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선포하는 국가기도의 날
▲오는 4월 10일 성금요일, 서울기독청년연합회(이하 서기청, 대표: 최상일 목사)의 주관으로 “국가 기도의 날”이 열린다. 서기청 회원들을 포함한 약 180여명의 기독청년들은 이미 지난 1월부터 “그리스도의 계절”이라고 명명한 100일 릴레이금식기도회를 진행해왔다.

오는 4월 10일 성금요일, 서울기독청년연합회(이하 서기청, 대표 최상일 목사) 주관으로 “국가 기도의 날”이 열린다. 참여하는 청년들과 교회들은 이날 하루 금식에 동참하며 기도에 전념하고, 저녁 9시에는 극동방송(FM106.9Mhz)을 통해 온라인 기도회를 올려드린다. 사실 서기청 회원들을 포함한 약 180여명의 기독청년들은 이미 지난 1월부터 “그리스도의 계절”이라고 명명한 100일 릴레이금식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적 금식기도의 의미

기독교인들에게 정기적인 금식은 신앙생활을 위해 필수적이다. 금식은 우리를 “스스로 괴롭게(레23:27)”하여 인간의 죄를 기억하게 하고, 우리로 “자기를 부인하는(마16:24)” 제자의 길을 걷게 하며, “육신의 것이 아닌 영의 일을 생각(롬8:5)”하게 한다. 육신의 한계를 절감하며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분의 전적인 주인 되심을 고백하는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날을 정해 금식하며 기도하는 것 또한 그 국가의 근본 정체성과 태도에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그것은 왕이나 정부가 그 국가의 주권자가 아니라, 그 어떤 권력보다도 “위에 계신(롬13:1)” 창조주 하나님이 국가의 주권자이심을 인정하고 선포하는 것이다. 인간은 창조주가 각자에게 부여하신 생명권과 자유권과 소유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를 수립하고 정부에게 막강한 권력을 내어주지만, 우리는 너무나 자주 그 권력을 우리의 주인으로 착각하고 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민 개개인은,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더더욱, 국가보다 위에 계신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해야 하고 국가를 하나님보다 두려워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단체나 교단 차원에서 여러 차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의 날을 열어왔지만, 이번에는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차원에서 국가금식기도의 날을 선포하는 의미가 뜻깊다. 먼저 작년 말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전염병이 한국을 지나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이제는 미국과 유럽을 휩쓸며 희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종교를 떠나 사실 누구라도 “하나님을 알만한 양심(롬1:19)”을 가진 인간이라면 겸허히 두 손 모아 엎드려 기도하지 않을 수 없는 간절한 상황이다.

두 번째로 특히 한국에서는, 정부의 편향적 조처와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로 인해 마치 교회가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인 것처럼 곡해되면서 교인들의 신앙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도 10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면서 교회의 모임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결코 한국처럼 교회나 특정 종교를 표적 삼아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미국은 가장 먼저 카지노와 술집 등의 유흥업소를 폐쇄했고 또 식당과 쇼핑몰 등의 영업을 제한했다. 교회의 예배모임은 이후 50인, 10인 이상의 모든 모임과 외부활동 자체를 금지하면서 자연히 제한된 것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식당 등의 업소는 여전히 제한조치가 미흡한데 비해, 교회에는 공무원들이 줄자와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와서 예배를 방해하기까지 하고 있다. 교회와 성도들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정부에 의해 신앙의 자유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를 절감하고 깨어 기도하며 분별해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이번 기도의 날은, 닷새 후인 4월 15일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좌우되는 매우 중요한 총선을 앞두고 있다. 이번 21대 국회는 목회자와 성도의 입을 막는 차별금지법 제정이나 낙태죄 법조항 개정 등, 기독교적 가치관 수호와 직결된 매우 중요한 입법안들이 상정될 예정이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정체성을 훼손하려는 국내외 세력에 맞서 더욱 치열한 싸움을 치러야 할 때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바른 가치관을 가진 정치인이 선출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현재 국가 상위의 창조주를 인정하는 나라가 될지, 아니면 정부가 하나님의 자리를 빼앗아 차지하는 바벨탑이 될지, 그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기도로 건국되고 지탱되는 미국

포지계꼭에서 워싱턴의 기도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 중 포지계곡에서 눈 위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를 미국 역사의 가장 숭고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자유민주공화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은, 국가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금식을 동반한 기도로 겸허히 국가보다 큰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기적적으로 돌파구를 찾아왔다.

사실 미국인들은 심지어 국가가 되기 이전부터 전국단위의 금식기도의 날을 선포한바 있다. 미국인들이 영국군을 상대로 독립전쟁의 첫 총성을 울린 지 3개월만인 1775년 7월, 그들은 이 전쟁이 사람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싸움임을 깨닫는다. 필라델피아 대륙회의에 모인 13개 미국 식민주 대표들은 7월 20일 목요일을 “겸비와 금식과 기도의 날”로 선포한다. 미국이 국가차원에서 최초로 내린 결의는, 하나님 앞에 겸허히 엎드리겠다는 이 선포였던 것이다.

당시 매사추세츠 주 대표 존 아담스는 당시 주일에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금식기도의 날에 참여했다고 기록했다. 종교나 교단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미국 시민들이 일상을 멈추고 금식과 기도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1년 후인 1776년 7월 4일, 미국은 독립을 선포한다.

이후 1797년 2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아담스는 독립전쟁의 혈맹이었던 프랑스와의 전쟁을 맞아 건국 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게 된다. 그는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선포한 11월 “감사의 날(Thanksgiving Day)”에 더해, 4, 5월 중에 열리는 “금식과 간구의 날(National Day of Fasting and Prayer)”을 선포한다. 국가보다 상위에 계시고 모든 인간사와 국사의 주인 되신 창조주 하나님께 올리는 간구 없이는 국가운영과 안정이 불가능 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4대 대통령 제임스 메디슨 이후 (1815년~) 매년 기도의 날을 선포하는 전통이 끊기고, 이후 미국인들의 양심은 무뎌지게 된다. 미국인의 도덕은 하나님을 인정하는 신앙에서 비롯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양심이 무뎌진 미국인들은 급기야 1854년에 북부에서도 노예제 허용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캔자스-네브래스카 법안’을 통과시킨다. 사람중심의 ‘민주적’ 다수결로 창조주가 모든 인간에게 주신 천부인권을 거스르게 된 것이다.

결국 노예제로 인한 분열로 내전(남북전쟁)을 맞게 된 미국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통해 다시 국가보다 큰 하나님을 인정하며 하나님께 엎드린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3월, 링컨은 그해 4월 30일을 “국가 겸비와 금식과 기도의 날”로 선포하고 11월의 “감사의 날”도 아예 법으로 못 박는다. 미국 동전에 “In God We Trust(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라는 문구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다. 고전하던 북부군은 “기도의 날” 직후 일어난 일련의 기적적인 반전을 통해 전쟁의 승기를 잡고 결국 2년 만에 미국 전역에서 노예를 해방시키게 된다.

이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4월, 빌리 그래함 목사의 제안으로 트루먼 대통령은 아예 “국가 기도와 묵상의 날”도 연방 공식기념일로 못 박아 11월 “감사의 날”처럼 매년 대통령이 날을 정해 선포하도록 의무화했다. 빌리 그래함이 당시 “국가기도의 날”의 법제화를 제안했던 이유는 한국전쟁에서 미국과 공산권과의 대립이 해결책이 없는 교착상태에 빠져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 1년이 지나지 않아 스탈린이 사망하면서 휴전협정은 급진전을 이루게 된다.

자신은 기도의 힘을 믿는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8년 5월 그의 임기 중 마지막 “기도의 날”을 앞두고 트루먼 대통령의 법안을 한층 더 강화해 매년 5월 첫째 주 목요일을 “국가기도의 날”로 제정했다. 대통령이 임의로 국가 기도의 날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고정된 국가기념일을 정한 것이다. 이때부터 매년 5월 첫째 주 목요일이 되면 대통령의 “기도의 날” 선포와 함께 국가차원의 공식 기도행사가 열리고 있다.

레이건은 미국 역사의 가장 숭고한 장면을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 중 포지계곡에서 눈 위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 모습은 “스스로의 용맹함과 선함에 의존하는 것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과 그들의 아버지 되시고 보존자 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하는 것을 아는” 미국인들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위대한 이유는 미국 자신보다 더 위대한 하나님을 믿는 것을 국가의 기초로 삼았기 때문이다.

미국을 본받아 기도로 시작한 대한민국

1948년 5월 10일 사상 첫 총선을 통해 선출된 한국의 국민대표들은, 31일 제헌국회 첫 모임에서 이승만 초대의장의 제안을 통해 기도로 시작했다. 이승만 초대의장은 다음의 발언으로 제헌국회 첫 회의를 열었다. “대한민국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가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나 사상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누구나 오늘을 당해 가지고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이라고 우리가 자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승만은 이미 오래전 한성감옥에서, 국가든 사람이든 자신보다 높은 도덕 질서(하나님)를 인정할 때만이 “두려운 마음으로 죄를 짓지 못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착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독립정신)”는 통찰, 즉 “신앙 없이 도덕이 있을 수 없고 도덕 없이 자유가 있을 수 없다(토크빌)”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의 원리를 깨달았다. 레이건이 말했듯이, 우리나라도 “하나님 아래 있는 나라(nation under God)라는 것을 잊는다면, 우리는 그냥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나라 (nation gone under)가 될 것”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통해 대한민국은 미국과 같이 창조주 하나님을 국가보다 위에 두고 시작한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다. ‘국가기도의 날’은 다름 아닌 이 창조질서에 입각한 국가원칙을 재천명하는 것이다. 하나님 없이 대한민국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 사람의 힘으로 지켜내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것, 대한민국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두 손 번쩍 들고 고백하는 것이다.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신 이번 성금요일, 다시한번 하나님을 국가의 주인으로 선포하자.

조평세
트루스포럼 연구위원
보수주의 블로그 『SamizdatKorea.org』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