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아직 만개는 아니지만, 이미 주변에 활짝 핀 벚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벚꽃이 햇빛 받아 찬란히 빛나지 않아도, 그 벚꽃 밑에 사람들이 웃고 떠들며 환한 얼굴로 무엇인가 감격적 표정을 짓지 않아도, 봄은 이미 우리 앞에 다가와 있고, 우리 가슴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아까워 가슴 시려합니다. 잃어버린 화사한 벚꽃의 미소와, 그 꽃의 미소를 능가하는 꽃에 물든 마음이 연출하는 소중한 광경들을. 2020년 올해 봄은, 그 아름다움을 생략한 채 우리 곁에 서 있고, 또 어느 순간 떠날 것입니다.

부는 바람에 화려히 떨어져 바닥을 덮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룰 때, 그때의 우리 마음은 또 어떨까를 생각해보며 쓸쓸해합니다.

이 세상에 큰 슬픔은,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느끼지 못함과, 사랑을 사랑으로 느끼지 못함이며, 전투적 심정으로 너무 마음 긴장해, 누려야 할 삶의 많은 것을 누리지 못할 때입니다.

오늘 새벽 사도행전 24장 27절 말씀, 사도바울이 예루살렘에서 총독 벨릭스에 의해 감옥에 갇혀 있는 장면의 기록입니다. “이태가 지난 후”, 짧은 문구로, 사도바울의 복음전파로 인한 투옥 생활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삶의 요약과 서술은 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포함된 상황과 마음의 움직임, 그리고 행복과 불행을 느낌은 간단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그 짧은 요약 안에 포함시켜 가며 우리 삶은 직조되고 구성되어갑니다. 그것을 유려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삶은 깊어져 갈 것이고, 천국 앞에 서 있습니다.

2020년 봄.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인해, 올해 봄은 그렇게 우리 앞을 스쳐가고 있습니다. 이 봄의 지루함이 여름을 물고 올지, 혹은 여름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풀어줄지는 우리 몫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떤 형편을 주셔도, 그 가운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우리 삶 최고의 모습을 이룰 것입니다.

큰 비 와도 세상 끝나지 않았고,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가뭄 와도 세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모진 전쟁도 인생을 전멸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어떤 괴로움과 고통과 아픔과 지루함과 슬픔도, 주님 안의 기쁨과, 끝까지 포기 않고 시도하는 우리의 꿈과 열정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주님의 백성은 황무지에서 꽃을 피우며, 무너진 인생의 사막에 사랑을 소생시키며, 꿈을 현실로 만듭니다.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