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마침내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교회 예배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제재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책임지는 3대 행정 수반들이 모두 한목소리를 내는 모양새다.

이들의 이 같은 조치와 언행은 당연히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깊은 염려와 고민에서 나왔으리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들의 압박이 지나칠 정도로 교회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장시간 밀집하는 장소가 단지 교회 뿐이 아닌데도, 아니 교회보다 더 위험한 조건들을 지닌 장소들이 많은데도, 정작 관공서들조차 교회에 요구하는 수칙들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도, 그리고 대부분의 교회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며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다시 말해 종교라는 신성한 영역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가볍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다른 시설들은 영업을 하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지만, 교회 예배는 몇 번 안 드린다고 죽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는 인식이 깔려 있는 듯하다. 기독교 전체에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는 집단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