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약속 신뢰하고 응답 확신하는 믿음”
칼뱅 “마음이 없는 말들은 받지 않으신다”
웨슬리 “하나님과 사랑으로 일치한 성화”
예수님 “믿음의 간구, 다윗과 바디매오를”
▲포럼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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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교회를 조기 은퇴한 김석년 목사가 설립한 패스브레이킹 기도연구소에서 22일 주최한 포럼에서는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마르틴 루터와 존 칼빈(장 칼뱅), 존 웨슬리, 그리고 예수님의 기도를 돌아보면서 오늘날 우리의 기도를 모색했다. 김석년 목사는 ‘나라를 위한 기도문’을 두 가지 발표하기도 했다.
먼저 정병식 교수(서울신대)는 ‘루터와 기도’에서 “루터는 특별히 ‘기도’라는 제하의 의도적 책을 다산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기도를 언급한 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루터에게 기도는 책 속이 아니라 삶 속에 있었고, 그의 삶과 더불어 있었다. 육신의 아내가 캐티였다면, 영적인 아내는 기도였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그렇다고 그가 기도를 중요시하지 않았거나, 신학의 핵심 주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의 결론적인 후기 글들, 1529년 <대교리문답서>와 <소교리문답서>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도의 콘텐츠를 명확히 제시했다”며 “기독교적 삶의 완성체는 기도에서 시작함을 강조했고, 설교에서도 기도의 본질과 필요성 및 응답받는 기도에 대해 선포했다. 그는 신앙인으로서 기도를 공기처럼 여겼고, 누구보다 기도에 생명을 걸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루터의 글에서 ‘기도’를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수도사로 살면서부터 기도는 그의 몸의 일부였다. 기도는 자연스런 일상이자 넉넉하고 편안한 수도자의 복장과 다름 없었다”며 “기도가 삶이자, 삶이 기도가 되기 시작한 시점은 1505년 수도원 입교부터였다. 수도자의 신분이 기도에 대한 경험과 생각할 단초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루터는 1520년 <간략한 주기도문 강해>에서 주기도문 자체가 기도의 내용과 방법이며, 모든 기도를 능가하는 기도요, 가장 고귀한 기도라고 했다”며 “루터는 하나님의 약속이 우선이며, 그 약속을 신뢰하는 믿음과 동시에 응답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 기도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전심으로 해야 하고, 예수가 명한 것이며, 그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병식 교수는 “기도의 조건은 믿음이다. 기도는 믿음 안에서 이뤄지고, 믿음 안에서 응답된다. 기도란 그래서 믿음의 특별연습”이라며 “이제 한국교회는 양적 기도를 넘어 ‘질적 기도’를 고민하고, 많은 기도보다 바른 기도에 관심을 둬야 한다. 기도를 복과 번영, 문제 타개의 도구나 수단으로 삼는다면 무속적·세속적이지만, 성경에서 원하는 기도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기도,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이 구현돼 공평과 평화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띄엄띄엄 앉아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포럼을 진행하는 모습.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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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칼뱅이 주장한 기도의 법칙으로 “첫째 우리가 자신의 영광에 대한 모든 생각을 버리고 두렵고도 겸비한 자세로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 둘째로 우리의 불충분함을 진정으로 자각하고 하나님께 구하는 것이 우리 자신의 유익을 위해 꼭 필요함을 순수하게 생각하며 구하는 것마다 반드시 주시리라는 목적의식을 갖는 것”을 열거했다.
그는 “칼뱅은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시는데 우리는 왜 기도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우리의 지극히 선하신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더 강력하게 기도하도록 ‘기도하라’는 의무 또는 명령을 주셨고, 구하는 것마다 받을 줄 확신케 하는 ‘약속’을 주셨다”며 “칼뱅은 오로지 예수만이 우리 기도의 유일한 중보자임을 강조하고, 이를 약화시키거나 무시하는 ‘제2의 중보자들’로서 성자들에 대한 사상을 강력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기도의 실천에 있어 칼뱅은 원칙적으로 하나님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해 특정 시간·장소를 절대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약점과 나태함 및 신앙의 훈련 차원에서 기도에서 일정한 시간과 특정 장소 등이 필요함을 주장한다”며 “우리가 규칙적으로 기도 시간을 지키는 것은 일종의 훈련이고, 이런 방법을 통해 연단을 받고 반복적으로 신앙의 자극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배 교수는 “칼뱅에 의하면 공중기도나 개인기도에서 확실히 붙들어야 할 것은, 마음이 없는 말은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신다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공중기도의 언어는 모든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대중 언어로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했다”고 했다.
▲왼쪽부터 정병식 박사, 최윤배 박사, 이후정 박사, 이주연 목사.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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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은 “웨슬리의 기도는 ‘성화의 기도’로 특징짓는 것이 합당하다. 그것은 거룩한 하나님과의 열린 교제와 일치를 목적으로 계속 펼쳐지는 신자들의 거룩한 사랑의 삶, 성화의 과정 자체”라며 “웨슬리는 진정 기도의 사람이었다. 그의 감리교 운동과 함께, 그의 모든 삶은 하나님과 누렸던 매일의 친밀한 교제인 기도가 아니고서는 설명될 수 없는 경이로운 은혜의 체험적 산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웨슬리에게 있어 기도는 궁극적으로 하나님과 사랑으로 일치하는 성화의 길이다. 그것은 죄로부터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을 향해 움직여 가는 신자의 삶 전체의 여정에서 항상 존재한다”며 “따라서 기도를 단편화해 부분적 관점에서 보면 안 된다. 기도는 회개와 애통과 눈물 속에서 십자가의 자기부인을 통해 정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도의 실천(praxis)은 자기포기와 죽음, 그리고 부활에의 동참에 의해 주님을 좇는 헌신적인 제자의 삶의 본질”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기도는 우리가 모든 불안한 경우에 하나님께로 물러나 하나님의 은혜와 빛에 자리를 넘겨주고, 결심하면서 그 결심이 어떤 성공을 거둘지에 관해 고민하지 않는 것”이라며 “웨슬리는 이러한 기도를 설명하면서, 큰 유혹 중 단지 그리스도를 한 번 바라보는 것, 그의 이름을 단지 발음하는 것으로 악한 자를 이기기에 충분하므로, 마음의 확신과 평온함을 가지고 그렇게 하라고 권면한다”고 소개했다.
이후정 총장은 “우리는 웨슬리 속에서 정규적인 기도의 리듬을 발견하게 된다. 영성의 본질인 기도에 있어 규칙은 기도의 성장에 필수적인 것”이라며 “물론 기도는 행위 이전에 존재요 상태이며, 외적 수단과 규칙을 초월한다. 하지만 그 상태에 이르려면, 규칙적인 운동과 수련이 있어야 하겠다. 기도의 수련은 오늘날 매우 중차대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정병식 박사, 최윤배 박사, 이후정 박사, 이주연 목사.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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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사는 “행함의 잘못은 작은 실수가 될 수 있으나, 기도의 잘못은 완전한 타락이 된다. 그러니 타락한 본성과 삶과 역사를 고치고 치유·회복하려면 기도를 고쳐야 하고, 기도로써 상황을 돌파하고 개선해야 한다”며 “기도는 행함보다 큰 행함이고, 행함이 갖지 못하는 영혼의 깊이와 권능을 지녔다”고 했다.
그는 “잘못된 기도에 대해 예수님은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고 명쾌하게 말씀하셨다. 기도는 한 영혼이 절대적 단독자로서 절대자를 만나는 것이기에, 절대적 은밀함이 성립돼야 한다. 주를 만나는 외엔 그 어떤 다른 목적이나 관심이 자리한다면 영적 음행”이라며 “또 다른 잘못된 기도는 ‘중언부언하는 기도’다. 만물을 지으신 주 앞에 어찌 중언부언할 수 있겠는가! 기도가 그릇된 것은 그 영혼과 마음이 바르지 못한 것이라, 그의 모든 행사가 악하게 되며 타락의 길로 나가 환란을 부르게 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주께 간구하는 가장 진실하고 모범적 자세를 보인 이는 구약 성경에서 바로 다윗이다.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오직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가지고 주 앞에 엎어져야 한다”며 “신약 성경에서는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기도한 맹인 바디매오다. 예수님께서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고 치유하셨다. 이것이 믿음의 간구이며, 응답되는 기도”라고 강조했다.
▲김석년 목사가 기도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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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세상이 새로워지거나 환란과 심판을 피할 수 있게 하는 길은 계급투쟁의 선도자들이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여 십자가를 지는 기도자들에 의해 성취된다”며 “이 땅의 남은 자들이여, ‘통회하는 상한 심령’으로 기도하라! 목회자들이여, 이렇게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범치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