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 넘치는 교회의 4가지 기초
생기 넘치는 교회의 4가지 기초

윌리엄 보에케스타인, 다니엘 R. 하이드 | 조계광 역 | 개혁된실천사 | 224쪽 | 12,000원

미국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 존 맥아더 목사는 20대 초반에 담임목사로 청빙되면서 신학교에서 여러 교리와 설교학을 배웠지만, 성경이 교회에 관하여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충분히 가르쳐주는 책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금은 교회론 관련 책이 많이 있고, 여러 조직신학 교재에서도 교회론을 다루며, 마크 데버는 거의 대부분의 책을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저술하는 등 많은 자료가 있지만, 불과 50년 전인 1970년대만 해도 교회론을 가르치는 책들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아이러니한 것은 풍족한 교회론 서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윌리엄 보에케스타인과 대니얼 R. 하이드가 쓴 <생기 넘치는 교회의 4가지 기초>와 같은 교회론 서적이 필요한 이유는, 실제 교회가 성경의 교회론을 충실히 따르는 데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성경에 기록된 영적인 자격 조건을 만족시킨 사람을 교회가 공적으로 세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듭난 적이 없는 사람이 신학교와 목사 고시를 통과하여 자격증을 취득하듯 목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취업에 성공한다.

복수 장로가 함께 팀 리더십을 통해 교회를 운영하는 것이 신약 교회의 원리였지만, 실제로는 중앙집권적인 권력을 담임목사가 쥐고 교회 전체를 쥐락펴락하기도 한다.

오늘날 교회는 왜 성경이 말하는 교회,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떤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셨는지 아는 일에 관심이 부족할까?

어쩌면 종교개혁 시대, 체제와 기관으로서 가톨릭 교회가 운영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혹은 전통적으로 해왔던 교회의 관습이나 문화가 너무 고착되어 굳이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처럼, 오늘날 교회가 그 틀과 정치, 전통에 의해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부르짖음에 무감각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모두 목사이다. 윌리엄 보에케스타인은 미시간 주 칼라마주에 위치한 임마누엘 펠로우십 교회의 목사, 대니얼 R. 하이드는 캘리포니아 주 오션사이드에 위치한 오션사이드 연합개혁교회 목사이다.

특히 하이드 목사는 퓨리탄리폼드 신학교에서 조직신학과 선교학을 가르치며 개혁교회와 예배 관련 서적을 10여 권 저술했다. 두 사람은 실제 목회 현장에서 교회를 인도하고 먹이는 일을 하면서 쓴 이 책의 목적을 “교회론(교회에 관한 성경적인 교리)의 기본으로 되돌아가도록 인도하는 데 있다(11쪽)”고 분명히 밝혔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보에케스타인과 하이드는 네 가지 범주를 사용한다. 첫째로 교회가 무엇인지 규명하는 정체성의 범주, 둘째로 교회의 인도자가 누구인지 밝히는 권위에 대한 범주, 셋째로 교회가 어떻게 연합해야 하는지 일치를 추구하는 범주, 마지막으로 교회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따져보는 교회의 활동이라는 범주이다.

저자들은 “교회의 정체성과 권위와 일치와 활동에 대한 대답을 찾는 일은 견고한 건물의 기초를 다지는 것과 같다(15쪽)”고 말했다. 부록에 실린 ‘개혁교회 정치의 기본 원리’를 참고하면 책 전반에서 이들이 다루는 내용의 핵심을 얻을 수 있다.

<생기 넘치는 교회의 4가지 기초: 건강한 교회 생활의 개혁된 실천>은 복잡한 논의를 세세하게 다루는 책이 아니다. 앞서 저자가 밝힌 네 가지 범주로 구성된 책은 각각의 범주를 짧고 명료하게 설명한다.

가령 정체성은 1장, 권위는 2-3장, 일치는 4-5장에서 다루고, 교회의 활동을 총 6장에 걸쳐 가르침, 예배, 예배 실천, 증언, 증언 실천, 회개로 각각 제시한다. (교회의 활동을 단순하게 구분하면 가르침, 예배, 전도, 권징,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마이클 호튼이 후기에서 평가한 것처럼, 이 책은 “교회론에 관한 학술 논문도 아니고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관한 낯익은 ‘방법론’을 다루고 있지도 않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교회의 정체성과 예배와 조직과 사명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명확하게 제시할 뿐이다(192쪽)”.

그래서 짧고 명료한 설명 안에는 성경의 참고 구절과 그 의미 설명으로 충실히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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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저자들이 관심이 있는 것은 어떻게 하면 사람이 더 많이 모이고 운영이 잘 되는 교회 조직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성경의 청사진에 맞춰 건축된 교회를 세울 것인가에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교회가 무엇인지 배우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성경적인 리더십을 다룰 때 장로, 감독, 청지기라는 다른 표현으로 교회 리더를 묘사한 것의 의미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2장).

또한 장로와 집사의 일을 구분하지만 두 집단이 함께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력한다는 것을 저자들은 강조한다.

저자들은 교회의 일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회가 다른 교회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 하는 문제가 한 교회 속에 신자들이 다른 교회 속한 신자들과 관계 맺는 방식에 구체적 지침을 제공한다고 믿는다(67쪽).

책에서 저자들은 교단, 연맹체, 네트워크라는 교회 일치를 추구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지칭하는 용어를 평가하고, 성경이 교회 간의 일치를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또 실제로 일치를 추구할 때 얻을 수 있는 유익(이견 처리, 상호 교제, 재정 지원, 복음 사역 촉진, 조언 제공 등)과 한계들을 설정한다(지역 교회의 자치권을 제한하는 수준, 어느 범위까지 일치를 볼 것인가 등에 관한 한계).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교회의 활동 범주에서 나타난다. 각 장마다 제공되는 ‘생각해볼 질문’을 사용해 교회 공동체 혹은 일치를 본 교회의 구성원이나 인도자가 함께 모여 논의한다면, 책이 제공하는 유익을 더 풍성히 누릴 것이다.

거의 번역이 되지 않았지만, 생각해볼 질문과 함께 제공되는 ‘추가적인 읽을거리’도 유익하다.

저자들은 특히 교회의 활동 중 예배에 관하여 독특한 자료를 제공한다. 바로 개혁주의 예배의 순서와 그 의미이다.

이들은 예배란 하나님과 교회가 나누는 대화라고 보고, 하나님이 교회에게 하시는 말씀을 예배로의 부름, 하나님의 인사, 율법 낭독, 사죄의 확신, 성경 낭독, 설교, 축도로, 교회가 하나님께 말하는 부분을 묵도, 맹세, 죄의 고백, 찬양, 신앙 고백, 기도로 분류했다.

예배 형식에 차이가 있는 독자도 있겠지만, 풍성한 개혁교회 예배의 의미를 각자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과제를 주는 것 같다.

보에케스타인과 하이드가 신경을 쓴 부분 중 하나는 교회의 전도이다. 이론과 실제를 각각 9장과 10장에서 다루는데, 전도나 선교 활동에 교회가 재정적으로 참여하거나 관계적으로(파송, 교제) 혹은 기도로 참여할 것을 권면한다.

회중의 전도 전략에 있어 ‘끌어들이는 유형’, ‘성육신적 유형’, ‘태만한 유형’의 구분은 흥미로우면서도 용이했다. 오늘날 많이 꺼리는 교회의 권징을 11장에서 빼먹지 않고 다룬 부분도 이 책의 장점이다.

개혁된실천사에서 꾸준히 개혁신학을 성경적, 전통적으로 입증하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제시하는 귀한 책들을 출판하는 것이 참 반갑고 기쁘다.

지금까지 나온 책들도 교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책들이었지만, 보에케스타인과 하이드가 쓴 이번 책이 모든 개혁된 실천사의 책의 목적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내 교회를 세우리라”고 하신 말씀에 책을 읽는 독자들이 머리로만 이해하고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회 안에서 실천하여 신약 교회 원리에 따라 교회를 이루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그래서 교회가 정말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는 세상 가운데, 그리스도의 교회를 온전히 세우기를 바란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