슬림 출신 기독교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신교회는 어려운 상황 속에 성장을 이루었다. 하나님께서 뚜렷히 보여주시는 소망이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빈곤했던 한국의 교회는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해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경제적으로도 부강하게 됐다. 한국교회가 전 세계 연약한 지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고난받는 교회를 섬기는 영적 전쟁의 최선봉에 서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가 가진 것으로 그들의 연약함을 채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고난받는 교회를 튼튼히 세움으로 그분들이 그리스도의 부활 능력을 힘입어 분연이 이러한 하나님의 큰 군대를 이루어 세계 복음화에 매진할 것”이라며 “선교적 사명감을 가지고 고난받는 교회와 교인을 섬겨, 그리스도의 재림을 영광 중에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영적이고 근본적인 싸움, 성경적 삶을 살아내는 것이 과제

김충만 선교사는 “중국은 자국 국민의 종교 자유를 법적으로 인정하지만, 이는 사회주의 체제를 넘지 않는 범위를 말하며 개인의 종교와 신앙 활동의 자유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기독교에 대한 핍박이 강하다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자유와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종교조례가 종교 통제를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전의 기독교 박해가 직접적 박해·핍박 양상으로 나타났다면, 지금은 이전의 양상과는 다르다”며 “자국민 보호와 사회 질서 유지 명목으로, 사회주의에 부합하지 않으면 암암리에 소외하는 형태로 핍박이 들어오고 있다. 핍박이 평온해 보이는 가운데 삶의 현장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김충만
▲김충만 선교사(합신 세계선교회 총무)가 ‘신종교조례 시행 이후 중국 교회의 박해 상황과 기도제목’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신의 기자
이어 “2018년 9월 베이징 대형 도시 가정교회 시온교회의 건물 폐쇄와 재산 압수, 교회 간판 철거, 김명일 목사 출국 제한이 이루어졌고, 2018년 12월 쓰촨성 청두에 있는 이른비언약교회 신자 100여명과 왕 목사를 국가 전복 혐의로 체포했고, 공안은 성도들의 자택을 급습해 150여명을 연행하고 심문했다”고 했다.

또 “같은 달 광동성의 역사 깊은 가정교회 따마잔교회도 4000여권의 신앙 서적과 재산이 압수됐고, 신종교조례 위반 혐의로 예배활동 중지 명령이 있었다. 따마잔교회는 삼자 가입을 거부하며 20년간 수감 생활을 한 고(故) 린시엔까오 목사가 목회한 교회로, 2000년 롱구이리로 이전해 광조우 종교국, 통전부와 원만한 관계를 가지며 활동했던 교회였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은 중국식 사회주의에 부합하는 기독교, 새로운 신학적 토대 위에 중국 기독교 건설, 중국 문화에 부합하는 중국인민의 기독교 등 2022년까지 기독교의 중국화 작업을 가속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삼자교회에 감시카메라 설치, 활동에 대한 정기적 보고 뿐 아니라 예배 시 국기 게양, 국가 부르기, 신종교조례학습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내 한국 선교사에 대해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정확한 통계를 선출하기 어려우나, 50%의 선교사가 철수하고 새로운 사역지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임이 불가하고, 4~5명씩 장소를 바꿔가며 주중에 모였던 것도 코로나로 인해 전혀 모일 수 없고 언제 재개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두려움과 공포를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고 자선을 베푸는 성도들이 있음이 전해진다. 또 성도들은 회개 기도를 통해 신앙의 순결함을 간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사회주의가 변하지 않는 이상, 지도자가 바뀌어도 현재와 같은 핍박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중국이 개방됐다고 생각하지만 근본이 변하지 않았다. 장기간의 준비를 해야 한다. 중국의 기독교 핍박은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이고, 지금은 그 근본이 더 강화되고 있다. 눈에 보이는 핍박과 고통을 넘어선 영적이고 근본적인 싸움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한다”며 “결국 현재 있는 고통을 피하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신자의 삶을 성경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며 살아낼지가 중국교회가 가진 과제다. 핍박에 회유하는 것이 아니라 참고 견디는 신실한 신앙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시적 방법론적 도움이 아니라 진리 위에 반석 위에 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도하고 돕는 것이 우리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