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있다는 이유로 죽임 당하는데,
북한 정권이 선전하는 대로 믿었나
목사 맞는지 만나보고 싶다 의견도

주사파 매체 뉴스앤조이
▲뉴조의 해당 기사 페이지. ⓒ뉴조 홈페이지 캡쳐

주사파 매체 뉴스앤조이(뉴조)가 최근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주장을 여과없이 보도해 물의를 빚고 있다.

뉴조는 ‘NK VISON 2020’ 대표 최재영 목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으며 500여 가정교회가 존재한다” “북한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기독교를 자신들만의 민족종교로 정착시킨 셈” “주체사상의 진정한 의미는 민족 자주와 주권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친일·친미·반공을 미덕으로 알아 왔다. 미국식 제국주의가 기독교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70년간 친일 세력이 반공 사상을 주입해 왔다. 특히 교회가 일조했다” “복음을 타 문화를 변화시키는 용도로 쓰면 안 된다. 오히려 타 문화를 통해 복음을 재해석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게재했다.

해당 기사는 그 같은 내용의 책들을 펴낸 최 목사와의 인터뷰를 문답식으로 보도한 형식이긴 했으나, 뉴조는 서두에 “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도 퍼졌다. 봉수교회·칠골교회 등은 대남 선전용에 불과하고, 오히려 ‘지하 교회’를 통해 많은 인민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 교회가 발각되면 신자들은 모두 감옥에 가서 고문을 당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흔히 북한에는 종교의자유가 없고, 기독교인은 핍박을 당하고, 유명 교회는 북한 당국이 관리한다고 생각한다. 최 목사는 <북녘의 교회를 가다>에서, 이런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북한에도 정상적인 교회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는 인터뷰 배경 설명을 달았다. 수많은 탈북자들의 증언과 공신력 있는 기관들의 발표를, 그저 확인할 수 없는 뜬소문 정도로 치부한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북한인권운동가들과 탈북민들, 심지어 진보 성향의 목회자도 개탄을 금치 못했다.

전병금 목사(강남교회 원로, 기장 증경총회장)는 “우리가 알기로 북한에서 인정한 교회는 두 곳밖에 없고, 그 두 교회 역시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음을 표현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두 교회를 세운 것은 서구 사회를 향해 ‘우리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보여주기 위함인데, (그 목사가) 확실히 알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면, 북한에 시골 교회라도 하나 남아 있어야 할 텐데 그런 게 있느냐”며 “우리도 북한에 빵공장이나 심장병원은 세울 수 있지만, 교회를 세운다고 하면 받아주느냐”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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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경 지역인 단동에 위치한 여성 정치범수용소의 모습. ⓒ오픈도어즈 제공

탈북민들을 구출하고 있는 김성은 목사(갈렙선교회)는 “입이 거칠어질 것 같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강한 분노까지 표출했다. 김 목사는 “지금도 교회 다녔다는 한 가지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에서 신음하고 있고, 수많은 탈북민들이 이를 증언하고 있다”며 “가정교회가 토착화될 정도라면 그런 일이 왜 일어나는가”라고 했다.

그는 “공산주의가 이야기하는 시스템대로만 된다면, 의료뿐 아니라 모든 것이 무상인 북한이 정말 좋을 것”이라며 “마치 강남 테헤란로만 보고 대한민국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다. 그 목사가 평양 말고 다른 곳을 가봤을까”라고도 했다.

김성은 목사는 “수많은 탈북민들의 일치하는 증언과, 몇몇 외부인의 주장 가운데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라며 “내가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종교의 자유’가 있는 국가라면, 그 나라 대통령이 나쁘다고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북한에서 김정은이 나쁘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가”라며 “삼족을 멸한다.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라고 했다.

북한인권운동가 김규호 목사(선민네트워크 상임대표)도 “북한 전역 가정교회 500여곳을 각 도를 돌아다니면서 확인할 정도라면, 북한 정권에 굉장히 기여한 사람일 것”이라며 “그런 사람의 증언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온갖 기만과 거짓을 일삼는 북한 정권의 비호를 받으면서 각 도를 돌아다녔다면,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봤을 것”이라며 “북한 정권의 속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속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탈북민 3만명의 증언도 함께 숙고해서 결론을 내리면 좋겠다”고 권면했다.

숭실대통일아카데미
▲봉수교회의 첫 예배당(좌)은 2005년 9월 철거하고 한국 교단의 지원을 받아 새 예배당(우)을 2008년 헌당했다. 북한은 기존 봉수교회와 달리 새 교회당은 정면에서만 십자가가 보이도록 지었다. ⓒ숭실대통일아카데미

본지에 북한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진 시리즈 ‘평양 밖 북조선’을 연재한 강동완 박사(동아대)는 “북한 헌법과 당 규약에 ‘모든 인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돼 있다. 그러나 이는 문서일 뿐 북한을 미화하기 위해 당국이 만들어낸 선전인데, 그대로 받아들인 것 아니겠는가. 북한에 실제로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했다.

강 박사는 “그 목사가 요즘 펴낸 책이 여러 권 있는데, 읽다 보면 열이 받을 정도로 북한을 찬양하고 있다”며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걸 넘어 찬양하는 시각에서 보니, 그 선전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을 방문한 친북 성향의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그 분이 <평양에 가면 누구나 미식가가 된다>, <평양에서 서울로 카톡을 띄우다>는 책도 썼다. 책을 읽어보면 화가 난다. 책대로면 북한은 정말 지상낙원”이라고 했다.

강 박사는 “한번 만나보고 싶다. 정말 목사가 맞는지. 작년 정상회담 이후 갑자기 여러 권의 책이 나왔다”며 “시대가 너무 악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선전에 미혹됐다고 봐야 할 것이고, 그렇게 보고자 하는 대로 북한의 선전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평양 밖 북조선 15
▲고향을 두고 온 떠나온 그 탈북민 아이는 북한을 내려다보며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보지 못했기에, 고향땅 보이는 압록강 물에 국화꽃 한 송이라도 놓아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크리스천투데이 DB

탈북 목회자인 강철호 목사(새터교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탈북 목회자들이 그것 때문에 오늘도 모여서 회의했다. 다 알고 있는데, 거짓말도 그렇게 해선 안 된다”며 “북한은 종교를 허용하지 않는다. 주체사상이 바로 종교를 모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 목사는 “북한에서는 기독교를 두려워하고, 기독교 사상이 들어오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그리고 봉수교회는 교회로 봐선 안 된다. 북한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는 곳이지, 신앙생활하는 종교가 아니다. 정치구조에 통제받는 조직에 불과하다”며 “그 목사님이 북한을 여러 번 드나들었다는데, 진실한 목회자가 아니라 북한에 현혹되거나 매수당한 정치꾼으로 보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그분의 말에 따라 마치 북한이 신앙을 허용하는 것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며 “지금도 탈북민들이 체포돼 북한으로 압송되면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이 ‘중국에서 목회자를 만났는가? 교회를 출석했는가? 신앙을 접했는가?’이다. 다른 건 용서해도, 이것들은 용서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철호 목사는 “북한에 우리 국민들 6명이 억류돼 있는데, 모두 기독교인들이다. 종교를 허용하는 곳이라면, 그들을 왜 석방하지 않고 가둬놓겠는가”라며 “그만큼 북한은 종교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강 목사는 “북한 김정은도 측근들을 모아놓고 ‘한국의 60만 군대는 무섭지 않지만, 가장 위협적인 것은 교회와 탈북민 신학생·목회자들’이라고 했다고 한다”며 “기독교 사상이 들어오면 주체사상이 무너진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이 기독교를 허용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박해감시단체인 오픈도어선교회 선정 세계 최악의 종교박해국에 19년 연속, 미국 국무부가 선정한 종교자유특별우려국에 18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