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중인 신천지 이만희
▲기자회견에서 큰절을 하고 있는 이만희 교주 ⓒ송경호 기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장 김주영 변호사가 신천지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줘야 하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4일 한국일보에 게재한 “신천지와 종교의 자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천지가 주목받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일단은 이만희 총회장이 취재진 앞에서 두 번 큰절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며 “하지만 아마도 이 사태가 진정되면 신천지 측은 자신들에 대한 비난과 공격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언론이나 정부를 상대로 반격에 나설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살피기 위해 지난 1월 14일 신천지의 포교활동과 관련해 내려진 대전지법 서산지원의 판결을 인용했다. 서산지역 신천지 탈퇴자 3명이 신천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에 대한 판결에서 재판부는 신천지가 다른 일반 교회의 신도들을 상대로 하여 처음에는 신천지 소속이라는 것을 전혀 알리지 않은 채 문화체험 프로그램 또는 성경공부라는 명목으로 신천지 교리교육을 받게 했다고 했다. 또 만약 피전도자가 신천지라는 것을 의심하면 같이 전도를 받는 사람들로 위장한 신천지 신도들을 통해 더욱 철저하고 교묘하게 피전도자를 관리하여 의심을 배제시키고 어느 정도 교리에 순화될 때가 되어야 신천지 소속임을 밝히는 전도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에 김 변호사는 “재판부는 헌법 제20조가 규정하는 종교의 자유에는 선교의 자유도 포함되지만 이러한 선교의 자유는 헌법질서와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리고 사회공동체의 질서유지를 위해 제정된 법규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고 전제한 후, 신천지의 전도방법은 종교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며 “즉 신천지의 포교활동은 선교 대상자가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정당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자신들이 신천지 소속이라는 것을 숨긴 채 대상자에게 배려와 친절을 베풀고, 객관적 사실을 알려주는 주위 사람과도 그 관계를 끊게 하거나 악화시키는 행태로 이루어졌고, 대상자가 신도로 포섭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행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그 대상자로 하여금 포섭행위자들이 베풀던 친절과 호의 등에 이미 익숙해진 상태에서 그러한 친절과 호의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불안심리 등을 이용하여, 사실상 자유의지를 박탈한 상태에서 신천지 신도가 되도록 유도한 것이라는 것”이라며 “결국 재판부는 이러한 신천지의 선교 행태가 사기범행의 기망이나 협박행위와도 유사하여 우리 사회공동체 질서유지를 위한 법규범과 배치되는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하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록 이 판결에서 신천지 교회에 명한 것은 위자료 500만원 정도의 손해배상이지만, 신천지 문제의 핵심을 지적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신천지 신도가 코로나19 확산의 단초가 되었다거나 신천지의 예배행태가 집단감염을 심각하게 야기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신천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신천지 문제의 본질은 종교의 자유라는 구실하에 오히려 타인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신천지의 포교시스템과, 이로 인하여 야기되는 심각한 공동체 파괴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유익이 하나 있다면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신천지의 실상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일 것”이라며 “당장의 비난과 압박에만 그치지 말고 신천지가 지도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펼치는 포교활동의 불법성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조치를 통해 건전한 가정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방책들이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