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국내 교회 최초 학교 강당 기부체납 후 예배
코로나 사태 후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예배 방식 고민
법적 허용 범위 안에 FM 주파수로 실시간 설교 전파

서울씨티교회 조희서 목사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라이브 인 워십(Drive In worship)'을 시도하는 서울씨티교회 조희서 목사는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사회와 공존하며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예배라는 단어에는 히브리어로 ‘입을 맞춘다’는 뜻이 있습니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만나야 합니다.”

코로나19로 감염 확산 방지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정부 및 지자체와 종교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미국에서는 바이러스이 확산 우려를 막으면서도 ‘모이는 예배’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드라이브 인 워십(Drive In worship, 혹은 드라이브 인 처치)’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예배의 현장에는 모이되 성도들은 안전하게 주차된 차량 안에서 예배를 드리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도 ‘드라이브 인 워십’이 처음으로 시도된다. 서울씨티교회(조희서 목사)는 오는 29일 주일예배를 교회 주차장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중랑구 양원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씨티교회는 20여 년 전인 2002년, 송곡고등학교에 강당을 지어주고 이를 예배당으로 사용해 왔다. 학교 강당을 대여해 예배드리는 곳은 여럿 있지만, 기부체납 방식으로 직접 세운 곳은 서울씨티교회가 국내 최초다.

교회 학교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을 활용해, 이번 주일에는 300대의 차량 최대 1200명의 성도가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차량 간 충분한 간격을 유지한 상황에서다.

조 목사가 직접 전하는 설교는 라디오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이를 위해 서울씨티교회는 법적인 허용 범위 내에서 FM 5개 주파수를 활용한다. 차량 실내가 답답한 성도들은 운동장에 설치된 스탠드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앉아 예배를 드릴 수 있다.

비록 차량 안에서 드리지만 ‘모이는 예배’의 모든 형식은 철저하게 지킨다. 특정 순서에서는 차량의 창문을 열고 함께 찬양하며, 서울씨티교회의 특징 중 하나인 예배시간 중 나라와 민족, 성도들을 위한 두 차례의 통성기도도 평소와 동일하게 진행한다.

일부 이단이나 문제 교회의 맹목적 방식 때문에 지탄
예배엔 ‘입맞춘다’는 뜻 담겨, 정말 사랑하면 만나야
몸 아플 때 온라인예배 경험… “마음 엉터리 되더라”
교회의 진짜 체력 확인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기

 

‘드라이브 인 워십(Drive In worship, 혹은 드라이브 인 처치)’
▲서울시 중랑구 양원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씨티교회는 20여 년 전인 2002년, 송곡고등학교에 강당을 지어주고 이를 예배당으로 사용해왔다. 대여가 아닌 기부체납 방식으로 직접 세운 곳은 서울씨티교회가 국내 최초다.

조 목사는 “지금의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지역사화와 평화롭게 공존하고 교회도 오해받지 않으면서 예배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 결과 드라이브 인 워십을 생각하게 됐다. 마침 교회가 주일마다 사용하는 넓은 주차공간이 있어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씨티교회는 코로나 사태 발생 직후에도 지속적으로 주일 11시 예배만큼은 ‘모이는 예배’를 철저하게 지켜왔다. 하지만 정부에서 권고하는 예방수칙 7가지를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 매주일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성도 수를 절반으로 줄여나가는 노력도 자발적으로 진행해왔다.

조 목사는 “이단이나 일부 문제성 있는 교회들이 맹목적으로 자기들만의 신앙 행위를 고집하는 바람에 집단 감염이 발생해, 정통 교회마저도 반사회적이고 비협조적인 종교집단이라 매도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교회라는 공동체는 특수성이 분명히 있다. 신앙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들이 가진 ‘내면적 기둥’이며 ‘믿음’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가치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오프라인으로 드리는 공예배의 중요성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예배는 히브리어로 얼굴을 비빈다, 입을 맞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 앞에 와야 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시책을 따르고 확산을 예방하면서도 기쁘게 예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저의 예배관은 먼저 수직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세상의 눈치를 너무 본다. 목회자들이 특정 정당이나 이념, 사상 밑에 있는 경우가 많다. 뭐라 하기 전에 먼저 고개를 숙이고 예배를 드리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 예배는 정성에 한계가 크다”고 했다. 조 목사 본인도 몸이 많이 안 좋을 때 부목사에게 설교를 맡기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린 적이 있었다. 그는 “저부터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이 엉터리가 된 경험을 했었다. 광의적인 의미에서 교회에 가는 준비부터가 예배의 시작이다. 아침부터 아이를 깨우고, 우유와 기저귀를 챙기고, 때론 부부가 싸우며, 치열한 영적 전쟁을 이기고 예배당에 왔을 때 이것이 진짜 예배”라고 했다.

조 목사는 “지금이 바로 교회의 체력을 확인하고 교인들의 신앙의 크기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도가 줄고 헌금이 줄 수도 있다. 이 사태가 끝나면 TV 앞에서 다시 교회로 나오지 않는 성도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는 “어차피 신실한 2, 30%의 신앙인들이 이끌어왔다. 교회가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들어가는 때”라고 했다.

서울씨티교회는 주차장 공간이 충분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조 목사는 “꼭 저희와 같은 방식이 아니더라도 정부의 권고를 지키며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주차 방식이 아닌 일반 야외예배도 가능하다. 교회가 작은 곳은 공간이 더 넓은 극장 같은 곳을 대여할 수도 있다. 주일 아침은 비어있는 곳이 있어 대여가 비교적 수월한 편”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우리 한국교회는 늘 위기 상황에서 앞장서서 고통을 분담하고 이겨내 온 전통을 갖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사람들이 교회를 보고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일들을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