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라이트 박사.
▲톰 라이트 박사. ⓒSNS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 신학대학원 교수인 톰 라이트(N.T. Wright) 박사가 이 사태가 하나님의 징벌 혹은 계시인지에 대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말라고 지적했다.

라이트 박사는 최근 타임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어리석은 자들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왜 이런 벌을 내리는지’ 우리에게 말할 것이 틀림없다. 벌 또는 경고라는 식으로 말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수 세대에 걸쳐 합리주의를 수용한 문화에서 나오기 쉬운 반응”이라고 밝혔다.

이에 라이트 박사는 “합리주의자들은 설명을 원하고, 낭만주의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싶어한다”면서 “그러나 아마도 우리에게 둘 중 어느 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한탄’(lament)이라는 성경의 전통을 회복하는 것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트 박사는 ‘한탄’에 대해 “사람들이 ‘왜?’라고 물어도 대답을 얻지 못할 때 일어나는 반응”이라면서 “우리가 죄와 실패에 대한 자기중심적인 근심에서 벗어나 세상의 고통을 바라볼 때 도달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편 전체에서 고통과 고난은 일관된 주제이며, 비록 마지막에 희망이 종종 나타나지만 대부분 어둠과 절망 속에서 시작되고 끝난다”면서 “사도 바울은 성령께서도 우리와 함께 신음한다고 말한다. 성경에는 하나님 역시 탄식하신다고 기록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이에 라이트 박사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모든 일에 차분하고 어떠한 문제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기를 좋아한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제대로 보는 성경이 아니”라고 밝혔다.

라이트 박사는 “우리 영혼의 탄식은 하나님의 존재와 치유, 사랑이 깃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행동, 새로운 희망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내에서도 많은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Durham)시 제1침례교회 앤디 데이비스(Andy Davis) 목사는 라이트 목사의 이 같은 기고문에 대해 언급하면서 “성경이 대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우리에게 실제로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다른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하나님은 ‘알파와 오메가, 처음과 마지막, 시작과 끝’(계 22:13)이시다”면서 “하나님은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인류 역사의 복잡한 이야기를 계획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가 미래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려주셨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