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 ⓒ은평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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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심 목사는 스스로 고백했던 것처럼 평생 목회밖에 모르던 목사였고, 그가 목회하는 은평제일교회 역시 지금껏 그저 묵묵히 지역사회 봉사와 세계선교를 위해 섬겨 오던 교회였다.
특히 심 목사와 은평제일교회는 목사 사례비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던 미자립교회 시절부터, 사회 곳곳의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데에 누구보다 앞장서 왔다. 심 목사가 본격적으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섬김을 결심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초경이었다. 당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지존파 사건에 충격을 받은 그는, “사랍답게 삽시다” 운동을 시작해 교인들과 함께 인간성 회복 캠페인을 벌이며 헌혈과 고아원 봉사 등에도 참여했다.
1996년에는 딸의 고등학교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비관해 자살한 한 아버지에 대한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고, 유족들에게 50만원을 전달하는 한편 딸이 졸업할 때까지의 학비를 모두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도움을 받은 딸과 어머니가 어찌나 감격해하던지, 지금까지도 심 목사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일 중 하나라고.
▲은평제일교회가 최근 불우이웃에게 전달한 라면상자들. ⓒ은평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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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제일교회가 주력했던 섬김 사역 중 또 하나는 ‘빚탕감 프로젝트’다. 은평제일교회는 헌금 중 일부를 주빌리은행에 기부하면 이 은행이 채무자들의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빚을 탕감해 주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총 252명의 빚 96억원을 탕감해 줬다. 특히 이는 철저히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의 정신대로, 은평제일교회 교인들도 누가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고 탕감받은 이들도 누가 도와줬는지 모르게 했다.
며칠 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은평제일교회 역시 헌금이 1/3 가량으로 줄어드는 등 큰 어려움에 빠져 있는 상황이지만, 더 고통받는 대구 지역 주민들을 섬기기 위해 마스크 500장을 구매해 지원하기도 했다.
▲심하보 목사(오른쪽)가 지난해 국민일보 저출산 극복 대상을 수상한 모습. ⓒ은평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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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보 목사는 “요즘 들어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 교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수많은 교회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묵묵히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해 오고 있다”며 “이러한 교회들의 노력이 더 널리 알려져 영혼 구원의 귀한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