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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권장하지 않는 교회(?)

교회는 독서를 권장하는가?

교회는 독서를 권장하지 않는 것 같다. 오로지 제대로 된 신앙생활만 하도록 적극 권장한다. 즉 영적인 것만 권장한다. 독서는 신앙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여기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문학 독서라면 좀 더 심할 것이다.

그럼 신앙생활이란 무엇인가?

네이버에서 ‘신앙생활(信仰生活, a religious life, a life of faith)’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나온다.

“하나님을 신앙하는 경건한 자세로 모든 행동이나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가리킨다.”

하나님을 신앙하는 경건한 자세로 모든 행동이나 활동을 하려면 거룩한 습관으로 해야 한다. 네이버는 신앙생활을 위한 거룩한 습관을 여섯 가지로 이야기한다.

첫째, 성경을 읽을 것(렘 15:16). 둘째, 기도할 것(요 14:13-14). 셋째, 교회 모임에 참석할 것(히 10:25). 넷째, 봉사할 것(롬 12:9-13). 다섯째, 헌금할 것(말 3:10). 여섯째, 복음을 전할 것(딤후 4:2).

신앙생활에 독서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오로지 성경을 읽는 첫 번째로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독서를 권장할 수 없다. 그럴지라도, 교회는 독서를 권장해야 한다.

교회는 독서를 권장해야 한다

교회는 독서를 권장하지 않는다?

신앙생활만 권장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를 통한 구원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구원과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오직 성경만 구원과 관련이 있다.

신앙생활을 오직 구원과만 연결시키니 독서를 권장할 필요가 없다. 그 결과 나타나는 것이 삶의 불균형이다. 신앙심은 좋은지 몰라도, 세상에서의 삶은 삐거덕거린다. 여기저기서 부딪힌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신앙생활을 구원과만 관련지으니 기복적이고 이기적인 신앙인이 먾이 양산되었다.

그리스도인은 신앙적인 활동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가?

물론 살아갈 수 있다. 신앙적인 활동을 권장하는 것은 신앙생활을 잘 하고자 할 때는 적합하다. 하지만 삶으로 보여주는 복음의 일꾼으로 살아가기는 약간 부적합하다. 신앙생활이란 영적인 것만 의미하지 않고, 세상적인 삶과도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신앙적인 활동만 강조하니, 교회가 독서를 권장하기 쉽지 않다.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한국인들이 그나마 성경만 읽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은 독서를 해야 한다.

독서는 신앙적인 활동 중 하나로 여겨야 한다. 분위기는 독서는 인본적 활동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신앙생활과 삶의 균형을 이루려면 교회는 독서를 권장해야 한다. 독서를 한다고 신앙이 약화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들이 신천지로 많은 수가 넘어갔다. 성경 읽기만을 강조하는 데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하는가?

이는 인문학을 통해 세상을 알고 인간을 알며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독서가 중요함을 말해준다.

무지는 외부의 자극에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경향을 강하게 만든다. 독서를 통해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면 인본주의나 이단으로 빠질 확률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독서를 하면 성경은 읽지 않을까?

독서를 하면 성경도 많이 읽게 된다. 책을 읽기 좋아하는 사람이 성경 읽기도 좋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설교자에게 있다

교인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설교자가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나이로 101세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인 김형석 교수는 교회에 독서하는 문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목사들은 교리만 말하고 교인들은 설교만 듣고 독서 안 해.”, “설교만 듣지 서로 독서하라는 말도 안하고 성경도 안 읽어요.”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결국 독서와 성경 읽기, 설교는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독서하는 영적 지도자여야 한다.

저는 개척할 때 처음부터 한 달에 한 권 독서 목록을 주보에 실었다. 그리고 가끔 독서 점검도 했다. 독서를 점검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교인들이 독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교자는 교회에 두 가지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하나는 성경 말씀을 읽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독서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을 읽어야 한다. 동시에 책도 읽어야 한다. 성경을 읽는 풍토, 독서하는 풍토를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설교자의 몫이다. 설교자가 독서를 강조하면, 교인은 독서를 하게 되어 있다.

한국교회가 이단에 취약한 이유는?

한국 기독교는 이단에 무척 취약하다. 왜 그리스도인이 이단에 취약한가?

많은 사람들은 교리교육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은 성령 체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확신 있게 대답할 자신은 없다. 한 가지를 예로 들 수 있다.
신학교 때 동기가 한 명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단에서 신학교로 보낸 것이었다.

동기는 학교 공부를 하면서 고민이 깊어져 갔다. 어느 날 진지하게 자신의 정체를 털어놓았다. 털어놓으면서 한 말이 있다.

“책을 읽을 때마다 괴로워서 견딜 수 없다.”

그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신학교를 자퇴했다. 그런 후 이단에서도 나왔다. 그를 고민하게 한 것은 책이었다. 신학교였으므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정통 신학교가 가르치는 것이 많이 달랐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 기자회견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의 기자회견. ⓒ크투 DB
그는 책을 많이 읽는 학생이었기에, 책을 통해 진리를 분별할 수 있었다. 그를 고민에 빠뜨리게 한 것 중 하나가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히 보았다.

삶은 균형이다. 한 가지에 편중되어 있으면 스스로 삶의 답을 찾아가기 어렵다. 교회는 이단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교회에서 다 해줄테니 잘 받아먹으라고 한다. 그 결과 이단에 취약한 교회가 되었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이 강하다.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는 아이들은 많은 돈을 들여 학원을 보내도 성적이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도 스스로 자기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떠먹여주는 신앙에서 성경과 책을 읽고 묵상을 통해 스스로의 신앙을 견고히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 스스로 이단에 대처할 수 있는 그라스도인이 된다.

이런 말이 있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

물을 마시는 것은 말의 몫이다. 마찬가지로 떠먹여 주는 것으로는 신앙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 신앙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설교자는 독서를 생활화해야 한다

전북대학교 강준만 교수는 《글쓰기가 뭐라고》에서 ‘독서의 생활화’를 이야기한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많이 해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독서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독서의 생활화를 위해선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책의 종류와 성격은 물론 자신의 선호도를 수준에 따른 차별적 독서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독서는 생활화해야 한다. 전 개그맨이자 지금은 전도사로 사역을 하고 있는 최형만 전도사도 이런 말을 했다.

“내 생애 가장 잘한 일은 독서이고, 가장 잘한 선택은 복음 전도자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최상의 선택을 한 것은 독서다. 10년간 무수한 어려움 속에서 5,000권 독서를 한 것이 하나님의 사역자가 된 다음으로 잘한 것이다.

10년간 절박함으로 독서를 생활화했다. 10년간 독서를 생활화하니, 10년이 지난 다음에도 독서를 생활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책 쓰기까지 생활화하고 있다.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 박웅현은 “독서는 나만의 해석이다”고 한다. 《청춘의 고전》에서 김경집은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고 한다.

독서가 생활화되면, 자신의 삶을 바르게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 일상이 여행이 된다. 독서는 삶을 해석하고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최고의 조력자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좋은 설교자인가?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할 것이다. 그 기준 중 하나가 독서다. 독서하지 않는 설교자가 설교를 잘 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독서를 하는 설교자가 설교를 못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결국 설교자를 평가하는 잣대 중 하나는 독서다.

교회는 독서를 권장하는 곳이 돼야 한다. 설교자는 그리스도인이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개정 증보)/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좋은땅》,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