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포도원교회
▲부산 포도원교회 텅 빈 예배당에서 교역자들이 찬양을 인도하는 모습. ⓒ유튜브
코로나19로 성도들과 만나지 못하고 있는 부산 지역 목회자들은 주일예배 영상 전환을 알리면서 비통한 마음을 서신으로 전했다.

포도원교회 김문훈 목사는 2월 28일 교역자들만 모여 금요철야기도 후 서신에서 “예기치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어려움이 더 길어질 것 같아 문안 편지한다”며 “포도원교회 창립 이래 40년 동안 이렇게 예배를 못 드린 적이 처음이다 보니 몹시 당황이 된다”고 적었다.

김문훈 목사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불안하고 우울한 소식에 얼마나 힘드신가. 하나님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 이 고통의 때가 얼마나 길어질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라며 “알 수 없는 공포와 불확실성에서 오는 두려움이 깊게 드리운 시대에 주님의 긍휼을 구한다. 가정과 학교, 직장과 사업장에서 당혹해하는 성도님들을 위해 깨어서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에 모여 마음껏 예배드리지도 못하고, 사람들을 대면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시대가 됐다”며 “이럴 때일수록 하나님 앞에서 내 믿음이 어디 있는지 신앙의 현주소를 다시 찾아보아야 한다. 영상으로라도 함께 예배드리고, 전화상으로라도 기도제목을 나누며 이 어려운 난국을 이겨 나가자”고 권면했다.

수영로교회 이규현 목사도 두 번째 영상예배를 앞두고 서신을 보냈다. 그는 “모두들 잘 계시리라 믿는다. 늘 만나던 성도들을 만나뵙지 못하니 그리움이 밀려온다”며 “텅 빈 홀 안에서 홀로 설교하는 심정은 당혹스럽기 이를 데 없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한국 땅 전체가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에 휩싸여 있다”며 “상상도 하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인간의 연약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희 교회가 지난 주일 공예배를 취소한 일은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교회의 결정에 성도님들이 적극 동의해 주시고 협력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결정이 한국 사회에 선한 영향을 주어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규현 목사는 “감염에 대한 긴장도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감염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교회 집회들은 이웃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이웃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이기적 집단으로 비치게 한다”며 “교회가 세상에서 격리된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최상의 위치에 놓여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주일예배를 드리지 않고 모든 것이 중단된 상태에도 더욱 교회를 위해 기도하시는 성숙한 성도들로 인해 마음에 기쁨이 있고 감사를 드린다”며 “영적으로 더욱 민감하게 하나님 뜻을 묻고,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하겠다”고 전했다.

또 “이런 때일수록 우울해지기 쉽다. 정신적 질병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너무 과도한 두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의 평정을 하나님으로부터 얻을 수 있길 바란다”며 “부정적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과도한 TV 시청이나 정보의 범람은 마음을 더 심란하게 할 수 있기에 적절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권면했다.

그는 “이런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힘든 이웃들을 섬기는 일에 힘쓰고자 한다. 모두 힘들지만, 특히 피해가 많은 대구 지역과 교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어려울 때 어려움에 함몰되지 않고, 더 어려운 이웃을 향해 마음을 기울이는 일이 하나님의 마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