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 해냄 | 260쪽 | 16,500원

세계 부러워할 정치 민주화 이룬 대한민국
‘30-50 클럽’ 7개국 중 하나로 성장했지만
자살률 가장 높고 국민들 불행 날로 커져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안의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우물 안 밖을 나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우물 밖을 보고서도 우물 안에 머무르는 어리석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원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공부만 하면 어떤 나라든 그 나라의 역사와 경제와 문화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다. 우물 안의 불행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나라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할 정치 민주화를 이루었다. 경제성장도 이루었다. ‘30-50 클럽’ 국가에 들었다. ‘30-50 클럽’ 국가란 1인당 국민 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가 5천만 명 이상인 나라를 의미한다.

이 그룹에 들어간 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국가밖에 없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이다. 이런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불행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이탈리아 철학자 프랑코 베라르디는 <죽음의 스펙터클>이라는 책에서 한국 사회의 특징을 네 가지로 이야기 했다. ‘끝없는 경쟁, 극단적 이기주의, 일상의 사막화, 생활 리듬의 초가속화’.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다. 세계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다. 세계에서 노동자의 죽음이 가장 빈번한 나라다.

대한민국 아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아이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다. 세계에서 모두가 모두를 가장 불신하는 나라다.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독일과 비교하며 ‘한국형 불행’ 근원 분석
정상이라 생각한 많은 것들에 근본적 회의
다른 형태의 삶, 행복할 권리 있음 깨달아

여기에 대한 답을 김누리 교수는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김누리 교수는 이 책에서 독일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면서, 우리나라의 기만적인 정치 지형부터 경제, 교육, 분단 체제까지 거대한 늪에 빠진 ‘한국형 불행’의 근원을 파헤친다.

저자는 중앙대 독일유럽학과 교수이며, 독일 유럽 연구 센터소장이다. 또한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jtbc ‘차이나는 클래스’에서 강연을 통해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책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는 그 방송에서 내용을 풀어쓴 강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독일에 유학을 가서 독일 사회를 보며, 서서히 우리 사회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다. 살인적인 경쟁과 승자 독식의 정글 속에서 불행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우리의 삶이 무언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는 것, 우리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다른 형태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 우리도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해 온 많은 것들이 혹시 비정상이 아닌가’라는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되었고 그에 대한 답을 찾게 된 것이다.

1. 독일의 거울에 비춰본 한국 민주주의
정치 민주화 됐지만, 일상 민주화 부족
모든 억압 혁파하는 68혁명 없었기 때문
민주주의, 체제 아닌 삶 대하는 태도 문제
어디서나 주장 펼치고 타인의 의사 존중
불의한 권력 저항하는 ‘강한 자아’ 가져야

이 책에서 저자는 크게 두 가지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째, ‘독일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본 한국의 민주주의이다. 저자는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국인들은 정치의 광장에서는 부당한 국가 권력에 맞서 자기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지만, 일상의 공간에서는 공개적으로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정치의 민주화는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일상의 민주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이다.

이제 광장 민주주의는 일상 민주주의로 확장되고 심화되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삶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실천해야 한다. 한국은 정치 민주화는 이루었지만 사회 민주화, 경제 민주화, 문화 민주화는 전혀 이루지 못했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온전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원인을 한국에 68혁명과 같은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68혁명은 1968년 5월,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일어난 거대한 변혁운동에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의 핵심적인 구호는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이었다. 파리에서 시작된 68혁명의 불길은 베를린, 로마,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등 서구 세계를 휩쓸더니, 당시 냉전 체제 하에서 ‘철의 장막’이라고 불리던 거대한 이념의 장벽까지 뚫고 동유럽으로 번져갔다. 우리의 이웃인 일본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왜 갑자기 모든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외치는 목소리가 세계적으로 터져 나온 것일까? 결정적인 역사적 계기는 바로 베트남전쟁이다. 젊은 세대들이 베트남 전쟁을 보면서 미국에 대해 도덕적 충격을 느꼈다. 미국과 소련 간의 핵무기 경쟁을 보면서, 부조리한 세계를 체험하였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 전체를 부정하고 기성 가치 전체를 회의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들은 기성 세대가 만들어 놓은 가치 질서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결국 기성 세대가 이루어 놓은 것은 기실 거대한 언약의 체제이고, 이것을 혁파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이라는 68혁명의 핵심 구호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68혁명이 일본에까지 도착했지만 우리나라에는 닿지 못했다. 그 이유는 우리 정부가 철통 방어를 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반공 국가였다. 68혁명이 반공 국가 대한민국의 철통 방어망을 뚫지 못한 것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이 온전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자신이 민주주의자가 되지 않는 한 한국의 민주주의는 결코 안정적으로 뿌리 내리지 못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민주주의는 정치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삼권분립과 대의민주주의를 신봉한다고 다 민주주의자가 아니다.

민주주주의자는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타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강한 자아’를 가진 자이다.”

2. 대한민국의 부조리 이유, 남북 냉전 체제
통일보다 냉전 극복, 평화 체제로 전환해야
민족 이성에 눈뜬 새로운 평화 시대 열어야
①양국 체제론: 독일과 오스트리아 방식
②국가 연합체: 동·서독처럼 1민족 2국가
③연방제: 사실상 통일에 가장 가까운 것

둘째, 이 책에서는 남북통일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대한민국이 기형적인 국가, 부조리한 사회가 된 것은 남한과 북한의 냉전 체제라고 말한다. 곧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통일이 아니라, 냉전 체제의 극복이라는 것이다. 냉전 체제를 빠른 시일 안에 평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 문제와 관련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족 이성’의 관점에 서는 것이다. 냉전의 광기에서 벗어나는 것, 강대국의 대리인 구실에서 탈피하는 것, 진영 논리보다 민족의 현실을 중시하는 것, 이것이 민족 이성이 우리에게 요청하는 것이다. 이제 냉전의 광기에 눈먼 기나긴 적대의 시대를 마감하고, 민족 이성에 눈뜬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

공작
▲영화 <공작>은 남북 정치지도자들 사이에서 희생되는 개인의 삶을 그렸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한국 위정자들은 흑금성 사건과 같은 불행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북측의 진정성 어린 변화의지를 확인하고 대북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통일은 천천히 해도 된다고 말하지만, 만약 통일을 이룬다면 그 방식은 대체적으로 세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양국 체제론’이다. 각각 두 개의 서로 다른 나라로 인정하는 것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생각하면 쉽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같은 게르만 민족이지만, 서로 전혀 다른 국가다. 상호 대사관도 두고 있고 완전히 서로 ‘외국’이다. 이것을 양국 체제라고 한다.

둘째, ‘국가 연합체’다. 동서독 간의 관계를 생각하면 된다. 이를 보통 ‘1민족 2국가론’이라고 하다. 독일어로는 ‘독일 내 관계(innerdeutsche Beziehungen)’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는 서로를 국가로서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외국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독일인만의 특수한 ‘내부 관계’라는 것이다. 그래서 동서독은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았고, 대사관을 두는 대신 상주 대표부를 두고 교류했던 것이다.

셋째, ‘연방제(Federation)’이다. 통일에 가장 가까운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하나의 국가가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이상한 나라 된 것, 기독교 책임도
역사 주관자 하나님, 국가 흥망성쇠도 주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 제 역할 감당 못한 탓

대한민국이 이상한 나라가 된 데는 기독교의 책임이 크다. 저자는 우리나라에 68혁명이 닿지 못해서 온전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역사의 주관자가 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이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셨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했다면 대한민국이 이렇게 불행한 나라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대하 7:14)”.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회개하고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면, 죄를 사해 주시고 이 땅을 고쳐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우리는 나라를 향해 비난하기 전에, 먼저 그리스도인으로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끊임없이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평화로운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재영 목사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저서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 ‘희망도 습관이다’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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