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113년차 총회
▲지형은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지형은 목사, 이하 한목협)가 부활절을 전후로 대부분의 교회들이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관련해 교회와 정부 및 언론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목협은 29일 “코로나19 상황에서 부활절에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를 재개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먼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정책 집중 기간이 4월 6일까지인데, 한국 교회에서 그동안 ‘온라인 예배’를 드리던 교회들이 4월 12일 부활주일을 기해서 대부분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를 재개하리라 본다”며 “다만 현 시점에서 4월 6일의 개학이 유동적이기는 하다. 코로나19의 질병 특성상 우려할 만한 어떤 돌발적인 감염이 발생할지는 누구도 모르며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교회는 물론 사회 전체가 긴급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에 한목협은 첫째로 “모이는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둘 다 ‘포용하는 것’”을 요청했다. “그동안 많은 비판을 감수하며 (최선을 다해 방역에 신경을 쓰며) 모이는 예배를 지속해 온 교회들”과 “여러 어려움을 감수하며 온라인 예배로 잠정 전환했던 교회들”을 모두 존중하자는 것. 한목협은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이든 한국 교회의 예배가 중단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분명한 깨달음은, 예배당에 모여서 드리는 예배가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둘째로 “모이는 예배를 재개해도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는 것’”을 요청했다. 한목협은 “교인들 중에 확진자, 자가 격리자, 유증상자가 있을 수 있다. 고령자나 어린아이가 있어서 또는 다른 이유들 때문에 예배당에 모이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도 있을 수 있다”며 “이런 교인들이 편한 마음으로 집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감염병 상황이 또 발생할 수도 있기에, 한국 교회도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일상(New Normal)을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목협은 또 ▲국가적인 방역 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 ▲교회가 사회의 그 어느 기관이나 단체보다 ‘더 철저하게 방역하는 것’ ▲사회의 취약한 계층을 위해 ‘더 겸허하게 봉사하는 것’ ▲모든 강단에서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로 한국 교회가 ‘영적인 어머니로서 보수와 진보를 품는 것’ 등을 교회에 당부했다. 특히 “한국 교회가 부활절의 사회적 실천으로서 전통시장에서 ‘공감소비운동’을 펼치면 어떨까 한다”며 구체적 방법으로 부활주일부터 50일 동안 개교회마다 부활절 헌금으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등 공감어린 소비를 하고, 구입한 물건을 사회의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것 등을 제시했다.

한목협은 정부 당국과 언론에도 정통 기독교 교회와 신천지 집단을 구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목협은 “정통 교회와 연관된 감염 사례가 일부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에서 정통 교회는 코로나19의 방역과 연관하여 정부의 시책에 적극 협력하며 최선을 다해 왔고 사회의 취약 계층을 위해서도 여러 가지로 봉사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정부 당국이 한국의 정통 기독교 교회를 신천지 집단과 명확하게 구별하지 않는 것은 종교에 관한 사회적 기능을 무시하는 일이요 종교와 정치에 관한 사회적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다음은 한목협 성명 전문.

[코로나19 상황에서 부활절에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를 재개하며]

한국 교회와 우리 사회 그리고 오늘날의 세계에 우리 주님의 은혜와 평안이 넉넉하기를 기도합니다. 코로나19 방역과 극복을 위해 수고하시는 방역 당국과 의료진 및 모든 관계자 분들에게 깊은 존경을 담아 인사를 전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을 중심으로 국민 모두가 마음과 힘을 모아 우리 사회가 현재의 어려움을 멋지게 이겨내고 한층 더 성숙한 사회로 발돋움할 것을 확신합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정책 집중 기간이 4월 6일까지인데, 한국 교회에서 그동안 ‘온라인 예배’를 드리던 교회들이 4월 12일 부활주일을 기해서 대부분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를 재개하리라 봅니다. 4월 5일 종려주일부터 재개하는 교회들도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는 학교 개학이 예정돼 있는 4월 6일을 기준으로 모이는 예배를 재개하는 것에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 4월 6일의 개학이 유동적이기는 합니다. 코로나19의 질병 특성상 우려할 만한 어떤 돌발적인 감염이 발생할지는 누구도 모르며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교회는 물론 사회 전체가 긴급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모이는 예배를 재개하는 상황에서 한국 교회가 다음의 몇 가지 실제적인 사항을 주의 깊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봅니다.

1.
첫째, 모이는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둘 다 ‘포용하는 것’입니다. 우리 기독교(개신교)는 중앙집권적인 조직이 아닙니다. 개별 교회나 교단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신학적, 목회적으로도 시각의 편차가 있습니다. 예배의 방법 또는 형태를 놓고 한국 교회 내부에 균열이 생기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여러 이유 때문에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부정적인 요즈음 기독교의 다양성이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장점이 되려면 반드시 포용하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많은 비판을 감수하며 모이는 예배를 지속해 온 교회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 교회들이 나름의 분명한 신앙적 입장을 갖고 최선을 다해 방역에 신경을 쓰며 모여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여러 어려움을 감수하며 온라인 예배로 잠정 전환했던 교회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전염병 상황에서 교회의 사회 목회적 기능을 고려하며 최선을 다해 애를 쓰며 흩어져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를 지속하는 이 두 가지 방법은 기독교의 다양성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감당한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이든 한국 교회의 예배가 중단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분명한 깨달음은, 예배당에 모여서 드리는 예배가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함께하시겠다는 주님의 약속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속되었습니다.

2.
둘째, 모이는 예배를 재개해도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교인들 중에 확진자, 자가 격리자, 유증상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령자나 어린아이가 있어서 또는 다른 이유들 때문에 예배당에 모이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교인들이 편한 마음으로 집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합니다. 예배당에 나오지 않는 것을 정죄하는 분위기가 되면 교회 공동체 내부에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병행해야 하는 다른 이유들 중 하나는, 의료 전문가들의 예측처럼 21세기의 인류에게 코로나19과 같은 감염병 상황이 이번으로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19도 완전히 종식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가 1년 내에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21세기의 인류 전체가 그렇지만 한국 교회도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일상(New Normal)을 준비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삶의 구조가 예배를 비롯한 목회 구조 전반에 깊이 연관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의 규모와 관계없이 예배를 비롯한 기독교 사역 전반에서 온라인 구조는 한국 교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부분입니다.

3.
셋째, 국가적인 방역 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입니다. 기독교는 내부의 구조나 여러 이유 때문에 천주교나 불교에 비하여 사회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데 능숙하지 못합니다.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좀 더 많이 교회 밖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지금 한국 교회의 사회적 처신이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선교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 일백 수십 년의 역사에서 교회가 사회적인 어려움을 민족과 함께 짊어졌을 때 우리 사회가 교회를 신뢰하여 선교의 문이 넓게 열린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방역 당국과 의료진 및 수고하는 분들에게 깊은 고마움과 진심어린 마음의 격려를 전해야 합니다. 개별 교회 또는 지자체마다 있는 교회 연합회에서 그 동네나 지역의 방역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구체적인 실천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시군구마다 조직돼 있는 교회와 시군구와의 협의회가 일선에 나서는 것이 가장 좋으리라 봅니다. 이런 협의회는 초교파적 연합체이기 때문에 한국 교회의 연합 차원에서도 좋습니다. 대형 교회들이 자기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이런 연합회의 활동을 섬긴다면 참 아름다운 모습이 되리라 봅니다.

4.
넷째, 교회가 사회의 그 어느 기관이나 단체보다 ‘더 철저하게 방역하는 것’입니다. 예배 전후로 예배 공간 소독, 교인 동선과 연관된 손잡이 등 모든 접촉 부분 자주 소독, 예배 참석자 기록, 발열 점검, 예배실 내 2미터 거리 띄기와 지정좌석 표시, 마스크 착용, 교회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손 세정, 식사하지 않기 등. 이런 시행 사항들을 교회의 입구나 교회 곳곳에 붙여서 누구나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인뿐 아니라 종교 시설을 점검할 의무를 가진 공직자들을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안전하고 평안한 교회 만들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여러 가지 재난 상황이 있을 때 교회가 참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깊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간 삶의 외형적인 재난에서뿐 아니라 심리 정신적인 영역에서도 사람들이 교회를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게 교회 공동체를 성숙시켜 가는 것입니다. 영적인 쉼과 연관된 평안의 영성은 기독교의 아주 오랜 전통이기도 합니다.

5.
다섯째, 사회의 취약한 계층을 위해 ‘더 겸허하게 봉사하는 것’입니다. 4월 12일 부활절을 즈음하여 교회마다 그 지역사회에 교회의 상황에 맞게 사회적인 섬김을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이번 부활절에는 교계 연합으로 많은 사람이 한 장소에 모이는 행사를 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 사회의 취약 계층을 섬기는 것으로 부활절 연합행사를 대신하면 좋을 것입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생계가 힘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이런 분들을 돕고 섬겨야 합니다.

한국 교회가 부활절의 사회적 실천으로서 전통시장에서 ‘공감소비운동’을 펼치면 어떨까 합니다. 부활주일부터 50일을 ‘기쁨의 50일’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감사하며 경축하는 것이 기독교 역사의 오랜 전통입니다. 2020년 달력으로는 4월 12일 부활주일부터 5월 31일의 성령강림주일까지입니다. 이 기간에 개 교회마다 부활절 헌금으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등 공감어린 소비를 하고, 구입한 물건을 사회의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 사회적 행동에 자원하여 참여하는 교인들에게 교회가 지역상품권을 배분하고 교인들은 거기에 자신이 조금 더 보태서 진행합니다. 이 실천을 되도록 부활주일 그 주간에 집중한다면 한국 사회 곳곳에 격려와 감동의 물결이 일어날 것입니다.

6.
여섯째, 모든 강단에서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로 한국 교회가 ‘영적인 어머니로서 보수와 진보를 품는 것’입니다. 2020년의 대한민국 곧 코리아20이 코로나19를 넉넉하게 이기고 현재의 상황이 우리 사회가 성숙하는 디딤돌이 되리라는 확신을 교회 안의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전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교회가 먼저 자신을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우리 사회가 이 상황에서 깨달아야 할 것을 세심하게 짚으면 좋겠습니다.

성경 말씀에 근거하여 더 깊이 강하게 설교하되 날카롭게 찌르는 분위기보다는 어머니의 품으로 오늘의 세상을 품는 분위기로 메시지를 전하면 좋으리라 봅니다.

교회가 영적인 어머니라는 점은 고대 기독교 때부터 내려오는 정통 기독교의 가르침입니다. 어느 정파에 치우친 정치적인 발언이 공교회 강단의 품위와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것은 모든 사회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7.
정부 당국에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 당국이 진행하는 공적인 영역에서 ‘정통 기독교 교회와 신천지 집단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통 교회와 연관된 감염 사례가 일부 있습니다만, 전반적인 상황에서 정통 교회는 코로나19의 방역과 연관하여 정부의 시책에 적극 협력하며 최선을 다해 왔고 사회의 취약 계층을 위해서도 여러 가지로 봉사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여러 가지 사실에 근거할 때 신천지 집단의 반사회적 폐해는 자명합니다. 정부의 각종 발표나 방역 시행 과정에서 정통 기독교 교회를 신천지 집단과 구분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 행위나 국가의 다스림에서 종교의 사회적 공공 기능은 핵심적인 몇 가지 중 하나입니다. 정치와 종교의 관계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주제이기도 합니다. 기독교가 우리 땅에 들어온 이래로 한국 교회는 타종교와 더불어 역사 흐름과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공적 기능을 담당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현 상황에서 정부 당국이 한국의 정통 기독교 교회를 신천지 집단과 명확하게 구별하지 않는 것은 종교에 관한 사회적 기능을 무시하는 일이요 종교와 정치에 관한 사회적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의 이런 애매한 입장은 언론 보도나 사회 여론에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지금 정부에게 드리는 이 말씀은 특히 언론에도 드리는 말씀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세상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 아버지의 나라가 우리가 사는 땅에서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헌신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서 드러났고 유일하고 완결된 하나님의 계시인 66권 성경에 명시적으로 기록된 특별계시가 한국 교회의 생명입니다. 여기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사회에 이루어지는 일반계시의 사명을 한국 교회가 멋지게 감당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이 이 시대의 희망임을 굳게 믿습니다.

로마서 8장 28절과 12장 15절의 성경 말씀이 지금의 한국 교회와 우리 사회에 거룩한 힘으로 작동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주후 2020년 3월 29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